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짜리 미혼모-부자-를 사랑하는 13살 소년-네모-이 어떤어떤 사건 때문에 갑자기 20대 후반의 어른이 되면서 그 미혼모와 엮이는 내용의 SF/판타지/멜로스러운 영화다. 박해일과 염정아가 각각 주연을 맡았는데, 철없는 어른의 염정아와 어른이 된 아이의 박해일 뿐만 아니라 조연으로 나오는 꼬마들과 우정출연 수준의 성인 조연들의 연기도 일품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조화를 이룬다'는 말이 딱 어울릴만했다. 1980년대 초반을 그대로 옮긴듯한 장소와 셋트도 좋았다. 내용을 이어주는 에피소드들도 재밌는 것이 많고, 사후세계나 저승사자 그리고 네모가 선택을 해야했던 순간을 묘사할 때의 상상력, 적절하게 선택한 엔딩도 괜찮았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에니메이션을 비롯한 시작 부분이 바로 끝부분과 연결된다는 점. 결국은 해피엔딩이라는 거지.. 흐흐.. 다만 분명히 하루에 1년을 사는 것이라는 설정으로 네모가 새 인생을 선사받은 것이었음에도 마지막 10일에 몰아서 늙어버린 것은 옥에 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