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시리즈로 가장 잘 알려진 '검과 마법' 을 이용한 판타지소설의 개척자
중 한명으로 알려진 로버트 E. 하워드의 베스트셀러중 손꼽히는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3부작시리즈의 첫번째 신호탄은 사실 그렇게 크진 않았다. 일단
원작소설을 뛰어넘는 판타지장르의 영화가 많지 않고 무엇보다 영웅시리즈물의
영웅캐릭터를 표현하는 배우의 카리스마적인 연기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판타지
블록버스터 영화로서 기대에 미치지 못할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하게 되었다. 하지만 <데스워치> 마이클 J. 버세트 감독은 뛰어난 전사이자
독실한 청교도인이라는 설정의 16세기와 17세기를 걸쳐 살아간 솔로몬 케인이라는
소설적 영웅을 제임스 퓨어포이라는 배우를 통해 강렬한 이미지의 카리스마적
캐릭터를 재현하는데 성공적인 영상미를 통해 표현해 주었다. 전쟁과 약탈을
업으로 삼으면서 귀족가문에서 떨어져나와 피비린내 나는 전장을 누비는 솔로몬
케인은 부하들과 함께 공격한 성에서 악마들에게 부하들을 잃고 신이 버린 자신의
영혼을 계약만료로 넘겨야 된다며 그의 영혼을 가져가려는 악마의 대리자 '리퍼'
를 만난다. 솔로몬 케인과 리퍼의 짧은 대면과 대치상황은 영화속에서 가장 인상
적인 느낌을 남겨주는데 마치 게임속 상황처럼 플레임 소드를 휘두르는 리퍼와
신이 자신을 지켜준다면서 리퍼의 위협에서 탈출하는 상황이 영화 전체적인 분위
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하나의 사건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솔로몬 케인은 피로
얼룩진 자신의 과거를 버리고 칼을 잡지 않겠노라고 맹세하고 수도원에 전 재산을
기부하고 독실한 청교도인적 이미지를 살짝 드러낸다. 이 영화의 가장 특징적인
면은 블록버스터같은 액션영화적 면모를 크게 강조하고 있는데 그 안에 짧지만
적절하게 솔로몬 케인의 인간적인 변화와 그 속에서 그가 자신의 맹세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잘 표현하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마녀사냥' 에 대한
이야기와 16~17세기의 문화양식이 전체적인 배경에 잘 표현되어 있어서 몰입하기에
부담이 없었고, 액션과 전개가 적절하게 맞물려서 지루함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솔로몬 케인은 자신의 운명에 따라 순례자로서 수도원을
나서게 되지만 그러던 중 그의 운명을 바꾸는 한 가족을 만나게 된다. 바로
윌리엄 가족이다. 도적들에게 습격을 받고 자신의 맹세를 지키기위해 무기력한
모습으로 기절당하지만 윌리엄가족에게 도움을 받고 그 중 딸인 메르디스(레이첼
허드우드)의 치료를 받는다. 윌리엄가족의 가장인 윌리엄 크로쏜(피트 포스틀스
웨이트)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고 변화한 삶을 살아가려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인연의 끈끈한 정을 느끼게 되는 솔로몬 케인은 자신의 운명에
다시 말려든다. 마녀사냥의 페허마을에서 발견한 '마녀' 는 악마가 솔로몬 케인
의 영혼을 원하다고 경고하고, 그리고 케인의 아버지성인 액스마우스성을 점거한채
악마의 심복으로 케인을 유인하는 주술사 말라치의 격전이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가면쓴 말라치를 위해 일하는 기사의 정체와 그외에 스토리는 스포일러성이 너무
강한 관계로 언급하지 않겠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솔로몬케인이라는 인물을 중심
으로한 그의 변화와 각성, 그리고 그 운명에 맞써며 자신의 영혼을 지키고 윌리엄
에게 약속한 메르디스의 구출과 결국 말라치와의 최종격전을 벌이는 것을 그리고
있다. 독실한 청교도인이라는 솔로몬 케인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영화속에서는 그런
부분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메르디스의 죽음을 사실로 알리고 십자가에 순순히
못박히는 솔로몬 케인의 모습에서 충분히 그러한 면을 느낄수 있다. 그건 신앙과
약속, 그리고 믿음에 대한 강하게 부각됨을 나타낸다. 전체적인 액션적인 측면에서
두말할 나위없이 탄탄하고 막족스러운 긴장감과 장면연출을 보여주었고 3부작시리즈
의 서막으로서 전체적으로 기대하지 않은 보물을 얻은것처럼 스스로에게 후회없는
선택이었다는 기분좋은 감상을 남겼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2편의 미완성작이 포함된
9편의 원작소설을 꼭 한번 필독해봐야 겠다는 느낌이 남았다. 무엇보다 영화의 분위
기를 한층 깊게 이해할수 있는 전체적인 배경과 그 속에서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들
에 대한 궁금증이 원작에 대한 갈증으로 이어질 만큼 만족스러운 3월 후반에 만난
블록버스터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