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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보이즈(부제: 피식거리다, 박장대소 하다, 미친듯이 웃어 제끼다!!!) 워터보이즈
gamequen 2002-08-09 오후 1:07:32 1317   [9]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학창시절은 아름 다웠노라고 말한다. 특히 친구 없는 학창시절을 생각 할 수 없는 우리네 한국 사람들. 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가족이란 이름의 굴레를 벗어나 이방인을 '친구'란 이름으로 받아 들이고, 중학교에서 가족들에게 반항하며 '친구를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를 외치는 의리파가 되고, 고등학교에서 선의의 경쟁 속에서도 우정을 싹틔운다. 특히 공학이 아닌 남자 고등학교 여자 고등학교는 그런 '친구' 라는 의미가 더더욱 진하게 쌓이는 것 같다. 이성 보다 더 오랫 동안 함께 하는 것이 동성 친구 이기 때문일까... 저마다 한 교실에서 하루 종일 가족 보다 더 많은 시간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어려움 까지 함께 하는 것이 '친구'란 존재 이기 때문에 우리는 학창 시절의 '친구'라는 존재를 매우 중시 하게 마련이다.

  한국인과 일본인들은 학창 시절을 비슷하게 회상하며, 비슷하게 공유하는 편이다. 아마도 교육 제도가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일본은 가까운 나라라서 그런지 많은 면에서 한국과 닮아 있다. 그러나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 일본'이라는 말도 있듯이 한국과 일본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부분도 많다. 그중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괴리감을 느끼는 가장 큰 것을 고르라 치면 단연 문화, 매체에 관련 된 것이라 단언 할 수 있다. 일본방송을 접할 기회가 있었던 분들은-지금에야 점차 개방이 되어 어느 누구라도 쉽게 일본 가수의 노래, 그리고 일본 영화를 접하게 되었지만-우리 나라와 차원이 다른 자유 분방함과 선전성에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처음 일본 문화 개방이 현실화 되었을때 많은 영화사와 음반사가 바짝 긴장하며 반대의 기치를 드높였으나 결국은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 일본 문화. 그러나 예상외로 결과는 일분 문화의 K.O 패 라고 할 수 있었다. 적어도 영화 산업에 있어서 만큼은 말이다. 그나마 배틀 로얄은 일본 특유의 엽기적인 잔인함, 러브레터는 색다른 잔잔함과 애잔함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으라차차 스모부, 철도원, 사무라이 픽션 같은 대부분의 일본 영화는 그다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너무 잔잔해서 졸리거나, 너무 엉뚱하고, 정서가 달라 생각 보다 재미를 얻을 수 없었던 것이 이유 였을까. 일본 영화의 완전 패배 속에서 남고생의 수중 발레라는 어의 없는 설정으로 우리 곁에 찾아온 또 한편의 일본 영화. 극과 극을 달리는 이제까지의 일본 영화 흥행선에서 이들은 성공과 실패 중 어느 선에 줄을 댈 것인가...

  부원이 수영대회 출전해서 여덟 명 중 8등을 하는 3학년 스즈키 단 한 명뿐인 유이노 남고 수영부.그러던 어느 날 미모의 여교사 사쿠마 선생이 수영부를 맡게되고, 수영부에는 단번에 인기부로 급상승한다. 그러나 그녀의 전공은 수중발레.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겁하며 도망치고, 꽃미남 스즈키, 농구부에서 왕따 당해 수영부로 들어온 사토, 깡마른 몸을 근육질로 만드는 게 꿈인 오타, 맥주병에 공부벌레인 가나자와, 여자 같은 사오토메만이 얼떨결에 수영부에 남는다.
그러나 시작도 전에 유부녀였던 사쿠마 선생이 임신으로 밝혀져 학교를 쉬게 되고, 새로운 마음으로 수중발레를 해보려했던 워터보이즈는 위기에 봉착한다. 하릴 없이 포기 하려는 그들에게 돌연 나타나는 스승 대타는 엽기적인 돌고래 조련사 이소무라. 부려 먹기만 하려고 이들을 받아 들인 이소무라는 이들의 진심에 감복하고 엉터리 조련을 시작한다.

