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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서 그들은 어린아이가 되어 즐겁게 놀았다. 남극의 쉐프
gehiren 2010-03-15 오후 10:20:06 811   [0]
 

 

 

 

 

남극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건 얼음과 펭귄 정도이다.

 

그리고 좀 더 생각하면 '매우 춥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과연 오키타 슈이치 감독이 어떤 테마를 가지고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다.

 

남극이라는 공간은 극한의 추위로 활동의 제약이 있어서 기발한 재미를 주기가 힘들지 않을까 나는 생각했다.

 

하지만 원제 '남극요리인'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요리에 관한 영화다.

 

고로 치명적일 정도로 추운 남극은 일종의 특이한 배경일 뿐이며 요리와 인간에 대한 성찰이 담긴 작품이라고 보는게 타당하다.

 

 

 

 

 

1. 복수 주인공 영화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한명이 아니다.  남극 돔 후지 기지의 사람들 모두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그 인물들은 기지안에서 살아가며 서로 웃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면서 인간 사회의 축소판을 보여준다. 남극이라는 특수한 환경속에서 그들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행동들이 관객에게 끊임없는 웃음을 유발한다. 라멘에 미친 대장은 계속해서 어린아이처럼 라멘을 달라고 니시무라를 보채고 차량담당 주임은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며 의사는 진료실에 칵테일바를 차려놓고 '어떻게 하면 술을 맛있게 먹을까'라는 생각에만 빠져있다. 이들의 엉뚱한 욕망들이 계속 부딫히면서 영화는 새로운 판타지 공간을 형성하고 있으며 매우 신선한 감성의 화학작용을 보여주고 있다.

 

 

 

 

2. 소외된 남자

 

니시무라가 남극에 간다고 하니까 아내와 딸은 매우 좋아하는 행동을 보여준다. 모토상(모토야마)은 딸에게 전화를 하고 딸이 아내에게 아버지를 바꿔준다고 하니까 아내는 딱잘라서'귀찮다'고 한다. 게다가 기지 막내의 여친은 다른 남자와 사귀고 그를 차버린다. 이들은 집에 돌아가고 싶지만 정작 집에서는 이들을 원하고 있지 않는 아이러니에 빠져있다. 가정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정작 가정에서의 자리는 점점 엷어지고 있는 남자들의 자화상이 이 영화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3.남극에 빠진 동화

 

남극 기지에 와서 그들은 집에 가는 날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날은 더디게 가고 할일은 별로 없다. 그래서 멜로드라마를 보거나 마작에 열중한다. 날이 갈수록 그들은 사회적인 일탈에서 점점 벗어나서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라멘을 달고 사는 대장이나 세쯔분을 맞이해 모두 콩던지기를 하면서 도깨비 가면을 쓴 맨몸의 막내를 영하의 밖으로 내쫓는 어린아이 같은 장난을 하고 술을 눈에 뿌려 빙수를 해먹는등 기이하면서도 순수한 모습을 보여준다 점차 그들은 남극에 환경에 동화되며 매우 원초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어느새 그들의 돔후지 기지는 고립되고 탈출하고 싶은 감옥이 아닌 새로운 샹그리라로 도약하기에 이른다. 모두는 하나되고 동료들은 단순한 동료가 아닌 가족이 된다.

 

 

 

 

 

4.치유의 요리인... 니시무라

 

니시무라는 이 영화의 화자이며 이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는 니시무라를 통해 진행된다. 니시무라는 남극에 가는 걸 싫어헀지만 어쩔수없는 불가항력의 상황이 그를 남극으로 몰아넣는다. 하지만 그는 남극에 와서 남다른 적응 능력을 보이며 매일매일 무슨 요리로 대원들은 즐겁게 해줄까를 골몰한다. 그의 요리 장면은 신비로운 음악과 어우러져 즐거움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그가 만든 요리들은 대원들을 즐겁게 해주기도 하고 감동을 주기도 한다. 특히 라멘을 새로히 완성하는 씬은 정말 이 영화의 백미다. 그는 단순한 요리사가 아닌 대원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치료사가 된 것이다.

 

 

 

 

 

 

5.꿈에서 깨어난 아쉬움

 

그토록 원헀던 본국에 도착한 니시무라. 가족과 감격의 만남을 하고 일상에 빠져들자 그는 무언가 자신에게 빠져나갔음을 느낀다. 남극을 탈출하고 싶은 절실함이 없어졌으며 남극에서 할 수 없었던 일이 너무나고 손쉽게 이뤄지자 그는 알 수 없는 상실감에 빠진다. 너무나도 쉽게 일상에 젖어든 자신을 보며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남극에 자신이 갔었는가'라는 생각에 빠져든다. 그리고 그는 다시 가족이라는 틀에 빠져들며 환상과 이별을 고한다. 이 부분에서 무언가 알수없는 묘한 아쉬움이 들었으며 꿈을 꾸지만 현실의 벽에 마멸되어 그 꿈조차 상실하게 되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되어 왠지 모르게 슬퍼진다. 남극에서의 그들이 꾸었던 꿈을 되돌아보며 영원히 이 꿈에서 깨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호접몽에 젖어본다.

 


(총 1명 참여)
ssh2821
잘읽었습니다.   
2010-03-20 01:30
snc1228y
감사   
2010-03-17 12:41
enter8022
잘읽었습니다. ^^   
2010-03-16 11:01
aizhu725
이런 영화도 있었군요..   
2010-03-16 09:01
moviepan
쉐프   
2010-03-15 23:1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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