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의 리드 보컬인 야마자키는 라이브 콘서트를 위해 서울로 가야하지만 문제는 그가 비행기를 타지 못한다는 것! 밴드 맴보둘의 성화에 못이겨 간다고 했지만 결국 그의 선택은 비행기가 아닌 택시... 결국 서울에 데려다 준다는 친절한 기사(?)를 만나 비행기 보다 비싼 요금을 내고 서울로 출발합니다. 배에서 내린 부산에서부터 국제통상마찰(?)을 일으킨 택시는 과연 목적지까지 갈수나 있을런지...
일본 토쿄에서부터 대한민국 서울까지 택시를 타고 간다는 황당한 소재가 눈길을 끄는 영화 <도쿄 택시>는 단절된 소통으로 인한 문제를 극복하고 화해로 가는 과정을 그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코믹하게 풀어가는 유쾌한 영화입니다. 얼핏 보면 일본 택시가 서울까지 가는 과정이 코믹하게 그려질 법 하지만 그보다 영화에선 서로 다른 문화와 이질화에서 오는 웃지못할 상황이 오히려 웃음을 유발합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과 한국간 미묘한 민족성의 차이와 국가간 상황의 상이함에서 비롯된 오해를 적절한 웃음의 소재로 삼고 있고, 이들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개인간에 소통부터 가정, 사회, 국가간에 발생하는 문제의 근원을 꼬집고 나름의 해결 방안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택시"
김태식 감독은 말하려는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택시'를 선택합니다. 서로의 편의를 위해 잠시 동안 불완전한 인간관계를 맺는 이동 수단인 택시는 작은 공간에 자리를 함께하지만 잠시 스쳐가는 인연이라는 생각으로 서로간에 알려하지 않고 굳이 알 필요도 없는 대표적인 관계입니다. 그러나 영화에선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함께 목적지를 가면서 서로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알아가며 가까와집니다. 서로의 사진을 보여주고 짐을 들어주며 고민을 나누는 사이로까지 발전하지요. 때로는 대화의 오류로 인해 엉뚱한 곳에 내동댕이쳐지는 문제가 있는 것 처럼 우리 주위에는 소통의 문제로 생기는 웃지 못할 상황을 먼저 보여 주기위한 도구로 택시가 등장합니다.
"국제 통상 마찰"
택시가 힌국에 도착하자마자 부산택시기사들의 조직적인 추격을 받는 도쿄 택시. 국제 통상 마찰을 일으켰다는 것이 그들의 죄명인데요... 소속을 묻는 질문에 알아 듣지 못하는 일본 기사는 '안녕하세요'라고 대답하며 전형적인 소통의 문제를 보여줍니다. 아내와 대화에 문제로 인해 이사라는 가정의 중요한 일에도 도망치듯 피해버리는 운전기사처럼, 일본인이 알지 못하는 서울 밤 교회 십자가를 보고 무덤이 많다고 보거나 민방위 훈련을 보고 전쟁으로 오인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은 서로 다른 문화의 이질감으로 기인합니다. 이처럼 <도쿄 택시>에서는 작은 단위의 사회 구성원에서부터 크게는 국가에 이르기까지 단절된 소통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들을 보여 줍니다. 우리가 조금만 마음을 열고 바라보고 들으려 하면 이해할 수 있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영화는 어떤 해법을 제시할까요...
"Can you speak English?"
<도쿄택시>에서 가장 자주 듣고 기억나는 대사인 이 말은 영어를 배우는 기초단계에서의 질문이지만 어쩌면 소통의 문제에서 가장 기본이되는 해결법이 아닐까 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건네는 이 질문은 서로 대화를 하기 위해 공통의 언어를 찾기 위한 질문으로 해석됩니다. 나는 내 말을 하고, 너는 너의 말을 해서는 절대 서로 소통할 수 없기에 우리가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합니다. 소통의 문제는 교차로에서 갈 곳 잃은 택시처럼 어디로 가야 해결방법이 생길 지 전혀 갈피를 잡을 수 없습니다. 그 상황에서 우선 서로 통하는 언어로 대화를 시작한 뒤 속마음을 숨김없이 터 놓고 말하면 우리 인생은 영화에서처럼 '즐거운 여행' 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사랑하는 그녀에게 '미소 라멘'이라는 말 대신 사랑이 담긴 눈으로의 대화하는 것과 택시기사가 아내에게 진심이 담긴 속내를 말해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이제는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고 알아 가기위해 조심스레 이렇게 말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Can you speak English?"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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