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느낌의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는 또다른 시점으로 사형을 집행하는 교도관들에게 초점을 맞춰서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비록 10여년 전에 행해지던 사형제 이지만, 우리는 그들 개인의 생각까지는 알지 못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영화 '집행자'를 통해서 그들이 받았을 고통이 조금은 관객들에게 전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윤계상씨가 맡은 역할의 인물이 중반부 부터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생존하기 위해 길들여지고, 적응하며 산다는 생각에 짐짓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다. 후반부에 조재현씨가 맡은 역할의 광기어린 모습을 보면서 그 또한 그토록 강했던 겉모습 이지만, 속은 나약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씁쓸함이 남는다.
한가지 아쉬운점이 있다면, 사형수들의 대사가 너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주인공들의 연기력이 좋아서 교도관들의 캐릭터에는 몰입이 매우 잘되었으나, 사형수들은 너무나 정갈하게 잘 다듬어진 대사와, 오버스럽게 주절주절 말하는 대사량 또한 너무 많아서, 마치 연극무대의 독백장면을 보는듯한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100마디 말보다는 눈빛으로 말하는것이 영화의 몰입에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