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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나두..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줘
mvgirl 2002-08-07 오후 1:27:40 1182   [3]
요즘,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가 꽤나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꽤 재미있게 보았던 <서프라이즈>도 그렇고 좀 어설프긴 했지만 <아이언 팜>도 로맨틱 코미디의 범주 안에 드는 영화였다. 그리고 이제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영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이 영화 역시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 멜로 영화이다.

솔직이 난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를 그다지 기대하질 않았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가 다분히 미국적 느낌의 장르이고 외국배우들이 공연하는 모습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데다 우리나라에선 어쩐 일인지 이 장르의 영화가 그다지 활성화 되어있지 않은 까닭에 낯설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와서인지 어째 로맨틱 코미디라고 하면 그냥 맹숭맹숭 별 느낌이 없다.
영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의 경우엔 주연으로 공연하는 두 배우인 신은경이나 정준호라는 배우들에 개인적 호감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치곤 신선하지 않다는 선입견과 줄거리도 뻔 한 내용이라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크지는 않았다. 다만 한가지, 연출을 맡은 모지은 감독이 20대의 후반의 젊은 여성이고 이 영화로 장편 데뷔한다는 소식은 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었다. 왜냐하면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가 멜로적 느낌이 강한데다 사랑을 느끼는 남녀의 감정표현엔 여성적 섬세함이 꽤나 필요한 장르라 미국에서도 로라 에이프런 같은 여성 감독이 이 장르에 두각을 낼 정도로 로맨틱 감독과 여자감독은 꽤나 궁합이 잘 맞는 것으로 알려져(나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즈음 20대의 후반의 젊은 감독들이 꽤나 특색 있는 다양한 작품들로 관객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있어서 어떤 작품이 나올까 하는 작은 호기심을 갖게 했다.
 
영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중이 자기머리 못했다고 했나 ? 정작 자신은 애인하나 없이 홀홀 단신이지만 남 짝지워주는 데는 누구보다 앞장인 커플매니저 효진, 그녀가 골치덩이 불량회원 회원 현수를 만나 삐리리한 감정을 느끼게 되지만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그를 멋진(?) 여성과의 미팅을 주선하여 그의 짝을 찾아주는데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그도 그녀에게 필이 꽂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맺어진다는 뻔한 내용이다.

영화 포스터에 여자 주인공이 신은경이고 남자 주인공이 정준호였으므로 이들이 맺어진다는 건 불을 보듯 뻔한 것이고 문제는 어떻게 그들이 맺어지느냐가 관건이었다.
따라서 그들이 맺을 사랑의 결실을 어떤 과정을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예쁜 사랑느낌을 연출할 것인지, 안타까운 어긋남 또는 오해의 상황이 얼마나 절실하게 연출될 것인지 그리고 종국엔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그들이 맺어질 것인가에 나의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있었다.
그런데 영화는 어쩐지 로맨틱한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라기 보다 여주인공 효진의 쓸쓸한 상황을 일기처럼 기술한 영상일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내용이 전개될수록 영화가 표방한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는 무색해 지게 되고 효진이라는 혼기가 꽉 찬 젊은 미혼여성의 주변과 심리를 그린 여성드라마가 되어버렸다.

