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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라크에 대해 알아야만 하는 것들 그린 존
shin424 2010-05-03 오전 12:09:57 717   [0]

 

 

  그린 존이라는 곳은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의 붕괴 이후 후세인이 사용하던 바그다드 궁을 개조한 미군의 특별 경계구역으로 미군의 사령부, 이라크 정부청사가 있는, 전쟁터 속의 미군의 안전지대이다. 논픽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라크 전쟁을 배경의 이 영화는 재미와 아쉬움이 공존하는 영화이다.(무엇보다도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지금까지 만든 영화 중에서는 가장 약하다.)

 

 

  이라크에서 숨겨진 대량살상무기를 찾아서 제거하는 부대인 MET-D의 팀장인 로이 밀러 대위는 제보를 받고 출동하지만 번번히 허탕만 치자 제보에 대해 의문을 품고, 정보의 제공자를 만나려고 하지만 상부에서는 이를 알려주려고 하질 않는다. 그는 폭탄을 찾던 중, 한 이라크 인의 제보를 받고 한 저택에서 사담 세력의 핵심 지도자인 알 라위 대위와 다른 사담 지도자간의 회의를 급습하게 되고 그는 거기에서 알 라위와 마주친다. 거기에서 주요 관리 한 명을 체포하는데 성공하지만, 무언가를 알아내려는 찰나에 갑자기 특수부대가 나타나 그가 체포한 포로들을 데리고 간다. 무언가 음모가 있음을 직감한 그는 CIA 국장의 지원을 받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진실을 추적하고 결국 그는 알 라위를 만나게 되고 충격적이고 알아서는 안 될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진실 은폐를 위해 국방부 정보부인 파운드스톤은 이들을 제거하려고 한다.

 

 

 

 

 

  복잡하고 정교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이 영화의 스토리는 무척이나 간단하고 단선적이다.이걸 좋게 말한다면 능력있는 각본가의 성공적인 각색이라고 하겠지만, 영화의 성격상 이러한 특성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여전히 영화는 숨 쉬기 힘든 정도로 무시무시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데, 광란의 추격전 사이에서 훌륭하고 한 캐릭터에 대한 복잡한 이야기와 유머, 반전도 간간히 있었던 본 시리즈 때와는 달리 이 영화는 진행 자체는 정교하지만 연결 고리가 약간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지고 인물을 다루는 범위가 다소 광범위하고, 영화가 결말을 향해 달려나가는 과정은 예상외로 단순하다. 인물들도 복잡한 내면을 보여주려고 하기 보다는 영화 진행 과정에 최적화되도록 일차원적이고 변함 없이 단순하다. 그리고 이 영화의 결말에 반전이라고 내세우는 것 - 대량살상무기는 없다 - 도 실제로 밝혀진 사실이다.(처음에는 그런 줄도 모르고 봤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는...)

 

 

 

 

 

  폴 그린그래스 특유의 연출 방식은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요소이다.(이런 연출에 대해 그린그래스 감독 만큼이나 뛰어난 사람이 또 있겠는가...)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감독 특유의 속도감과 박진감 넘치고 감각적으로 눈 돌아가는 편집과카메라워크, 주어진 공간을 정말 잘 활용할 줄 아는 감독만이 만들 수 있는 추격전과 스릴은 이 영화에서도 존재한다. 게다가 그의 전작들처럼 상당한 사실성을 자랑하는데, 이라크 전쟁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재현해 낸 듯한 영상은 정말 백미이다. 그런데 역시 본 시리즈에 비해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소재 자체가 지닌 특성 때문일까? 영화를 구성하는 액션 장면이나 스릴 넘치는 장면들의 양에 비해 이 영화의 액션이나 스릴은 생각보다 적다. 특히 마지막에 엄청난 길이를 자랑하는 도시 속 추격전에서, 장면 자체의 구성력과 흡입력은 좋았지만 장면 자체가 필요 이상으로 질질 끌어서 재미를 좀 반감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어둠 속에서 진행되는데다가 편집은 더 정신 없고 빨라진 만큼 동선을 파악하고 장면을 따라가는데 다소 버거운 감이 들긴 한다.

 

 

 

  이 영화의 새로운 점이 있다면 그건 전쟁을 바라보고 다가서는 시각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영화는 미국의 전쟁 영화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전쟁을 그려낸다. 이 영화는 전쟁 영화라는 느낌은 거의 없다.  대신에 전쟁을 배경으로 그 전쟁의 허무함, 그리고 전쟁이라는 것은 꾸며낸 것이고 모든 것이 조작된 것이라고 말한다. 즉, 사실을 은폐하려는 숨겨진 조직과의 대결 -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같은 - 을 그려낸 스릴러에 더 가깝다.(그리고 다른 전쟁 영화와는 다르게 이 영화는 있었던 사실에 대한 논픽션 형식의 다큐멘터리보다는 사로잡는 힘이 있는 빠른 속도의 스릴러로서 더 성공적이다. 결국 이 영화는 둘 중 어느 방식으로 영화를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좋은가 싫은가가 명백히 나뉠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에서 전쟁에 대한 시각이 드러나는 건 프레디를 통해서이다. 이라크 인인 그는, 주인공에게 회의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 후부터 거의 목숨을 걸다시피 하며 주인공을 계속해서 돕는다. 그는 계속해서 알 라위 장군이 죽기를 바란다. 이라크를 이토록 비참한 상태로 만들어놓았으니, 그리고 그를 죽이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미군들의 태도도 마음에 영 불만이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 이렇게 말한다. 이라크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미군이 신경쓰지 말라고 말이다. 이라크에서 일어나는 전쟁인데, 왜 미국이 간섭하는가. 왜 미국이 자신이 뛰어나고 자신이 위대하다는 식으로 모든 것을 자기 멋대로 이끌어나가려고 하느냐는 식으로 말이다. 실제로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식으로 전쟁에 개입한 그들은 얻을 건 다 얻었지만, 후세인이 사라지고 난 후에도 치안도 안 되어있고 그야말로 개판인 이라크의 상황은 여전히 변한 것이 없다. 겉으로는 평화 운운하면서, 실제로 이들은 그 곳의 평화를 위해 기여한 것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결국 배 채우기 아닌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이라크를 정당한 명분을 가지고 점령하기 위해 실제로 없었던 사실을 조작하여 전쟁을 일으켜 많은 무고한 인명들을 죽이고,  이라크를 자신이 원하는 상태로 이끌기 위해서 이러한 사실을 조작하고, 꾸며내고 은폐하려고 했다는 것은 정말이지 두렵고 불쾌한 진실이다. 강대국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전쟁까지 조작해나가는 그런 모습들... 그러나 이러한 모습들을 단순히 전쟁에만 국한시킬 순 없는 것 같다.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도 실로 여러가지 일들이 강한 나라나 강한 권력에 의해 조작되고 꾸며질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그러한 현실 속에서 당하고 그러나 현실 앞에서 무기력하고 나약하게 살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우리가 주체가 되지 못하고 다른 이들이 조작하고 꾸며낸 것을 따라서 말이다.


(총 0명 참여)
qhrtnddk93
너무많아요   
2010-05-16 19:41
k87kmkyr
그저 그래요   
2010-05-15 13:02
kkmkyr
별로예요   
2010-05-08 16:18
man4497
감사   
2010-05-07 17:47
duddidrod
잘 읽었어용   
2010-05-03 01:4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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