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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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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1 오후 7:19: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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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예고편과 포스터만 봤는데, 꼭 보고 싶어져서 시사회 이곳 저곳에 신청한 결과, 당첨되서 보았다. 티켓을 받는 데 영화 홍보용 같은 휴지도 나눠주길래 생각해보니,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릴 관객들을 위한 센스있는 배려였던 것. 관객은 예상했던 것처럼 어머니와 딸이 손잡고 오신 분들이 많았다. 이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사뭇 궁금해졌다.
영화는 주인공인 지숙(박진희)의 성장기로 시작하여 엄마와 2박 3일간의 따뜻하지만 슬픈 데이트로 끝맺음 한다. 그 사이에 내가 본 것은 친정 엄마(김해숙)의 무한한 딸 사랑이었다. 그 사랑을 계속해서 확인해주는 대사가 시작부터 끝까지 연달아 나온다. 딸 지숙은 "내가 엄마 때문에 못 살아"라고 하면, 친정 엄마는 "나는 니 때문에 사는데, 니는 나 때문에 못살면 어쩌냐"라고 한다. 그리고 딸 때문에 산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자존심 빼면 시체일 것 같은 분이 딸을 위해 무릎을 꿇는 모습도 보여준다. 간이든 쓸개든 다 빼내 주기라도 할 것 같다. 그러한 엄마를 보며 자라온 딸 지숙은 속상하기도 했고, 엄마를 미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나 엄마의 사랑에 감동하며 "내가 엄마 때문에 못 살아"라고 또 말한다. 말이 씨가 되었을까. 죽음을 앞둔 지숙은친정 엄마와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고자 친정을 찾았다. 엄마가 딸을 항상 기다리고 있는 그 곳에. 곧 상영관은 눈물 훔치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영화를 보면서 자꾸 떠오른 사람은 당연히 엄마였지만, 나는 외할머니가 더욱 생각났다.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은 내 고향의 바로 옆인 정읍이었고, 지금까지 들어왔던 구수한 시골 사투리까지, 너무나 익숙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괄괄하고 털털한 성격에 자존심 빼면 시체인 모습까지,거기에 구수한 사투리로 나를 향해 '아이고, 내 새끼 왔누'라고 하던 외할머니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 딸을 향해 '아가야, 아가야, 내 새끼'라고 하는 친정 엄마의 모습 속에 자연히 떠올랐다.
대한민국의 어머니와 딸들에게 꼭 보라고 권하고 싶은 영화다. 영화 내용도 내용이니만큼, 훨씬 많은 공감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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