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자정이 지나 수요일이 되었네요.
4/27 저녁 8시 코엑스 메가박스 프리미어 시사회를 다녀왔습니다.
시사회 이벤트 당첨된 친구가 불러준 것이기에,
저녁은 제가 햄버거로 쐈습니다.
(퇴근하고 바로 와도 시간이 촉박하기에..)
메가박스쪽으로 내려가는 입구에서
정지상태의 하향 에스컬레이터로 걸어내려갔습니다.
앞에 연세드신 두 분이 나란히 천천히 내려가고 계셔서
그냥 천천히 뒤따라 내려가는데,
점점 주변이 밝아지는 느낌에
아래를 보니 사람들이 이쪽으로 몰려들며,
조명을 저희쪽으로 비추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오자 마자 잽싸게 옆으로 피했는데,
카메라에 안잡혔는지 모르겠습니다. ^^
앞서 내려가시던 분들이 누군지는 워낙 경황이 없어 모르겠습니다.
입구쪽으로 내려온 후에야 기자시사회라는 걸 알았습니다.
친구는 제가 모르는 영화평론가들을 보면서 좋아하더군요.
아, 배우 오광록씨도 봤습니다.
자리는 사이드 블럭이었지만,
그나마 중간 복도와 접한쪽이어서 좋았습니다.
앉고 나서보니 영화 및 언론관계자들이 많이 왔던거같습니다.
왠지 느낌상.. 중앙 2개 블럭 혹은
그중에서도 다시 앞부분 1/2 을 VIP석으로,
사이드와 후미는 이벤트 당첨 관객석으로
배치했을 것같다는 생각이 이제야 드네요.
먼저 감독님과 출연하신 분들의 인사가 있었고,
짧지만은 않은 메이킹 필름이 먼저 상영됐습니다.
마치고 나오니11시더군요.
친구와 빠이빠이하고 집에오니 12시!!
사진은 좋은 카메라로 찍으신 기자분들이
올려주실테니 전 일반인의 입장으로서 감상만~^^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꽃을 보면 쉽게 감성에 젖어드는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주인공의 이름은 미자입니다.
미자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노인을 수발해주고 번 돈으로
외손자와의 생계를 근근이 꾸려나가는 중에도,
동네 문학강좌에 개설된 시쓰기를 배우려 합니다.
시쓰기 강좌를 통해 시 쓰는 방법을 하나하나 배워가는 미자.
도무지 배운대로 되질 않아 고민하는 미자에게
자꾸만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사건들이 생겨납니다.
이 사건들은 모두 중요하고 복잡한 사건들이기에
여기에만 집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건만,
미자는 그 와중에도 떠오르는 감상을 계속 메모합니다.
사건이 고조됨에 따라 미자의 삶은 더 무거워지고,
그토록 원하던 시 쓰기는 언제쯤 완성할 수 있을지 요원합니다.
남은 생이 아프고 괴로운 미자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아픔들을 돌아보며
조금씩 삶의 태도를 바꿔갑니다.
'시를 쓰려면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결국 미자는 시를 완성했습니다.
마지막에 낭송되는 미자의 시는
(인생의 짐을 내려놓기엔 아직 한참 먼 저로서는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시는 이해가 아니라 감상하는 겁니다^^)
그 아름다움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몇구절 밖에 안남은 구절만 생각해도
눈물이 맺히는 아름다운 시입니다.
시 속에서 미자는 사람들의 아픔을 돌아보고
그 사람 속으로 들어갑니다.
영화평론가는 많이 아는 친구가
이 영화는 잘 모르겠다고 한게 아쉽습니다.
이 영화는 쉽지 않고,
옛스러우며(심지어 크레딧까지도),
콕 집어 얘기하지 않습니다.
헐리우드의 쉽고,
세련되며,
명쾌한 영화에 길들여진 젊은층 관객들에게는
지루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10대는 10년 후 관람 강력권장!!!)
관객에겐 선택의 자유가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영화인지 확인 후 관람바랍니다.
흥행을 한다면 칸에서의 수상이 그 시발점이 될 수 있겠으나,
수상이 안되면 이전 이창동 감독의 영화들을
좋게 본 분들만 보는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박하사탕'으로 처음 접한 이창동 감독님의 작품은
이후 계속 새로운 도전이었고,
그것은 관객인 저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름다운 한국 영화를 볼 수 있게 한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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