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3부작영화들이 이어지는 특성으로 개별적으로 평가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 3부작을 다 보고 영화화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원작을 충실히 실사화하는데 노력한 작품'이라는데 전체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화된 <20세기 소년>은 원작의 살아움직이는 영상이상의 의미를 크게 벗어날 수 없었다.
촘촘하게 원작에 해를 가지않게 만드느라, 영화만의 '무언가'를 느끼기 힘들었다.
너무 똑같이 만들어서 원작만화를 안 본 사람들이나 좋아하겠는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만화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평가를 내리지 못할거다. (오히려 압축이나 생략 등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3부로 오면서 커지는 인류멸망 스케일로 CG가 다수 나왔는데, 눈에 띄어서 조금 안 어울린다는 생각도.
다만, 만화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이 영화의 중요포인트 '음악'을 실제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T-Rex의 20th Century Boy가 흘러나올 때, 마지막의 켄지의 '구~따라라 스~따라라'가 나올 때는
나름 영화만의 특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감독이 3부작의 결말을 원작과 조금 다르게 할 거라는 발언을 해서 눈길을 끌었는데,
결국 원작의 모든 부분을 담고 크레딧 후의 약 5분 정도의 엔딩을 살짝 추가함으로써 영화의 의미를 넓혔다.
(원작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사과와 화해로써 간단히 마무리 될 수 있는 일을, 세계멸망이라는 문제로 발전시키기까지,
한 사람의 어릴 적 트라우마(정신적 상처)가 얼마나 영향이 큰지 알 수 있게해주는 작품이었다.
'친구'는 결국 정신병적인 생각으로 세계멸망까지 꾸며내게 됐지만,
인격이 형성되는 어릴 적 시기의 상처가 컸던 것이다.
살아있어도 죽은 것으로 취급받고, 이지메를 당하고... 자기는 필요한가? 세계는 필요한가?
이런 질문을 하는 그에게 친구가 되어주고, 일찍이 켄지가 사과를 하고, 정신병적인 부분을 치료할 수 있었다면
영화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20세기 소년>은 일본의 이지메 문화와 사과, 화해, 친구라는 존재에 대한 많은 문제들을 담은 실로 대단한 의미의 SF드라마였다. (영화보다 원작인 만화를 다시 한번 칭찬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에서 '사과, 말 한마디, 상처'라는 부분에서 영화 <올드보이>를 떠올리게도 하고. 아무튼 여러 생각을 하는 영화의 엔딩을 볼 수 있어서 나름 마음의 평화를 찾으며 엔딩을 맞을 수 있었다.
영화만의 살짝 의미있는 엔딩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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