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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이 고통이 되는 순간, 공포를 낳는다. 베스트셀러
kaminari2002 2010-04-13 오전 12:01:34 565   [0]

 

<베스트셀러>는 한국공포영화를 많이 봐온 사람이라면 처음에 등장하는 딸 연희의 존재에서부터 이야기적인 면으로 끝이 어느정도 유추가 되는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긴장감과 이야기조절로 보는 사람을 공포와 스릴러적인 면에서 재밌게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연출과 감독을 모두 맡은 이정호 감독은 데뷔작을 통해 그동안 쌓아온 정공법적인 면으로 공포와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한편으론 너무 많이 봐온듯한 정공법인 부분이어서 깜짝 놀랄 부분이나 예측되는 공포장면 등이 쉽게 보이는 단점이기도 했다. 신선하다는 점에서는 많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 나름 좋은 점수를 주고싶은 점은 각본이다. 감독이 각본까지 직접 맡았을 정도로, 이 영화의 시나리오에 들인 노력의 흔적은 역력히 보인다. '베스트셀러와 표절'. 이 부분이 영화의 시나리오적인 면에서 다른 공포영화들의 단순한 내용을 뛰어넘는 의미가 보인다.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야하는 창작가의 심리와 고통. 그것이 예민한 신경으로 발달하여, 가상과 현실을 구분 못하는듯한 히스테릭한 정신병적인 분위기으로까지 이어지는 과정. 그것이 영화 <베스트셀러>의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이어진다. 창작이 고통이 되는 순간, 공포를 낳는다.

 

그리고, 요즘 시대에 문제가 되고 있는 표절. 베스트셀러 작가 백희수(엄정화)는 4연속 베스트셀러 책을 만들어냈지만 2년 전 표절 문제로 한번에 매장당하는 위기에 처한다. 표절은 현대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다. 그런 그녀가 표절을 인정하지 못한 채, 다음 베스트셀러를 만들어서 그 명예회복까지 노려야하는 '심적고통'은 말로 이룰 수 없다.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야하는 동시에 과거의 표절시비까지 없애야하는 대고통이다. 그러한 심적고통이 심해져서 딸 연희에게 '언니 이야기'를 더 들려달라는 구걸 아닌 구걸과 히스테릭한 모습까지 보여주게 되는데. 이러한 작가의 심리적 고통이, 영화의 내용적 이야기와 맞물려 또 다른 공포를 만들어낸다. 영화의 마지막, 그녀가 표절시비를 인정하자 그녀의 표정은 한껏 편해진다. 의도였든 아니였든, 표절, 그 자체의 문제는 창작가의 마지막 창작의 의욕과 명예를 지키기위한 분투로 이어진다.

 

영화의 초반은 공포영화의 분위기를, 후반은 미스터리 스릴러의 분위기를 띄는데, 그 조합도 의외로 적절했다. '장화홍련'의 그네장면이나 예측되는 공포씬 등 이 영화의 많은 씬들은 사실 그동안 많은 한국영화에서 봐왔던 조합이다. 그 점에선 좋은 칭찬을 해줄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소재들을 엮어서 적절한 공포와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끝까지 긴장감있게 풀어낸 점은 장르영화로써의 재미를 어느정도 유지했다는 말이다. 조금만 더 신선한 장면을 추구하고 진부한 공포영화들의 클리셰적인 장면들을 배제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영화는 엄정화의, 엄정화에 의한, 엄정화를 위한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오로라 공주>때의 연기가 더 섬세했다고 생각되지만, 공포스릴러에서의 단독 톱 여주인공으로써의 중압감도 꽤 있었을텐데 혼신의 연기를 잘 펼쳐낸 것 같다. 가끔 과잉된 공포연기가 보이긴 하지만, 이쁘게 봐줄만하다. 조연들의 연기도 탄탄하고, 의외의 조진웅의 연기가 돋보인다. 처음부터 딸 연희의 존재라든가, 마지막 마을사람들의 비밀 등이 예측되도록, 충분히 복선적인 장면을 앞에서 많이 보여주는데 관객들이 너무 쉽게 알아차릴 수 있어서 조금 아쉽다. 과잉적인 부분을 조금만 절제하고, 익숙한 장면들만 좀 더 배제했더라면, 정말 신선하고 의미있는 내용의 공포스릴러가 탄생할 뻔 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조니 뎁의 <시크릿 윈도우>라는 영화가 조금 생각났는데, <베스트셀러>도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라고 할 수 없는 점에서 창작의 어려움을 알 수 있겠다. 이 영화가 흥행의 '베스트셀러'가 될지는 조금 두고봐야겠다. 


(총 3명 참여)
kkmkyr
그래요   
2010-04-22 12:34
yhm1007
잘봤어요~   
2010-04-20 18:33
wjswoghd
잘 보고 가요   
2010-04-19 20:40
truefor1001
잘읽었습니다   
2010-04-16 18:09
enter8022
잘읽었습니다. ^^   
2010-04-14 10:21
seon2000
잘봤어요   
2010-04-13 16:38
boksh3
감사   
2010-04-13 15:07
sdwsds
기대된다.   
2010-04-13 00:2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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