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단순히 한 정신병환자의 삶을 그려낸 것은 아닐 것이다. 디카프리오는 인간성을 대표하는 인물이고, 감독은 그를 통해 괴물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인간성을 고발하고 있다. 게다가 디카프리오를 통해 정신분열증의 혼란스러움을 간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관객을 환자의 자리에 앉게 한다. 디카프리오의 아내는 자신의 자녀를 죽인다. 디카프리오는 자신의 아내를 죽인다. 살인의 대상이 모두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이다. 그것을 통해 우리가 미워하고 죽이기까지 하는 상대들은 모두가 소중한 존재임을 알린다. 소중한 사람을 죽이고야 마는 미친 세상을 닫힌 섬으로 그려낸다. 감독의 눈에는 이 세상이 하나의 정신병원인 것이다. 세상의 어떤 단면은 정신병적 미친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오히려 옳다고 말한다.
둘러보면, 그러한 모습들을 우리 자신에게서조차 찾을 수 있으리라. 우리 자신을 조용히 등대로 옮겨보자. 등대는 빛을 비추는 곳이다. 빛은 어둠을 몰아내고 실체를 드러나게 한다. 우리는 벌거벗듯이 까발려질 것이다. 냄새나고 흉한 모습이 우리 자신은 아닐까.. 아니라고, 나는 그런 병자가 아니라고 거부한다면 아직 자신의 셔터 아일랜드를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괴물적 자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오로지.. 그러한 삶에서 죽는 길 뿐이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서 애벌레가 누에고치가 되어 이전의 자신이 죽듯이, 죽어야만 선량한 다음 세상을 기대할 수 있다. 디카프리오는 그렇게 죽기로 결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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