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물론, 황정민씨의 맹인검사 연기와
왕의 남자에서 볼 수 있었던 로드무비 풍의 씬들의 코믹함은 좋았으나,
가장 중요한 정서가 빠져있는 거 같네요.
도대체 이 이야기가 현대에 어떤 울림을 주는지 잘 모르겠군요...
물론, 동인 서인으로 갈린 조정에 대한 비판은 현 시대를 풍자했다고 할 수 있으나,
이 영화의 주된 이야기인
이몽학의 왕이 되고자 하는 야망과
그것을 저지하려는 맹인검사,
그리고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차승원을 죽이려는 견자
이 세사람의 추격전과 꿈이 가슴에 와닿는 뭔가를 던져주진 못했습니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뜬 구름 잡는듯 모호한 느낌이었습니다.
영화 내내 꿈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리고 감독과의 대화에서도 꿈에 대한 얘기를 중요 테마로 삼았단 얘길 들었는데,)
영화의 주인공격인 견자의 '꿈 없음'이 '꿈'이 되는 순간이란 것이
감독이 얘기한 현 88세대의 꿈없음과 어떻게 맥락을 같이 하는지 모르겠으며,
견자가 찾았다는 그 꿈 조차도 이몽학의 영향이랄지, 그림자에 갇혀 있는 듯해서
혼자만의 성장(?) 위안(?)인 느낌이라
쓰러져 가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치곤
조금 벗어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에 한지혜가 텅 비어버린 궁 안에서
고작 이걸 쫓은거냐 차승원을 다그칠 때는 조금 민망할 지경이었습니다...
(한지혜의 역을 키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끼워넣은 느낌조차 들더군요...)
연기또한 황정민만 유독 뛰어났고,
차승원은 그럭저럭...
백성현은 고군분투하고 있긴 하지만 대배우와 대감독 사이에서 방황하는 느낌이었고,
한지혜는 할 말이 없네요..
기대한 탓도 있겠지만,
어쨌든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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