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하면 머리속에 떠오르는 조지 로메로감독의 <분노의 대결투>를
<사하라> 브렉 에이즈너감독이 리메이크작으로 새롭게 현대식으로
풀어낸 영화이다. 영화속에는 모든 바이러스 영화속에서 벌어질수
있는 진부한 내용의 전개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
주의 작은 시골마을 옥덴 마쉬에 군사작전을 수행중이던 비행기가
추락하고 그 안에 있던 치명적 생물학적 바이러스가 마을로 통하는
수도 공급원을 오염시킨다. 물과 공기로 전염되는 이 바이러스의
특징은 인간을 폭력적이면서 미쳐버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48시간
후에 발병되기시작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징후는 야구장에서
총기를 들고 난입한 주민중 한사람을 마을의 유일한 보안관
데이빗 더튼(티모시 올리펀트)이 저지하면서 일어난다. 이성을
상실한듯한 멍하면서도 이상징후를 보이는 주민중 한 사람을
향해 데이빗 더튼은 방아쇠를 당긴다. 데이빗 더튼은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임신중이고 의사인 아내 쥬디 더튼(라다
미첼)은 데이빗을 위로하는 중 마을의 다른 사람에게도 징후가
보여진다. 데이빗 더튼은 비슷한 이상징후를 보이는 마을 주민
중 한사람인 빌이 포착된다. 빌의 아내인 디어드라는 빌의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의사인 쥬디에게 데리고 가지만 쥬디는 빌의
말투와 표정에서 약간 이상한 점을 느꼈을뿐 특별한 증후를
발견하지 못해 돌려보낸다. 그날 밤, 빌의 아내인 디어드라와
아들인 니콜라스는 칼을 든 빌을 피해 옷장으로 피신했다가
휘발유를 뿌린채 유유히 불을 지르는 빌에 의해 죽음을 맞이
하고 연락을 받고 온 데이빗과 쥬디의 앞에서 유유히 휘파람을
불어대는 모습에서 정상적인 사람의 모습이 아닌 광기에 어린
사람의 모습을 심도있게 보여주기 시작한다. 확실한 이상을
감지한 데이빗은 부 보안관인 러셀 크랭크(조 앤더슨)과 함께
사냥꾼들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발견된 조종사의
시체를 토대로 추락한 비행기를 발견하고 비행기추락과 함께
매스컴이 조용한 이유를 추론해낸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이미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의 마을의 풍경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수도공급을 중단하는 과감한 행동을 시도하는 데이빗이지만
수도원을 오염시킨 바이러스이자 독소는 이미 사람들사이에
퍼져나갔던 것, 마을의 분위기는 조용하면서도 긴장감을 드러
내기 시작한다. 시체안치소에서의 한 사건이 일단락되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군의 개입으로 인해 마을은
아수라장이 된다. 방독면과 총기로 무장한 군인들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마을 주민들을 모두 끌고가 임시수용시설로 만든
곳에서 선별작업을 시작한다. 데이빗과 쥬디는 서로 떨어지게
되고, 마을사람들을 향한 설명없는 무력을 행사하는 와중에
통제불능의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부터 긴장감의 지속이
마지막까지 이어지게 된다. 생존을 위해 도망가는 데이빗과
쥬디, 러셀, 그리고 베카 다링(다니엘 파나베이커)는 바이러스
에 누가 걸린지도 모르고 차량도 없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도망가는 과정이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영화는 분명 전쟁상황
을 방불케하는 군의 잔인한 인명살해와 바이러스에 의해 패닉
상태에 빠진채 폭력성으로 인해 이성을 상실한 감염자들의 위
험성을 이용해 스릴러로서의 장르에 걸맞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내내 <28일후><28주후> 시리즈나
<레지던트이블> 시리즈 등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이 영화속에서 만들어내는 긴장감의 강약은 위에 열거한
영화속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과 긴장감을 넘어서진 못하고
그 상황적 전개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결국 짜집기 영화
같다는 느낌을 버리지 못하게 만들고 리메이크작이란 느낌을
버릴수 없다는 것과 가장 큰 인간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부분
을 무게감있게 다루려고 한듯한데 스릴러적인 부분을 더욱
강조하려한 탓에 그런 감정적인 교류를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결국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계에 부딪히며 신선한 발상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리메이크작이라 하더라도 전개나 결말부분을 새롭게 각색해
서 새로운 영화로 탈바꿈시키는 방법도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만 간절하게 남는다. 물론 배우들의
감정적인 연기와 적절하게 스릴러적 측면을 강조한 액션,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전개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런
부분만을 가지고 논한다면 흔히 이야기하는 B급 스릴러
에 비해 무엇이 낫다고 할수 있을지 답이나오지 않는다.
<13일의 금요일> 에서 여주인공이 제이슨에게 쫓기면서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긴장감과 주인공들이 생존을 위해
도망가는 긴장감의 강도는 비슷하다. 신선함 없는 낡은
플롯은 결국 그 한계를 드러낸다는 공식을 확인시켜준
영화그 이상은 없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