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작과 전작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주의!!>
2005년 호러매니아들의 괜찮은 반응을 이끌어낸 동굴호러의 수작 <디센트>가 4년만에 <디센트 2>로 돌아왔다. 물론 1편의 호반응을 이끌어냈던 닉 마샬 감독은 빠지고 존 해리스라는 감독의 작품으로 말이다. 감독이 바뀌었으니, 크게 기대할 수 없는 1편에 기댄 속편으로 봐야겠지?
일단, 1편의 엔딩은 2가지로 주인공 사라가 탈출하는 미국극장판 엔딩과 그 탈출마저 모두 꿈이었다는 감독의 배드엔딩 두가지가 있었다. 그 오묘한 엔딩의 여운으로 더 많은 열광을 얻었었는데, 감독이 바뀌고 속편을 이어나가기위해서 철저하게 원래 감독의도의 배드엔딩을 제쳐두고, 주인공 사라가 탈출한 극장판엔딩을 이어가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사라는 탈출했고, 경찰들은 그녀를 닦달하여 친구들이 어떻게 됐냐고 하면서 그녀를 실종된 동굴로 다시 데리고 간다. 구조작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1편에서 그 길을 거꾸로 들어가는 방식을 택하면서, 영화는 1편의 리와인드 작업을 다시 한다. 나름대로 영리한 방법을 택했다. 1편에서 나왔던 길이 나오면서, 죽었던 친구들도 다시 보이고, 비디오카메라가 발견되면서 과거얘기도 다시 보여주는 방식.
1편을 안 봤던 사람도 무난하게끔 볼 수 있게 해놓았다. 1편과 연결되게끔 내용도 이어놓았으면서, 살아남은 배우들도 그대로 데려왔다. 감독만 바뀌어놓았을 뿐, 이질감 없이 무난하게 이어가는 방법을 현명하게 선택했다. 하지만, 1편의 안 보이는 존재와 미스테리한 부분은 이미 속편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다 아는 상태에서의 다시 한번 스물스물 존재의 공포를 전해주는 식을 택한 것이다.
얼마 전의 <REC2>가 너무 무리하게 이야기를 넓혀놓은 것에 비해, <디센트2>는 전작하고 비슷한 구성의 공포를 택함으로써 무난한 속편으로 가는 것을 택했다. 근데, 그게 그다지 나쁘지 않다. 살아남은 사라와 주노의 얘기를 이어놓고, 나머지 희생자들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으로 무리하게 이야기를 넓히지 않았다. 2편의 엔딩은 3편을 예견하는 듯한 여지를 남겨둔 건 말할 것도 없고. <Part 2>이니 <Part 3>가 나오는건 요즘 3부작의 흐름을 탄 셈.
1편에 비하면 감독만의 색깔도 의미도 크게 찾기 힘들지만, 같은 배우들이 나와서 그 분위기를 이어가는 공포영화를 택한 건 나쁘지 않은 듯 하다. 1편만큼의 여운은 없겠지만, 그럭저럭 1편 생각하면서 무난하게 볼 수 있었던 공포영화 <디센트 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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