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코미디 배우중 한 사람인 '스티브 마틴'... 이 영화는 그가 지난 2000년에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그의 소설 데뷔작이기도 한데, 이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것은 한 여자의 이야기다. 사랑받기를 원하는 평범한 한 여자의...
어떻게 보면 평범할 수 있는 이 영화가 평범하지 않은 것은 한 남자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이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남자는 이 이야기 속에 관여하지는 않는다. 그 자신도 이 이야기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는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회상할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 특출난 재주가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존재가 되고 싶어한다.
이 영화 속 주인공인 '미라벨' (클레어 데인즈)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자신의 평범한 일상속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아무런 기쁨도 없는 그런 삶에서... 바로 그때 그녀에게 서로 다른 느낌의 두 남자가 접근한다. 한 명은 젊은 음악가 '제레미' (제이슨 슈왈츠먼)이고, 또다른 한명은 50대의 멋쟁이 백만장자 이혼남 '레이 포터' (스티브 마틴)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런 삼각관계가 형성되는 영화는 뻔한 구성의 뻔한 결말로 다소 식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의 삼각관계는 그런 식상함이 없다. 그 이유는 이 삼각관계가 일방적으로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반전도 있다. 돈과 사랑이라는 서로 다른 가치의 줄다리기 끝에 '미라벨'이 어느 한 사람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 스스로도 사랑한 사람은 선택하지 않은 사람이다. 사랑하지는 않지만, 사랑을 받기에 그녀는 그 남자를 택하게 된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진지하게 묻고 있다. 사랑에 대해... 사랑을 받고 싶어하던 한 여자에게 찾아온 꿈결같은 상황을 통해서 말이다. 서로 다른 식으로 사랑하는 이 영화 속 사람들의 모습은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상처받기를 두려워하고, 일방적인 사랑을 원하는 그런 모습들 속에서...
또한 이 영화 속에서 '스티브 마틴'의 기존 이미지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일 수 있다고 보여진다. 그간 그가 보여줬던 코미디 성향의 이미지들은 이 영화 속에서는 볼 수 없다. 그대신 부드러우면서 친절한 그만의 이미지가 이 영화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이 영화의 원작자이며 또한 영화화함에 있어 각색까지 맡아서 한 '스티브 마틴'... 이 영화는 그의 또 다른 일면을 볼 수 있는 영화이지만, 그의 다른 영화들처럼 관객들이 웃을 수 있는 부분은 적다.
나름대로 심각하게 찍은 이 영화는 그다지 무겁지는 않지만 사랑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담고 관객들에게 다가가지만 전체적으로 영화의 구성이 아쉬울 따름이다. 여주인공인 '클레어 데인즈'가 나름대로 영화를 잘 이끌어 나가고 있기는 하지만, 그녀의 매력만으로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는 것은 힘에 부친 듯 싶다.
나름대로 매혹적인 러브 스토리라고 보여지지만 중반 이후에 그 힘이 사라지는 듯 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이 영화가 보여주는 색다른 러브 판타지는 또 다른 가능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