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폭정에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인간은 결국 신에게 대항을 결심합니다. 한편 신의 세상에서도 제우스의 동생인 하데스가 신의 권위를 되찾기 위해 제우스를 꼬여 신조차 두려워 하는, 하데스의 살점으로 만들어진 크라켄으로 인간을 벌하려 합니다. 절체 절명의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제우스와 인간 어머니에서 태어난 데미갓 '페르세우스'를 주축으로 한 특공대는 마녀와 메두사를 처치하고 크라켄을 죽여 하데스에게 복수를 위한 그들의 여정은 시작 됩니다.
루이스 루터리어 감독의 <타이탄>은 1981년 데스몬드 데이비스 감독의 <Clash of the titans>를 리메이크 한 작품으로 웅장하고 스펙터클한 신화 이야기를 꾸려나가기엔 제임스 카메론이 <아바타>를 구상하고도 20년 가까이 시간이 걸린 것처럼 당시 기술과 자본으로 만들어진 원작은 다분히 컬트적이란 평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더 독>, <트랜스포터 - 엑스트림>, <인크레더블 헐크>를 통해 경이적이고도 감각적인 액션 영상을 선보였던 루터리어 감독은 신화의 신비로움과 원작 스토리의 재미를 압도적인 CG 기술과 웅장한 자연 배경을 통해 새로운 또 한편의 신화 이야기를 창조해 냅니다.
<터미네이터:미래 전쟁의 시작>, <아바타>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극복하는 영웅의 모습을 보여준 샘 워싱턴이 주연을 맡아 떠 오르는 블루칩 액션 배우로서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비록 신의 피가 흐르지만 인간으로 키워준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신에게 과감히 도전하는 그의 모습은 더 이상 감독과 영화 내용으로 흥행한 것이라는 오명을 씻어 내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또 눈에 띄는 배우로 제우스역의 리암 니슨과 하데스역의 랄프 파인즈이지만 <007 카지노 로열>에서 멋진 악역을 선보였던 '매드 미켈슨'이 드라코역을 맡아 마지막 순간까지 페르세우스와 함께 치열한 전투를 보여 주며 극적 재미를 더해 주고 메두사 역의 나탈리아 보디아노바는 잠깐 자신의 얼굴이 보이는 역임에도 슈퍼모델 다운 바디 라인을 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얼마 전 유사한 등장 인물과 괴수가 출연했던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이 젊은 층을 위한 가벼운 스토리의 영화라면 이번 <타이탄>은 성인들을 위한 신화 이야기로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반지의 제왕 - 반지 원정대>와 <300>과 매우 흡사한데요... 최종 목표에 가기 위해 단계별 괴수를 처치해야 하는 순차적 스토리 구조나 소수의 특공대가 거대한 적과 벌이는 사투, 핵심 인력에 조금씩 더해가는 조력자들의 인물 구조는 그들 영화에 장점들만 모아 놓은 듯 합니다. 대부분의 영상이 CG로 채워져 있지만 특히나 대규모로 밀려오는 거대 전갈, 마주치는 순간 돌로 변해 버리는 메두사와의 처절한 전투 장면이나 실물 크기를 직접 제작을 위해 무려 9개월이나 공을 들인 크라켄의 모습은 기술력과 자본이 만들어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실감 영상의 혁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방대한 분량의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후반부에 조금 서둘러 끝맺음을 하는 듯한 결말과 지나치게 CG로 도배된 영상은 영화의 평점을 깎고 있어 <반지의 제왕>처럼 차라리 시리즈로 만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특히 크라켄과의 전투와 하데스와의 최종 결전은 이번 영화의 전투 중 가장 치열한 전투이기에 이전까지의 전투가 이정도면 이제 남은 대결은 대체 어느 정도일까라는 높아진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전 무척 재미있게 관람했고 마지막 결말도 그리 나쁘지 않았기에 영화 전반에 걸친 대규모 전투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지금의 흥행 속도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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