<내용>
우선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한 내용이야 좀 식상하다.
결혼 정보회사에 다니는 효진 그리고 결혼에 관심이 없는 것 같은 골치덩이 회원 현수. 킹카 박현수는 한눈에 보아도 멋진 남자인데 자상하기까지 하다. 그러니 여자들이 줄줄 줄을 설 수 밖에… 하지만 이 남자라는 사람은 아무리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 사는 사람인지 도대체 모르겠다. 직업란엔 컴퓨터 프로그래머라고 되어있긴 한데 유능한지 아닌지, 결혼이 생각이 없는 건지 아니면 사귈 시간이 없어서 못사귄 건지 어떤 여성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영화는 도무지 이 남자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온통 효진이 얘기, 효진이 친구얘기, 효진이 아는 언니얘기, 효진이 회사얘기가 전부이다. 마치 영화가 효진이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모든 내용이 효진이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남자와 여자의 심리를 모두 알아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도록 웬만큼의 남자 쪽 주변정황도 관객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건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조연으로 등장하는 배우들, 김여진, 조여정, 그리고 효진 주변의 친구들,의 캐릭터의 설정이 엉성해서 확실한 조연 공형진을 제외하고는 영화에 활력을 준다거나 줄거리 전개에 확실한 힘을 주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한마디로 효진 역을 맡은 신은경 이외의 인물들은 모두 영화 속의 들러리라서 영화 속에 존재의 의미가 불투명하다라는 느낌이란 말이다.

<연출>
어쩜 맹숭맹숭하게 느껴질 만한 내용을 극복하기 위해 감독은 깜찍한 상상력을 동원한다.
늘 주인공의 주변 배경에 바퀴벌레 커플을 심어놓아 그들을 관찰하는 재미를 선사한다던가, 박상면, 탁재훈 같은 까메오를 등장시켜 영화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던가, 속마음을 핸드폰 문자 대화하는 장면을 화면 위에 뿌려 재미를 준다든가, 여성들이 이상형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애니메이션 형상이 화면 위에 나타나던가 하는 방식으로 다른 영화와는 차별화된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려고 노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시도는 이전에도 보아왔던 시도라 그다지 새롭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경우에 따라선 이런 장면장면들을 좋아하는 관객도 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영화를 많이 보아왔다고 자부하는 나로선 좀 식상하다는 느낌이 앞서는 부분이었다.

나 개인적으론 꽤나 실망적인 부분이 많은 영화였지만 그래도 영화 자체는 그다지 지루하진 않았다.
너무 주인공 여성에 치우친 전개로 평형을 잃긴 하였지만 적어도 여성의 심리묘사만큼은 다른 남자감독이 만든 어떤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영화보다 탁월했다는 생각이다.
작년에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영화로 장편 데뷔를 한 정재은 감독이 막 사회에 나오려는 젊은 여성들 불안한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했지만 흥행 면에서 관객을 모을만한 요소가 없었던 것에 비해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는 결혼적령기 미혼여성에 대한 탁월한 심리묘사와 함께 관객이 재미있어 할 요소들을 군데군데 심어놓아 흥행에도 꽤 재미를 볼 것 같다는 예상이다.
나 개인적으로야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이 영화가 좀 실망스러웠던 것도 사실이고 기대에 못 미치는 것도 사실이지만 단순한 줄거리나 연출만을 놓고 본 객관적 입장으로만 영화를 바라본다면 이 영화는 꽤나 사랑스러운 로맨틱 코미디임에 틀림이 없다.
자신의 일에 열심이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잘하는 착한 그녀이지만 그런 착한 심성 때문에 남자에게 상처를 받은 예쁜 마음의 여성과 처음 만난 여성의 이름조차 기억 못하지만 계속적으로 곤경에 빠진 여성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꽤 괜찮은 남자 그리고 자신은 결혼하지만 아직까지 결혼하지 못하는 제일 친한 여자친구를 걱정하는 남자친구가 등장하는 이 영화는 한마디로 예쁘다.
화면이 특별히 예쁘다거나 줄거리가 특별하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남을 모함하는 사람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도 아닌 이 영화는 보는 사람을 훈훈하게 만드는 묘약 같은 것이 숨어있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가 주는 느낌은 좀 묘하다.
영화의 완성도는 맘에 들지 않는데, 영화가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냥 내 느낌을 말하라면 그냥 볼만한 영화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또 한가지, 남자들은 그다지 이 영화를 좋아할 것 같지는 않다. 여성감독이 말하는 여자의 심리라 남자들이 공감을 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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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줘(2002, Romantic Comedy)
제작사 : (주)영화세상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romanticcomed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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