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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발상, 결국 피비린내 물씬 나는 영화 데이브레이커스
shin424 2010-05-03 오전 12:13:40 736   [0]

 블레이드 시리즈로 대표되어지는 무식하게 넘쳐나는 피와 살점들, 다 잘려나간 시체들로 가득했던 일반적인 뱀파이어 장르 영화를 생각해보면 데이브레이커스는 장르 영화 특유의 잔혹함과 피가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까지 흔하디 흔한 종류의 뱀파이어 영화가 아닌 걸로 보인다. 필요 이상으로 유혈이 낭자하는 후반부에 대해서는 평범한 장르 영화를 그대로 답습한다는 느낌이 들고 약간 어처구니 없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일반적인 뱀파이어 영화가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가는 길을 따라서 가려고 하진 않는다. 최소한 전반부까지, 이 영화는 예상하지 못한 지적인 이야기를 예상치 못한 능숙함으로 풀어낸다.

 

 

 설정은 새롭다. 2019년, 바이러스로 인해 95%의 인류가 뱀파이어로 변하게 되고 세상은 졸지에(?) 뱀파이어의 세상이 되버린다. 그리고 그 세계 속에서 살아남은 극소수의 인간들은 간신히 살아가고 있다. 한편 수적으로 훨씬 많은 뱀파이어들은 자신들에게 피를 공급해줄 인간의 수가 점점 줄어들자 걱정에 빠진다. 그런 상황에서, 뱀파이어 과학자인 에드워드(에단 호크)는 인간의 피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제를 찾으려고 열심을 다하고 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그는 우연잖게 오드리(이사벨 루카스)와 라이오넬(윌렘 데포)를 만나게 되고, 그는 그들이 발견한 것에 깜짝 놀란다. 뱀파이어들이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설정만으로는 충분히 어두운 미래 사회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원작 없는) 좋은 오리지날 영화로 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보여주는 미래의 뱀파이어 사회는, 여러 가지 면으로 봤을 때 현대 사회와 약간 연관된 모습이 있다. 가령, 피를 구걸하는 사람들과 그를 진압하는 경찰들, 그리고 거기를 지나가는 값비싼 자가용... 마치 현대 사회에서의 빈부 격차 같은 걸 보여주려고 하는 듯 하다. 이 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 그들 역시 피에 굶주리고 피에 자신의 욕망을 드러낸다.(요즘 정치인들이 아무도 모르는 줄 알고 조용히 돈, 돈, 돈 이러는 것처럼) 그리고 욕망의 상징이자 사회를 구성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피의 결핍으로 인해 무너져 내려가고 지도층 부터 무너져내려가는 사회의 모습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쉬운 건 후반부이다. 후반부에서 감독은 (어쩔 수 없었겠지만) 총을 꺼내들고 뱀파이어들을 향해 맘껏 난사하고, 사지가 절단되고 유혈이 낭자한, 피비린내가 물씬 나는 장면들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전반부에서 그렇게까지 심하게 보여주지는 않았다는 인식이었을까. 후반부의 선혈의 강도는 생각 이상으로 세다.(어쩌면 그들이 처해있던 암울한 상황 때문에 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엄청난 피바다이긴 하다.) 지적으로 몰고 가던 이야기를 피로서 마무리해버린다. 사람들에 따라서 반응이 분명히 나뉠 영화로서, 몇몇 사람들은 잘 가던 영화가 후반부에 다 말아먹었다고 느낄 것이다.

 

 

 (후반부가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자체는 평범한 장르 영화에 비해 훨씬 좋은 영화다. 정말이지 극한 상황 속에 처하게 된 뱀파이어들이 보여주는 잔혹함은, 어쩌면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다. 감독은 영화 속에서 뱀파이어들이 그러했듯이, 인간들 역시 한계와도 같은 극한 상황 속에 치닫게 되었을 때 표출되는 인간 본성의 원초적인 모습에 대해 그려내려고 했던 것 같다. 또한 후반부에서 너무 많은 피를 보여주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하지만 마지막 장면이 정말 충격적이고 인상적이며, 암울한 사회 속에서도 일말의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는 듯한 결말도 여운이 남는 것 역시 사실이다.


(총 0명 참여)
qhrtnddk93
잘보고가요   
2010-05-16 19:42
k87kmkyr
그렇네요   
2010-05-15 13:01
kkmkyr
무섭다   
2010-05-08 16:20
man4497
감사   
2010-05-07 17:46
duddidrod
잘 읽었어용   
2010-05-03 01:4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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