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하는 남자와 여자.
그들이 만나서 이혼하기까지의 과정이 역순으로 전개된다.
대담한 구성이다.
같은 구성이라도 "돌이킬 수 없는"만큼 충격적이지는 않다.
"돌이킬 수 없는"은 이전의 시간으로 역으로 진행할 때마다 카메라의 움직임이 거의 토할 것 같은 수준으로 어지럽다.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냉혹함에 대한 경고같은...
얘기가 샜다.
그들의 참혹한 시작(영화의 시작은 이혼법정이다 )을 알기에 그들이 사랑하고 미워하고 힘들어하는 시간은 애잔하다. 마지막 그들이 서로를 모르는 때 그리고 서로에 대한 사랑이 싹틀 때 그 사랑은 더없이 순수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프랑소와 오종은 역순의 구성으로 그 사랑의 시작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터널 션사인"이 생각나는 건 사랑은 이성이 훼방놓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공통점이 있다고 느껴져서일까 싶다.
조용히 가슴에 파문이 이는 영화를 당분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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