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얼굴, 낮은 코, 좁은 턱.. 21번 염색체가 비장애인보다 1개 많은 3개가 있어서 생긴다는 '다운 증후군'. 봉사정신과 인내심이 강해서 `천사병`으로도 불린다. 영화의 주인공 '다니엘'을 맡은 배우도 실제로 다운 증후군을 가진 이. 이 배역을 맡아 실감나게 연기함으로써 제57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탄 작품.
'장애와 비장애'.
우리는 일반적으로 외형적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흔히 '장애인'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 과연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외형적인 부분? 내면적인 정신적인 상처를 가진 이들은 겉으로는 멀쩡해보이지만,
누구보다 덜 행복하게 세상을 살아가는데 더 장애가 많다.
여자주인공 '라우라'는 어릴 적 가족에게서 받은 무언가의 상처때문에
일찍이 집을 나와 살고 있고, 장애인 복지과에서 일하고 있지만,
한 면으로는 방탕한 삶을 살고도 있다. 그녀는 금발로 물들인 아주 요염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그 누구와도 '사랑을 나눠 본 적'이 없다. 많은 남자와 자봤지만, '사랑을 나눠본 적'은 없다고 했다.
이 '사랑을 나누다'..란 말이 상당히 와닿았다.
단순히 섹스가 아닌 '사랑을 나누다'라는 이 말이, 이렇게 다가온 적도 없었을 것이다.
진정으로 사랑해서 정신뿐만이 아닌, 그 기쁨을 몸으로도 '나누고' 싶다는 그 말..
'라우라'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다니엘'에게서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이 말을 내뱉었다.
그들의 사랑은 흔한 할리우드 공식처럼 이루어지진 않지만, 현실적이다.
다운증후군을 앓았지만,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월등히 높은 능력을 가진
'다니엘'은 '라우라'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다름'의 한계를 체감한다.
이 전까지는 어머니의 노력과 가족의 사랑으로 큰 차이없이 교육심리학 석사까지 무사히 마치었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게되고 아름다운 그녀를 만나면서 자신과 다른 이와의 사랑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음을
깨닫고 큰 좌절과 슬픔, 눈물을 겪게 된다. 보통의 우리와 같이 말이다.
그들의 순수하고 일직선적인 감정표현을 볼 때마다, 관객들은 웃고 감동했다.
그들을 가로막고, 장애라고 규정짓는 것도 그들이 아닌 '정상인'이라고 부르는 우리들 쪽이다.
오히려 선을 긋고, 마음의 병을 앓고있는 우리들이 더 약해서 더 걱정이 많아서 그러는 것 아닐까?
사랑한다는 말을 할 때, 누군가의 어깨가 필요할 때, 가장 필요하고 든든한 말은 "미 투 Me, Too"이다.
그 한마디면 사랑한다, 동감한다, 이해한다 등의 모든 여러 말을 통합한다. 그러면서 가장 든든해진다.
이 영화를 보면서 무겁지만 않고, 생각보다 많이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 것은
'다운증후군'을 앓는 이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잘 그려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일부러 동정심과 같은 무게를 잡을 필요없이, 그들의 순수한 모습 그 자체를 지켜보노라면
웃음을 같이 짓게되고 기분좋아진다.
실제 다운증후군을 가진 '다니엘' 역의 파울로 피네다,
감독이자 '다니엘'의 형으로 나온 안토나오 나아로의 여동생도 같은 병을 가졌는데,
영화 속에서 페드로와 사랑을 나누는 '루이자'역이 여동생이다.
제작자 훌리오 메뎀의 딸도 다운증후군이다.
이렇게 진정으로 이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모여,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 진심과 진실성이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아련하게 와닿을 수 있었다.
그들도 같은 감정을 가진 우리들과 같다는 것, 그것만 기억하면 된다.
미 투 ME,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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