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면 죽음 앞에서 사랑한 기억을 떠올릴 것인가, 아니면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릴 것인가?
<냉정과 열정 사이>의 츠지 히토나리가 쓴 원작을 바탕으로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한국감독 이재한 감독이 만든 이 한일 영화는,
생애 단 한 번뿐인 격정적인 사랑을 다룬 영화다.
찌는듯한 날씨의 태국을 배경으로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육체와 육체가 만나서 격정적인 사랑을 표현하는 초반부분의 러브씬은
사뭇 야한 듯해도 왠지 모르게 고급스럽고 숨 막히게 하는 아찔한 매혹함을 선사한다.
그렇게 유타카(니시지마 히데토시)와 토우코(나카야마 미호)는 단 한 번의 만남으로,
태국에서의 짜릿한 일상을 보내지만 약혼자가 일본에 있는 유타카는 이 만남의 끝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도, 그녀도 뭔가 답답하고 찌는 듯한 일상에서의 탈출구를 서로에게서 찾은 것이다.
과연, 그들은 어떤 사랑의 결말을 가져오게 될까?
영화는 뻔한 사랑이야기, 격정적인 러브씬 등 진부한 것 같아도
<냉정과 열정 사이>의 작가답게 뭔가 묘한 기류가 흐르는 듯한 남녀관계를 섬세하게 잘 표현해내었다.
그들의 아찔한 눈빛과 숨막힘에 관객들도 함께 빨려들어간다.
회사원의 역할이지만 멋진 몸매와 무표정의 연기를 보여준 니시지마 히데토시.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는 7년만에 이 영화로 복귀했다.
그것도 아주 파격적인 팜므 파탈의 모습으로 말이다.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를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나카야마 미호의 남편이라는 것도 작품출연에 크게 작용한 듯)
일본배우에 일본원작에 한국배우와 스탭진들이 참여했다는 것은 이 영화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어준다.
뭔가 일본영화의 느낌이 나면서도, 한국영화의 느낌이 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후반 들어서 조금 늘어지는 감이 있지만, 초중반의 그 아찔하고 숨막히는 기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무표정한 듯 하지만 뒤돌아서 눈물 흘리는 남자 '유타카'.
도도한 듯 시크한 매력을 가진 팜프파탈 그녀 '토우코'.
그들과 함께 아름다운 영상을 보여주는 이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
일본에서는 올해 초에 개봉하여 장기상영 및 흥행 중이고, 국내에서도 4월 15일 개봉예정이다.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을 읽는듯한 배우들의 연기와 아름답고 영상미 있는 씬들이 매우 인상에 남는다.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아도 눈빛과 서로의 몸으로 대화를 나누는 사랑을 보여준 '사요나라 이츠카'.
오랜 시간을 걸쳐서 펼쳐지는 생애 단 한번의 사랑.
눈물 질질짜는 러브스토리에 질린 연인들에게 이 영화는 짜릿한 격정의 사랑을 보여줄 것이다.
당신이라면 죽음 앞에서 사랑한 기억을 떠올릴 것인가, 아니면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릴 것인가?
한번 곰곰히 생각해볼만한 사랑에 관한 질문을 던져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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