벰파이어 바이러스 발병 후 10년 뒤 2019년, 벰파이어는 인류를 지배하고 인간을 사육하며 그들의 피로 생존하다가 급기야 피가 모자라자 혈액 대체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피를 먹지 못한 벰파이어가 '서브사이더'라는 변종으로 변이되어 큰 혼란에 직면합니다. 인류가 멸망 위기에 직면하자 혈액학자인 에드워드(에단 호크)는 인간을 지키면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벰파이어의 기득권층에 또 다른 야욕은 자신들의 이익과 생존만을 위한 결정을 내리기에 이릅니다.
사람의 피를 빨며 공포의 대상이었던 흡혈귀 벰파이어가 로맨틱한 존재로 변한 <트와일라잇>에서 더 나아가 <데이브레이커스>에서는 벰파이어에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합니다. 태양을 볼 수 없는 불사의 존재라는 기본적인 요소만을 살린 채 뛰어난 창의력과 과학 기술로 인류가 가진 문명을 그대로 사용하여 사회를 꾸려가는 벰파이어의 설정은 확연히 바뀐 벰파이어에 대한 시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런 시각에 기초하여 생존을 위해 인간의 피를 먹어야 하는 벰파이어지만 인간에서 변화 되었기에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과 공존하는 방안을 찾아가는 선과 인간의 기억을 잊고 인간은 오직 먹이로만 생각하는 악과의 대결이 기본 스토리에 줄기인 <데이브레이커스>는 오락적인 요소를 최대한 살리면서 과연 대체품이 과연 진정한 해결책이 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보다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은 굳이 과학적인 부연 설명이 필요없는 방법이긴 하지만 인간의 입장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게 될 방법인 결말은 벰파이어도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본다면 참으로 기발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인간에게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과 태양이 벰파이어에게도 중요한 변이에 요소가 된다는 설정이지만 물 묻은 벰파이어는 타버리지 않는다는 논리는 지금까지의 상식에 또 다른 논란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벰파이어가 인간의 피를 오래 동안 먹지 않으면 변종 괴물(서브사이더)로 변한다는 설정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하지만 <데이브레이커스>는 선과 악의 대결에서 액션의 분량을 지나치게 작게 잡아 색다른 액션에는 아쉬운 수준을 보여주고 서브사이더의 끔찍하고 흉칙한 모습과 사지가 떨어져 나가고 몸이 터져나가며 내장과 피가 온 화면을 뒤 덮는 장면에선 구토의 욕구를 참기 힘듭니다. 그런 화면 속에서 유독 이사벨 루카스가 눈에 잔상을 남기더군요. 약간 <트와일라잇>의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어릴적 모습을 모는 듯한 착각을 갖게 하는 그녀가 그나마 위안이 되었지만, 사실 아사벨 루카스보다 더 비중을 갖는 오드리 (클로디아 카번)는 조연에 속해 광고에 사진과 이름도 못 올린것에 비하면 아사벨의 인기가 어느 정도 인지를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겠지요. 또 에드워드의 동생인 프랭키도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갖는 비운의 인물인데도 전혀 언급이 없는 것도 이 배우들에게는 무척 속상할 것 같네요.
새로운 설정과 색다른 소재가 주는 신선한 재미는 <데이브레이커스>가 갖는 최고의 장점이며 오락 영화로 손색이 없는 영화입니다. 그런 재미를 만끽하기 위해 잔혹한 장면을 이겨내야 한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한때 할리웃을 풍미했던 올드 배우들이 모여 나름 액션을 선보인 이 영화...꽤 볼만은 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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