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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인생의 흔적
sh0528p 2010-05-05 오전 12:13:39 808   [0]

한적한 도시 근교에 사는 미자는 우연히 문화원에서 시 강습 광고를 보고 시를 배우려 합니다. 평상시에도 한껏 멋을 부리고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소녀같이 행동하는 그녀에게는 익숙한 단어들이 생각나지 않아 겪는 고생마저도 즐거운 삶속에 한 부분입니다. 그 즈음 마을에 한 소녀의 자살 사건이 발생하고 처음엔 그녀와 관계없어 보였던 그 사건은 그녀의 삶을 흔들어 놓습니다.

 

 

<시>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당대 최고의 미녀 윤정희가 <만무방>이후로 16년만에 스크린에 복귀를 위해 선택한 작품이란 점과 배우의 연기력을 최대로 이끌어내기로 유명한 이창동 감독과의 만남으로 벌써부터 조심스레 칸의 수상까지도 기대하는 화제의 작품입니다. 무수한 작품 제의에도 불구하고 대 스타의 눈높이에 맞는 작품이 없어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초록물고기>에서부터 <밀양>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의 상실과 절망 속에 새로운 희망을 투영한 이창동 감독의 작품성을 믿었던 그녀는 선뜻 이 작품에 출연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출연 작품과 수상을 안겨 준 작품 중 제2의 연기 인생을 안겨준 작품으로 주저없이 이 작품을 꼽고 있습니다. <밀양>에서 이창동 감독이 말하려는 메세지를 전도연의 연기력으로 만들어냈다면, <시>는 이창동 감독이 그린 밑그림에 연기 이상 삶의 연륜으로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그녀를 위한 작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절망과 망각 그리고 시"


미자는 시를 쓰려 합니다. 환갑이 넘도록 한편의 시를 써 본적 없고 어릴 적 시에 재능을 갖고 있어 잊혀진 꿈을 이루기 위함이 아닌 마음 속 강한 이끌림으로 인해 시를 원합니다. 늘 세상을 아름답게 보았고 자신을 가꾸는 것에도 노력한 미자에게 시는 잘 어울려 보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시를 쓰기 위해 '보는 것'이 제일 중요해 자세히 바라본 현실은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기만 합니다.  머리속에서 조금씩 기억이 사라져가는 병을 갖게 되고 엄마와 떨어져 미자의 손에서 크는 외손주는 큰 사고를 쳐 그녀를 절망에 빠트립니다. 거기에 여자로 감당하기 수치스러운 모습도 참아야 하는 상황까지.... 그녀가 사는 세상에선 찾으려한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절망스러움만이 존재합니다. 세상엔 아름다움만 있다고 바라볼 때는 몰랐지만 소녀가 고통받고 삶을 마감하던 발자취를 따라가며 비로소 보지 못하던 현실을 보게 됩니다. 그래도 미자는 꿋꿋히 그런 세상 속에 아름다움을 찾으려 합니다.  그리고 기억에서 사라지는 단어처럼 머지않아 사라질 자신의 흔적을 위해 한편의 시를 남기려 합니다.

 

 

"아름다운 세상"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어두운 면을 통해 절망을 말하면서 희망을 느끼게 하는 이창동 감독의 시선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암울한 상황을 더욱 절망스럽게 만들며 무거운 마음을 느끼게 합니다.  착하게만 보았던 외손주의 용서할 수 없는 행동과 그 뒤에도 아무일 아니라는 듯 지내는 모습이나 사고를 조용히 덮으려 노력하는 어른들의 행동에선 결코 시상을 떠올릴만큼 아름다운 세상의 모습은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절망 속에서도 아름다운 순간을 추억하며 행복을 느끼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준 장면처럼 이창동 감독은 세상은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힘들고 고통스럽게 느껴져 눈물이 흐를 지라도 어쩌면 그 순간이 '내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일 지 모른다며 절망 뒤에 있을 희망을 보라 합니다. 이를 위해 이창동 감독은 우리 주변에서 조금씩 사라져가는 '시'를 선택했고 인생의 황혼을 넘긴 배우로 그 메세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아녜스의 시"


모두 시를 쓰려하지만 모두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는 모두의 마음에 있고 단지 그것을 끄집어 내기만 하면 된다고 하지만 누구나 할 수는 없습니다. 시는 느낌으로 쓰기에 느낌만 있으면 적을 수 있다지만 일생을 살며 한 편의 시를 남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란 쓰겠다는 마음만 갖으면 쓸 수 있는 것이기에 그녀는 그토록 원하던 시를 남깁니다. 그녀가 남긴 동정녀의 상징인 '아녜스'의 시는 죽은 소녀를 떠올리게 하지만 어쩌면 미자 자신에게 바치는 시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나가면 기억으로만 남겨지는 행복한 순간을, 조금씩 머리속에서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붙잡고 싶은 열망으로 써내려간 시는 그녀 인생에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되 듯 우리에게도 지금이 인생에 한편의 시와 같은 소중한 시간일 지 모릅니다.


(총 1명 참여)
gonom1
잘읽었어요   
2010-05-28 00:11
pjk0315
보고갑니다   
2010-05-23 18:17
qhrtnddk93
눈믈이나요   
2010-05-16 19:10
k87kmkyr
어려워요   
2010-05-15 12:32
snc1228y
감사   
2010-05-13 16:19
kkmkyr
내용좋아요   
2010-05-08 15:59
man4497
감사   
2010-05-07 17:17
smc1220
감사   
2010-05-06 17:55
ckn1210
감사   
2010-05-06 00:23
sinman81
잘 보았습니다   
2010-05-06 00:1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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