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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목]이영화에 미치지...않을자신 있니? 헤드윅
rose777 2002-08-11 오전 12:52:37 1584   [4]
“난 내 다른 반쪽을 만나야해..

두사람이 하나가 되는 것이 정말 가능한 것일까?“
----Origin of love---stephen trask
<헤드윅의 메인테마곡 “Origin of love(사랑의기원)”의 가사>
(헤드윅의 주인공인)헤드윅이 자신의 반쪽(들)인 남성을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목격하는 내내 나는 이상하게도 말 못할 자괴감을 느낀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말한 김재진 시인의 말처럼 내가 찾는 완벽한 이성을 찾는다는 것은 삶을 온전히 내어준다 해도 (그는 ‘그’이길 포기하고 ‘그녀’가 되었다)불가능에 가까운 난제라는 심오한 ‘진리’를 <헤드윅>은 내던진다.
그러나 <헤드윅>은 이 삶의 ‘진리’를 결코 심각하거나 무겁지만은 않게 .... 특유의 독창성으로만 펼쳐놓는다는 점에서 기존 뮤지컬영화들과의 엄청난 차별화를 꿈꾼다.
이영화는 ‘성’정체성에 대한 논쟁의 의도를 담은 이야기도 아니며.
남녀간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멜로’도 아니며
한록커의 성공기를 그린 ‘일대기적’영화는 더군다나 결코 아니다.

<헤드윅>은 바로...‘외로움’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 헤드윅의 삶을 통해 관객이 얻게 되는 ‘웃음과 눈물’은 영화역사상 한번도 보지 못한 ‘진국’이며, 크레딧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관객은 자리를 쉽게 떠날 수가 없다.
오프닝장면을 보라. 무대를 활개치며 열창하는 헤드윅의 입술.
진다홍빛 입술속에서 튀어나오는 노래는 처음 듣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다리 끝의 털마저 서게 만드는 ‘슬픔’이 들어있지 않은가.

‘나같은건 살인이나 해서 신문에나 올라야 사람들이 알 거야’
라고 말하는 헤드윅의 삶은 잘못된 성전환 수술로 남은1인치의 살점처럼 불완전하기만 하다. 자신을 여성화시키고 청혼해온 남편이라는 작가는 여성이 되길 원해 자신을 떠나며, 사랑했던 토미는 자신을 이용해서 헤드윅이 만든 곡을 도둑질해사 부와 명예를 얻는다. 헤드윅을 분노케하는 현실이 어디 이뿐이겠는가. 영화속 베를린 장벽의 붕괴가 헤드윅의 삶자체의 붕괴를 의미하는 중요한 뉘앙스인것처럼.. 헤드윅은 그 일수도 없고 그녀일수도 없는... 가슴을 나오게 하는 토마토 두덩어리와 성기가 있어야할 자리에 달려있는 1인치의 살점으로 인해 모든 이들에게 환락과 탐미의 대상이 될뿐. 결코 완벽한 ‘사랑’의 존재일수는 없는 것이다.

사랑하는 토미에게 노래를 가르쳐주는 일을 하며 처음으로 이일에 자신의 인생 모두를 걸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헤드윅의 진심과는 달리, 세상은 헤드윅을 결코 어떠한 순간에서도 있는 그 자체만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원작자인 헤드윅을 무시하고 토미가 헤드윅의 곡을 마치 자신의 곡인 마냥 발표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장면은 매우 ‘아이러닉’하다. 토미는 함께 차에 탄 헤드윅의 존재를 묻는 기자들에게 예수를 부정한 유다처럼 ‘모른다’고만 부정하는 것이다.
헤드윅은 어디에도 적합하지 못한... 노래속에 나오는 ‘반쪽짜리 인생’이다. 그러나 헤드윅은 그 ‘반쪽’만으로도 그 어떤 완전해 보이기만 하는 (?) 하나 보다도 값지며 빛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어느 순간 ...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수십개의 가발,
파격적이고 화려한 의상,
힙을 흔들어 대는 헤드윅의 엉덩이,
쭉뻗은 다리,
살점없는 허리,
그리고 혼을 빼놓는 그의 보컬....

헤드윅의 카리스마는 완전하게 관객을 영화속으로 함몰시킨다.트렌스젠더이기 때문이 아닌 그저 한 ‘인간’이었기 때문에 헤드윅에게 "사랑"은 필요했다. 그러나, 사라져 버린 4인치의 성기때문인지...
사람들은 헤드윅을 이용할만할 뿐 결코 사랑하지 않는다.
그녀는 일생을 걸고 싶을 만큼의 노력과 사랑을 주었는데도 말이다. 이것이 바로 영화 헤드윅이 가진 주인공의 페이소스이며 슬픔이다.

헤드윅은 영화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기본요소.
탄탄한 드라마. 탄성을 내지를만한 비쥬얼. 가슴을 울리는 영혼의 메시지. 매력적인 캐릭터 이 모든 것을 보통의 수준을 능가하는 그 수준이상의 수준만큼으로 갖춘 몇 년에 걸쳐 만나기 힘든 완성도 높은 뮤지컬영화이다.

락으로만 일관될 것만 같던 메인 포스터와는 달리 헤드윅의 노래는 발라드..컨츄리...왈츠...로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며 상상치 못한 에니메이션의 갑작스런 등장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관객들의 굳은 두뇌를 유연하게 만들어 준다. 과거 유년시절의 회상 INSERT와 현재를 넘나들며 놀랍게도 동서독의 역사까저 아울러 버리는 헤드윅의 영상미는 고정관념을 짓밟으며 기존영화들이 보여주었던 관습적 이데올로기를 조롱한다.

헤드윅이 세계영화팬들을 열광시키며 수십개의 영화제들을 “독식”해버린 이유는 단지 비쥬얼로 보여주려 했던 ‘보여지는 재미’가 아닌 인간에 대한 ‘이해’가 느끼게 해주는 ‘감동’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통해 ‘위안’을 받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나에게 한번도 맛보지 못한 "세계" 의 가능성을 열어주었으며, 세상의 모든 외로운 영혼들을 향해 들려주는 헤드윅의 노래로 나 또한 나의 외로운 영혼을 위해 ‘위안’받았다. 트렌스젠더 락 보컬리스트를 소재로 한 영화가 무엇을 보여주겠냐!!! 는 혹자들의 고정관념과 허위의식을 ‘훌쩍’ 뛰어넘어 뛰어난 위트와 재미 그리고 감동의 눈물까지 결국 흘리게 하고 마는 <헤드윅>은 2002년 내가 만난 가장 Fantastic한 영화이다.

나는 결코 <헤드윅>을 잊지 못할것이며 개봉후 반드시 다시금... 헤드윅의 노래를 들으러...극장을 찾게 될 것 이다.
주연 각본 감독을 해낸 존카메론 미첼은 무실점의 성공신화를 이룩함으로써 폴토머스 앤더슨과 함께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헐리웃의 신예감독이 되어 버렸으며 그의 차기작을 기다리는 나의 애타는 염원이 헐리웃으로 날아가길 바라는 바이다.

<헤드윅>의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의 눈속에 함께 오버랩이 되어 떠오른, 대학시절 나의 보컬활동에 대한 회상은... 영화는 단순한 영상물을 뛰어넘어, 인간에 대한 ‘사랑’이 담겨져야만이 완전해질수 있다는 결과에 중요한 체험..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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