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기 쉽도록 '용서는없다'와 비교하면, '시크릿'과 '용서는없다'는 모두 반전이 있는 스릴러 영화다.
그런데 '용서는없다'가 이기심이란 소재를 통해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것이라면, '시크릿'은 소재을 통한 주제가 불분명하다. 그래서 영화가 끝날 때까지 추리영화를 보는듯한 긴장감은 주지만, 정작 영화가 끝나고 나면 무언가 공허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생각의 흐름이 한 방향으로 집중되지 않아 여운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아쉬움인 것 같다.
시크릿에서 드러난 사건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1.두 여자 사이의 경쟁 및 열등감
2.한 여자의 상대 여자 남편과의 불륜(열등감에 대한 복수)
3.불륜 직후 교통사고를 통해 조수석에 앉아있던 자녀가 죽음
4.남편의 불륜 사실을 전해듣고 상대 여자를 살해 & 남편에 대한 살인청부
5.살인청부처에서 일어난 마약조직의 마약과 관련한 살인사건에 여자와 그의 남편이 휘말림
6.남편의 불륜 사실 고백으로 부부갈등의 해소 및 사건의 종결
사건 발단의 소재가 '열등감'과 '불륜'으로 나뉘어질 뿐더러, 영화 내내 불륜으로 인한 부부갈등과 해소가 뼈대를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륜이란 소재가 문제의식으로 관객에게 전달되기에는 미흡했다고 보여진다. 단지 반전이 있는 스릴러에 집착할 뿐, 내용에 있어 공허한 영화가 되고야 만 것이다. '용서는없다'에서는 주인공들의 이기심이 곧 사회적인 문제 및 관객 개개인의 문제로 들어났지만, '시크릿'에서 주인공들의 문제는 단순히 주인공들의 문제만으로 남았다는 것이다. 영화와 관객사이의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공감대가 사라진 것이다.
이렇게 평가되는 것은 지금까지의 영화들이 어떤 문제의식을 하나의 주제로 너무 잘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에 생긴 이질감인지도 모른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면서 접하는 세상의 일들이 큰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공감되지 않고, 무감각하게 흘려버리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이 영화가 보여주는 붕뜬 기분은 공감되지 않는 현실에 가까운지도 모른다. 불륜은 아내로 하여금 남편을 죽이고 싶을 정도의 배신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을 왜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공감하지 못하는 것일까. 부적절한 관계가 만연한 이 사회에 너무 익숙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무뎌진 우리의 인식이야말로 이 영화가 던져주는 시크릿이 되어주는 것은 아닐런지 생각해 본다.
감독의 의도차원이든지 그의 역량차원이든 간에, 이 영화가 던져주는 문제의식 및 주제는 오픈 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두 친구가의 경쟁과 열등감이 살인과 가정파괴를 이끌어 내고 한 마약조직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보스를 죽이게끔 했다. 나비효과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언제나 큰 문제는 사소한 문제로부터 시작된다. 사소한 사건이 심리적 사건으로 심리적 사건이 커다란 문제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사소한 문제가 큰 문제로 넘어가게 하는 가교 역할 하는 심리적 문제를 잘 다루는 것은 사실상 우리 삶의 가장 큰 화두이다. 성경의 잠언에도 생명의 근원이 마음에 있다고 가르친다. "마음을 잘 지켜라..." 이것이 감독이 비밀리에 던져주는 메세지가 아닐까.
이 영화가 만약, 시리즈 물로 나온다면 1편은 단지 서두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래서 아직 주제가 들어나지 않음도 설명될 수 있다. 두 여자간의 과거 이야기가 2편에서 펼쳐진다면 우리는 어떤 대작을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의 실현 여부는 아직은 시크릿.
영화속에 숨어있는 상징성을 찾아서
http://www.cyworld.com/Moviesymbolism/378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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