  한마디로 이 영화를 대표하는 단어를 고르라면 '황당'과 '오버' 이다. 금남의 영역이었던 수중 발레라는 운동을 남자들이 한다는 설정-물론 이것이 실제로 일본 어느 남고에서 행해 졌고, 지금은 전통으로 계속되고 있다손 치더라도 대부분의 일반적인 사람들의 관점에선 엽기라 아니 할 수 없을 것이다-, 사토의 머리에 불이 붙는다는 등의 것이 일단 황당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수중발레의 바람을 불고온 사쿠마 선생과 느닷없이 워터 보이즈의 조련사가 된 돌고래 조련사 이소무라, 너무 씩씩해서 탈인 스즈키의 여자 친구 시즈코 등은 관객들을 웃기기 위해서 온 몸을 바쳐 오버하고, 특히 조련사 이소무라는 종국에는 과연 정상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라고 할 정도의 의구심을 남길만큼 과장된 행동으로 사람들을 웃기려 한다. 여성스러운 남성으로 등장하는 워터 보이즈 사오토메 또한 느끼하기 짝이 없으며, 연장선 상에서 일본의 게이바는 한국 정서 상으로는 좀 거리가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헛점도 많고 오버액션으로 인해 연결선이 중간 중간 끊어지기까지하는 이 황당한 영화는 관객들을 피식 거리게 하다가 어느 순간 박장 대소 하게 만들더니, 종국에는 미친듯이 웃어제끼게 만든다. 그 힘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첫째로 남자 고등학생들의 '엉뚱함' 이다. 어른들의 잣대를 좀 빌리자면 예로부터 여자는 다소곳 하고 얌전하며, 부끄러움을 잘 타야 하며, 남자들은 원대하며, 배짱좋고, 씩씩해야 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워터 보이즈 주인공들은 잘생긴 것도 아니고, 보기 좋은 몸매의 소유자도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를 사정없이 웃긴다. 여자들이라면 약간의 남의 눈에 대한 '의식'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할 만한 일을 이 어리 벙벙한 워터 보이즈들은 너무도 당당하게-사실은 놀림을 받고, 남자친구들 뿐만 아니라 여자 친구에게까지 말 못할 정도로 부끄러워 하지만-해낸다. 남자 본성의 부딪히고 보자는 엉뚱함과 돌격성이 합쳐진 성과물이 '남자 고등학생'의 수중발레인 것이다.

 두번째로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보상' 즉, '대리만족' 이다. 우리 대부분은 학창 시절 많은 것을 꿈꾸며 살았을 것이다. 자신의 취미 생활을 마음껏 즐겨보기를 원하고, 빠져 들기를 원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언제나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수도 없고, 미래를 위해서는 싫은 것도 해야 한다. 특히 일본과 한국 같은 동양인들은 더더욱 그러한 압박에 매여 산다. 더 좋은 대학을 가야 성공한다는 의식. 이를 위해서는 친구를 눌러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며, 우리는 그들을 눌러야 한다는 것을 강요 받는다. 이로인해 서양과는 달리 우리네 동양 인들은 즐겨야 할 학창시절이 공부에 치여 악몽 같은 학창 시절로 변질된다. 그런 현실과는 다르게 우리의 주인공 5명의 워터 보이즈들은 마지막 고3 시절을 멋지게 장식하기 위해서 공부 보다는 그들이 해 보고 싶은 것을 선택한다. 그것이 다소 다른 사람의 손가락질과 놀림을 받는 것일지라도... 그것을 보며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었지만 이루지 못했던 꿈을 본다.

 세번째로 여러 고비를 넘겨 꿈을 이루어 낸 데 대한 '목표의식', '목표달성'이다. 그들은 이곳 저곳을 찾아 다니고 힘든 연습과 오랜 시간을 들여 수중발레를 배운다. 그들의 고난은 막판 10여분 간의 신명나는 수중발레 씬으로 관객들을 물속으로 하나씩 끌어 들이면서 희망으로 풀려나가기 시작한다. 그들은 좌초할 위기에서 머뭇거리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찾아 내고, 그 길을 개척하고 결국은 성공한다. 그 성공이 단지 '자그마한' 성공일지라도 관객들은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줬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준 10여분 간의 창의적이고, 환상적이며 힘이 넘치는 수중발레는 여느 여자 수중발레 팀보다 멋졌으며, 활기 찼으며, 엄청나게 강한 힘으로 관객을 끌어 당기고 있었다. 박수 치며 신나 하는 관객 사이로 나도 모르게 함께 박수 치며, 너무 웃어 눈물 까지 흘리는 내가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다...그들은 그들의 꿈을 이루어 냈고, 그 사이에서 관객들은 불가능 한 것도 노력하면 이루어 낼 수 있다는 '희망'을 본다.

  워터 보이즈는 유치하다. 황당하고, 만화책 한편을 보는 것과 진배 없다. 그러나 워터 보이즈는 다르다. 살아 넘치는 생동감, 생명력을 느끼게 해주고, 인간 냄새를 느끼게 해주고, 우정을 느끼게 해 주고,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심어 주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러 가시는 분들께 충고 하고 싶다. 영화평 따위는 보지 마시라. 이 영화는 이런 점이 만화 같고, 말이 안되고, 너무 오버하고 등등의 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없다. 관객은 그저 파랗게 흩어 지는 물살을 보며 시원해 지고, 행복해 지고, 웃을 수 있으며, 급기야는 따뜻해지는 가슴, 그리고 희망을 느낄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p.s www.freechal.com/game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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