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을 잡지 못한 채 나열식으로 늘어놓는 연출은 결집력을 떨어트리고 영화를 평면으로 만든다. 과거 회상 부분 역시 적극적으로 감정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밋밋하게 늘어진다. 와리스의 과거와 현재는 유기적으로 섞이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붙어있을 뿐이다.소재의 무거움을 의식해서일까 감독은 영화를 밝고 경쾌하게 이끌어나가려고 한다. 왜 그렇게 코믹함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유머는 대부분 마릴린과 와리스의 에이전트인 루신다(줄리엣 스티븐슨)의 캐릭터에서 나오는데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 그 와중에도 줄리엣 스티븐슨의 뛰어난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데저트 플라워>는 뜨겁고 격렬한 감정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극중 와리스의 사진 촬영과 패션쇼 장면처럼 피상적으로만 접근한다.(심지어 그 장면조차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지 못하고 심심하다) 와리스는 폭 넓은 스펙트럼의 내면을 가진 캐릭터다. 타지에서의 혼란스러움, 가족에 대한 그리움, 모델 일에 대한 두려움과 회의 혹은 자부심, 가짜 남편과의 갈등,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설렘, 조국에 대한 애증 등 표현할 수 있는 재료가 무궁무진한데도 거친 손길로 겉만 훑고 지나간다. 심지어 마릴린과의 다정한 우정조차 중반 이후엔 희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