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 리뷰가 꽤 깁니다. 그러나 줄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행여 이 부족한 글을 보신다면, 이 점을 감안해주시길 바랍니다..
꽤 오래전이었다..
6·25 때 미군이 자행한 양민 학살에 관한 영화가 나온다 했던게,
그러나 그 기사의 크랭크인 소식을 듣고,,
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나 점점 기억마저 희미해졌을 때 즈음,,
영화가 공개된다는 걸 알았다..
포스터 속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가 되어서야,
슬픈 비극이 담긴 이 영화가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었다..
영화적 재미나 완성도 따위는 제껴두고,
무조건 봐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보았다..
Q)그 날의 비극에 단지 카메라만 얹었을 뿐인데,, 슬프다..
이 영화는 충북 영동 노근리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뤘다..
영화에 대해 듣기 전에는 있는지도 몰랐던 사건이었는데,
실제로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의심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고, 인정받은지도 얼마 안 되었단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엗 들었던 생각은,
<웰 컴 투 동막골>에서 보여졌던 그 당시의 아우라가,,
어느 정도는 반영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 예상은 영화가 시작되고 한 20여분간은 맞아 떨어졌다..
우리의 할머니 세대들이 어린 소녀였을 시절,
전쟁이야 땅 파먹고 사는 농부들에게는 남 이야기 였을 시절,,
너무나 평온하고 순박하고 자신의 삶을 영위하던 그들에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비극이 찾아온 것이었다..
그들이 했던 잘못이라고는 말을 잘 들었다는 것이었다..
한국을 찾아와 전쟁을 치루면서,
그리고 민간인들을 단속하면서 영어와 일어만 지껄이던 그들..
그들의 말이야 말로, 빨갱이에 맞서 자신을 지켜줄 거라 믿었던,,
순박하기 그지없던 노근리 사람들은 피난길을 떠났다..
그리고 트러쿠를 이용, 피난을 시켜줄거라던 미군의 말에,,
마지막으로 고향을 등지고 남쪽으로 피난을 떠난 그들에게,,
미군이 보내준 것은 트러쿠가 아닌 총탄과 공습이었다..
이 영화는 전반부의 노스텔지어적인 산골 풍경을 벗어나면,
전쟁이라는 참혹함이 가져다줄 수 있는 잔혹성과 분노에 주목한다..
다 같은 사람일진데, 사상이라는 줄을 그어놓고,,
사람의 선악을 판단했던 그 당시의 우매했던 현실에 대한 응보로,,
그들은 잔인하게 왜 죽는지도 모르고 죽었다..
영화는 비밀 문서를 통해 그 당시의 정황을 알려주기는 하지만,
그 정황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단지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고, 그 덕분에 목숨을 잃어버린,,
한 없이 불쌍하고 눈물나게 하는 그네들의 희생많이 있었을 뿐..
이 영화를 보면서 순박함에 웃음 지었다가,
그들의 비극에 눈물 짓고,, 그들의 처지에 분노했다..
이 영화는 단지 그 상황에 카메라를 갖다댄 것만으로도,
이와 같은 많은 것들을 이루어 내었다..
Q)상업 영화로써의 성공 확률은 희박, 그러나..
이 영화는 거의 프로젝트적인 힘으로만 지탱되고 있다..
많은 배우가 나오기는 하나,
누가 얼마나 많은 비중으로 나오는지도 알 수 없고,,
상업적인 코미디적 웃음 코드도 없으며 감동 코드도 없었다..
거의 철저하게 당시의 상황을 재현코자 했던 노력만이 있었을 뿐..
그래서였을까?
영화는 투자·배급 관련하여 어떤 상업적 성공을 담보할 수 없었고,,
결국 꽤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독립적인 방법으로 공개되고 있다..
딱 봐도 그런 영화였다..
이 영화는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으니까..
그냥 어찌보면 그 당시 상황을 재연한,
다큐멘터리와도 같은 영화이기도 했으니까..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적인 사연에 귀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전쟁이라는 비극에 놓여졌던 민초들에 시선을 맞추었기에,,
이 영화는 절대로 상업적인 영화는 될 수 없어 보였다..
그래서 아쉬웠는지도 모르겠다..
오락을 위한 영화로써의 기능외에,
누군가 알지 못했던 진실을 고하는 기능도 영화에 있는데,,
후자의 기능이 강해지면 영화의 생명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점점 자극적인 것만 찾고, 진실을 외면하는 우리 세태가,,
이런 아쉬운 상황만을 자꾸 만들어가는 것은 아닌가 해서 말이다..
물론, 본인도 그런 상황에 처해 함몰되어 가는 이 중 하나이지만..
그래서 더 슬픈 것이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세상이 살아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주었다..
십시일반,, 정말 아름다운 말이었다..
Q)믿고 따르면 BABO가 되는 세상에 대한 샤우트!!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화딱지가 났었던 것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이들이 모두 희생된다는 점이었다..
이 영화는 말한다..
전쟁이란 것이 주는 가장 큰 피해는 모두 민중이 받는다..
그들은 왜 이런 전쟁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자신들이 어떤 방식으로 편이 갈리어 졌는지도 모른다..
단지 어르신네들이 하시는 일이니 참을 뿐..
단지 그 뿐이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욱! 했었던 것은,
이 박사님이 부산으로 피난을 갔다는 말에,,
꽤 많은 충격을 받던 노근리 주민들의 반응이었다..
원래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자신들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도 안되는 믿음을 갖고 있는,
그런 분들이 바로 우리의 위에 있는 분들이다..
자신들 밑에 있는 우리 같은 이들이 살아야,
자신들은 지금과도 같은 대우나 영향을 누릴 수 있다는 걸 모르나?
.. 천년만년 자신들의 위치만 지킨다면 자신은 최고일 줄 아나?
정말 욕이 나오는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영화의 종료 후 공개된 특별 영상(개봉 땐 없을지도?? ;;)은,
당시 피해를 입었던 노근리 주민들의 현재를 비춰주었다..
지난 2005년 그 피해 사실을 인정 받을 때까지,
죽어도 자신들의 일을 인정하지 않았다던 미국과 한국 정부..
클린턴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에 보내어진 그들의 눈물들이,
결국에는 가는 도중에 매말라 버렸던 것 같다..
개인적인 정치색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말.. 전임 대통령의 인간 됨됨이는 대단해 보였다..
결국 그 모든 것을 인정하고 해결하고자 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 모든 진실은 땅 속 깊숙히 처박혀있고,,
진실을 아는 자는 어느 순간 없어져 버렸고,,
거짓이 진실의 옷을 입고 판을 치는 지금의 세태에,,
참 많은 것을 시사하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군인이라는 존재를 혐오했지만,
이 영화를 보니 더 혐오감이 생길 것 같다..
대다수의 평범한 사병이 아닌, 뭣도 모르는 윗분들..
참,, 대단하십니다..
영화를 보면서 오랜만에 울컥했고, 눈물이 고였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흐르진 않았다..
그러나 가슴 속에서는 피눈물이 나오고 피가 거꾸로 솟았다..
항상 억울하게 당하기만 하는 약자의 이야기를 보면,
그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에게 화가 난다..
그리고 자신이 혐오하는 그 시스템에 편입되고 있는 상황이,
더 말할 나위없이 씁쓸하기만 하다..
그런 영화가 있다..
어떤 영화적 재미를 따지기 전에, 영화에 값어치가 있는 영화..
그래서 한 번은 꼭 봤으면 하는 그런 영화..
이 영화가 그런 영화였다..
Copy Right™, 매니악's 적나라촌평
출처 : http://www.cyworld.com/csc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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