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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영화 아바타
heidelloon 2010-03-28 오전 2:21:38 1743   [0]
왕을 뵙습니다.




 이러저러한 수많은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다시한번 그분을 세상의 왕으로 만들어 줄듯 하였으나 아카데미에서 겨우, 고작 3관왕(여기에 고작이라는 표현을 붙이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진 않지만)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으로 쓸쓸한 뒤안길에 올라선 이작품을, 3D 에 대한 설레발에 가까운 관심도 어느정도 식어버린 이시점에 이르러서야 겨우 볼 수 있었다. 군바리가 보고싶은영화 제때제때 다 보면 그게 군바리겠냐 만은.

 듣고 또 들었다. 어떤 영환지, 어떤 화면인지, 어떤 내용인지(심지어 어떤 케이블 방송에서 10분짜리로 축약해 보여주기도) 그렇게 듣고도 기대치라는건 쉽사리 떨어지지 않더라. 태어나서 처음 극장에서 본 영화를 만든 감독인데 이상하게 그 후속작들은 극장에서 만나기 힘들었다. 심지어는 타이타닉조차도. 아바타도 두번씩이나 출타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매진 사례에 힘입어 번번히 좌절. 아, 결국 이번에도 못 뵙는가, 라고 포기할 즈음! 찾아왔다. 기회가. 개봉하고 석달이나 지나서 말이다. 그것도 3D로. 개봉하고 석달이나 지난 시점에 3D가 걸려있단 것도 놀라운데 좌석 점유율도 50% 이상. 과연 그분의 영화 답다.

 우선 짚고 넘어가자. 분명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는 아니고  개연성이 부족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절대 이영화를 여의주물고 질질짜는 용 나오는 영화와 비교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감히 여기에 그런 파렴치한 생각을 할사람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그렇다. 개연성도 부족하고 짜임새 높은 시나리오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몇몇 사람들이 잡던 트집처럼 어설픈 작품역시 아니다. 영화적으로 어느정도 허용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오락영화로써의 범주 안에서 이해할수 있는 어거지랄까. 물론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다. 100점짜리 영화 만들던 감독이 90점 짜리 영화 만들면 욕먹는거고 70점짜리 만들던 감독이 80점짜리 만들면 어느정도 인정해 주니까. 그래, 어쨌든 짚고 넘어가자. 약간 부족한 시나리오지만 납득 할 정도는 된다는 것을.

 그럼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린 로버트 저메키스를 애도하며, 이 혁신적인 비주얼에 대해 얘기 해보자. 이 영화는 뉴턴의 역학법칙을 한번에 무너뜨린 상대성 이론같다. 지금까지 로버트 저메키스라는 거장이 3D 영화의 기틀을 다지고 또 계속 도전하면서 만들어온 3D 영화라면 이러이러해야 한다라는 공식을, 독수공방하고있던 제임스 카메론이 풍지박산 내버린 것이다. 로버트 저메키스가 입체 즉, 관객을 향해 날아오는 듯 하고 튀어 나오는 듯한 양각과 음각에 비중을 둔 화면을 만들었다면 카메론의 아바타는 스크린에 깊이를 부여했다. 이 영화가 시작되고 나면, 화면이 나오는 그순간 놀랄 수 밖에 없다. 스크린이 아니라 창문으로 밖의 풍경을 바라 보는 듯 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그 화면은 너무나도 경이로워서 지금까지의 영화에 대한 개념 자체를 무너뜨려 버렸다. 그 화면을 보는 것 만으로 감동을 느꼈다면 말 다했지. 눈물이 주루룩 흐르더라. 어디서 였냐면 그냥 판도라를 냅다 달리는 장면에서. 나무위를 달려다니며 점프하고 미끄러지고 넘어지는 장면에서 생뚱맞게 북받쳐 오르는 감동이란 느껴보지 못한사람을 모를꺼다. 판도라 라는 가상의 세계가 그 스크린이라는 가짜 창문 너머에 너무나도 진실되게 펼쳐져 있어서 그 생생함이 가슴을 적셨다. 나무타면서 자빠지고 떨어지는 장면에서 그렇게 눈물이 주룩 흘렀던 거다. '우리 그래픽 이정도 만들수 있어' 라면서 보여주는 장면이 너무나도 압도적이어서 그렇게 무너져버린거다.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물론 요즘 내 감수성이 예민해져 있는것도 사실이고 영화가 너무 보고싶었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어찌됐건 결과적으로 압도적인 비주얼에 감동 받고 말았다. 그리고 그 압도적인 비주얼의 뒤에는 세계의 왕이 되었다고 소리쳤던 그분의 연출력이 뒷받쳐 주고 있었으니까. 

 이런 영화를 만들줄 알게 되면 시상식장에서 그런말을 할 자격이 생기겠구나 하는 생각밖에 안들더라. 아카데미 참패? 3관왕인데 참패라는 소리를 듣는 것 부터가 압도적. 그리고 애초에 영화제의 상 이라는것이 가치척도에 도움을 줄순 있어도 절대적 기준이 될 수는 없지 않을까. 쇼생크탈출이 아카데미 상을 몇개나 받았는데. 그렇다고 아카데미를 휩쓴 폭발물 제거반 이야기가 별로란 이야기는 아니지만 말이다.



여담으로 내가 느끼기에 3D 영화를 보고 두통을 느끼는건 영화에 집중을 안했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 눈에는 자동적인 오토 포커싱 기능이 있는데 이 3D 영화를 보게 되면 우리눈의 포커싱기능 위에 영화적 포커싱이 겹쳐지게 된다. 이때 영화적으로 포커싱이 맞는 곳에 우리도 촛점을 맞추면 되는데 그 이질적인 신비함에 아웃포커싱 되어있는 물체에 촛점을 맞추려고 노력하다 보니 촛점이 맞춰져도 흐릿한 상으로(마치 촛점이 안맞은 것 처럼) 보이고 뇌에선 이걸 촛점이 안맞았다고 판단 다시 촛점을 맞추라고 신호를 보내고. 이게 몇번 반복되다 보면 뇌에 과부하가 걸리는게 아닐까. 렉걸리는 것 처럼 말이다. 안그래도 평소와 다른 이질적인 비주얼때문에 피곤한 눈과 뇌에 과부하까지 걸리니 그게 두통으로 발전하는게 아닐까 싶다. 어쨌든 이런 두통을 해소 시키려면 영화상에서 촛점이 맞춰 지는 부분만계속 보면 될 것 같다. 3D 신경쓰지말고 영화에만 집중하면 말이다. 괜히 가까이에 촛점도 안맞아서 두둥실 떠댕기는 민들레씨앗에 무리하게 신경쓰지 말고 말이다. 

(총 0명 참여)
jinb4563
잘 읽었습니다..   
2010-04-12 02:15
image39
잘읽었습니다.^^   
2010-03-31 09:31
hsgj
잘읽었습니당   
2010-03-31 00:29
ssh2821
잘읽었습니다   
2010-03-28 22:23
sdwsds
영화에서 또 한번 바꿔버린 영화   
2010-03-28 14:02
kooshu
감사   
2010-03-28 09:5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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