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스콜세지감독과 다시한번 콤비를 이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이번 영화는 데니스 루헤인 원작소설인 '살인자들의 섬' 을 바탕으로한
미스터리 스릴러적 색채가 강렬한 영화이다. <갱스 오브 뉴욕> <에비에이터>
<디파티드> 등 연기파배우로서의 변신에 성공하게 만들어준 감독과 배우의
보이지 않는 끈이 이번 영화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듯 하다. 중년의 남자
로서의 역활로 어울리지 않을듯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테디 다니엘스
역활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깊이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번영화
에서 주목해서 본 점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테디 다니엘스와 그가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인 '앤드류 레이디스' 에 대한 그가 만들어낸 방어기제
속 인물에 대한 혼란을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표현함으로써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하게 만들었다. 전체적인 내용은 1954년 보스턴 부근의 외딴 섬 셔터
아일랜드에 위치한 애쉬클리프 정신병원에서 환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연방보안관인 테디 다니엘스와 시애틀에서 그를 보좌하기 위해 온 동료 척
아울(마크 러팔로)가 셔터아일랜드로 향하게 된다. 영화의 OST는 독특하면서
미스터리한 영화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 주면서 테디 다니엘스의 혼란스러운
자아적 면을 깊이있게 들여다보는데 한 몫해준다. 영화를 깊이있게 보기 위해선
영화속에서 나오는 테디 다니엘스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알 필요가 있다.
2차 세계대전에 나치 유태인 학살 일명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그의 과거사는
제 3자의 입장이면서도 전쟁이라는 지옥에서 겪게되고 그 결과물로서 남게되는
트라우마를 달고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은 방관자이면서 학살
에 참여한 군인으로서의 자신에 대한 무력감이 강하게 반영된 모습인데 그런
그가 퇴역후 연방보안관으로 생활할시에 그런 무력감을 강하게 자극하는 사건
이 발생한다. 아내의 우울증과 세명의 아이들의 익사, 그리고 아내의 죽음이
얼룩진 결과를 심리적으로 부인한 그가 만들어낸 환상은 그가 아직 연방수사관
이고 자신의 아내를 건물관리인이자 방화범인 앤드류 레이디스라는 방어기제를
만들어냄으로써 셔터아일랜드에 도달하게 된다는 결론을 만들어내게 만든다.
표면적으로 실종사건을 수사하면서 뒤에서는 정신병동이자 감옥과 같은 셔터
아일랜드에서 자행된다는 인간을 이용한 신체실험같은 것을 파헤치고, 가장
중요한 자신의 아내를 죽인 앤드류 레이디스 를 찾기 위해 온 것임을 밝힌다.
중요한 것은 테디 다니엘스가 만들어 낸 방어기제에 맞추어 셔터아일랜드의
모든 의사,잡역부를 비롯한 인물들이 연기에 맞춰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
분위기를 짐작하게 만드는 OST의 위력은 반전에서 그 강렬한 효과가 한층
더해진다. 이 영화는 인간의 자아속에서 만들어내는 방어기제의 효과와
정신적으로 허물어지기 쉬운 인간의 내면을 심층적으로 보여주는 심리적
스릴러 영화로서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실종환자 레이첼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된 숫자 '67' 의 의미와 환상속에서 만난 죽은 아내의 경고, 그리고
위험한 정신병자를 수감한 C병동에서 조지 노이스를 만나면서 성냥불을
켜는 테디와 환상속에서 만난 레이디스가 켜는 성냥불이 보여주는 복선
의 교차등 스릴러로서의 탄탄한 전개가 영화의 몰입감에 깊이를 더해주는
데 부족함이 없고 그 긴장감의 끈은 마지막 사실을 인정하는 테디가 자아
를 찾는 순간까지도 이어진다. 자신의 아이중 한명의 이름이었던 레이첼
의 진상과 실상 세명의 아이들을 익사한 자신의 아내를 죽이고 말았던
테디는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방관자로서의 트라우마가 전쟁에 이어
한층 더 강하게 되고, 그리고 아내를 살해한 자신의 행위에 대한 방어기제
로서 창조해낸 가상의 범인을 쫓음으로써 살아가던 자신의 삶에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장면이 한층 더 강렬하게 영화의 여운을 느끼게 만든다.
폭력적인 성향의 '67' 번째 환자인 테디 다니엘스는 전두엽을 제거함으로써
감정이 없는 좀비로서 자신에게 있어서 창조된 선량한 사람인 테디 다니엘스
를 남기고 괴물인 앤드류 레이디스의 삶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가장 강렬한
대사를 남긴 것이다. 테디는 현실을 인정하지만 현실에서 그가 한 행위와
트라우마에 대한 강한 부정이 결국 자신을 선량한 사람으로의 테디를 남기
기로 결심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치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간듯한
허구의 테디의 대사를 읊는 그의 모습에 시한박사의 씁쓸한 표정과 함께
뇌엽절리술이 행해지게 되는 제스처가 이루어진순간 테디가 묻는 말에
있다. '자네라면 어떻게 하겠나? 괴물로 살겠나, 아니면 선량한 사람으로
서 살아가겠나?' 라는 대사다. 괴물은 테디가 아내를 죽인 앤드류 데이비
스를 의미하는 것이고 선량한 사람은 아내를 죽인 살인범을 쫓는 테디
다니엘스를 말하는 것이었다. 섬뜻하게 다가오는 이 대사의 의미는 동시에
인간의 내면이 폭력적인 성향과 다른 환상으로 포장함으로써 그 약함을
감추려하고 있다는 것을 잘 드러내고 있다. 트라우마란 정신적인 외상
즉, 충격적 경험에 의한 스트레스 장애에 의해서 남겨진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보고 싶어하고 기억하고 싶은 부분만을 남기려한다. 그것을 정신
병자라는 사회에서 격리된 사람들의 모습과 대조하면서 인간의 내면의
약함과 그에 대한 방어기제로서 나타나는 격한 모습들을 심층적으로
느낄수 있는 심리스릴러로서 더할나위없는 여운을 안겨준 수작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