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회사에 근무하는 그랜져. 어느 날 시티 원 뱅크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하기 위한 통화죠. 그런 통화가 잦아질 수록 서로 만나보고 싶은 충동은 더해만 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서로 예비 임자가 있다는 사실... 하지만 이미 끌리는 마음은 불을 질러 버리며 호텔에서 만나기로 하는데...과연 이들의 사랑은 어떤 결말을 맞을까요...
<콜링 인 러브>는 최근 할리웃에서 <슬럼독 밀리어네어>, <블랙>과 같이 부쩍 성장한 인도 영화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국적인 느낌의 인도 문화와 미국식 사고방식이 많은 대조를 이루지만 오히려 이 영화는 그 속에서 서로 인간적인 공감대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주며 이전의 인도가 그런 것처럼 흥미를 이어갑니다. 토니 베닛의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로이 오비슨의 'Pretty Woman', 엘비스 프레슬리의 'Falling in love with you'처럼 달콤한 미국식 Pop 과 퓨젼 인도 음악이 아름다운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며 상영 시간을 통해 많은 웃음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지만 영화... 그러나 그 속에는 가볍게 웃고 넘길 영화로만 평가하기엔 뛰어난 점이 많은 영화입니다.
영화 포스터와 원제목 (The Other End of the Line)을 보면 연상할 수 있는 '전화'를 통해 생면부지 남녀가 잦은 통화를 통해 서로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가 빼대를 이루는 로맨틱 코미디이다보니 영화 초반부는 그들이 전화 통화로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는 과정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인도 뭄바이에서 미국인 행세를 하며 전화하는 여자를 남자는 금발머리 섹시한 여자로 상상하고 있는 것이죠. <콜링 인 러브>는 외모를 알지 못하는 남자와 여자가 대화로 공감대를 쌓은 뒤 만나는 과정에서의 재미를 주는 내용이지만 외모 보다 많은 대화를 통해 끌리는 인간관계의 심리에 초점을 맞춰 유쾌하고 즐거운 로맨스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인도 문화의 차이를 잘 이용하고 있는 점도 주목 할만합니다. 인도에서는 자녀의 배우자를 선택해 주는 관습과 자유로운 미국의 결혼 문화의 차이로 인한 해프닝을 인도 가족을 주체로 끌고 가고 있습니다. 가부장적인 문화에서 부모가 정해 준 약혼자와 결혼하는 것에 회의적인 자유분방하고 개방적인 여자와 기존의 관습에 익숙한 기성 세대인 부모(특히 아버지)가 극도의 혼란을 보이는 모습이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펼쳐지며 관객들에게 많은 웃음을 줍니다. 또한 숨겼던 자신의 본 모습이나 상황을 서로 말하지 못하면서 꼬여만가는 과정이 결국 드러나면서의 해프닝은 이 영화에 백미이고 가장 재미있는 장면이지요.
<콜링인러브>는 이런 다양한 재미를 주는 포인트를 통해 진짜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대화 수단(가령 전화 통화)에는 자신의 매력을 과감하게 보이면서도 직접 만나기는 두려운 심정을 잘 꼬집고 있습니다. 프리야가 미국인처럼 살아야하는 인도인의 모습을 보고 한탄하는 대사처럼 지금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게 보이기 위해 진실된 모습을 숨기고 있지는 않은가요... Radio Head의 'Creep' 노래 가사처럼 너무 훌륭하고 멋진 상대방에 비해 하찮은 존재처럼 여겨질지라도 그런 감정을 과감히 이겨내고 자신있게 다가간다면 영화 여 주인공 프리야처럼 바라던 새로운 삶과 자신이 바라는 사랑을 얻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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