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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 에로스
j1789 2010-05-09 오후 2:46:53 2082   [1]

 
<에로스>의 출발은 왕가위의 <그녀의 손길>(The Hand)이다. (이탈리아판은 그러나 당연하게도 안토니오니 것부터 시작된다) 굳이 우열을 가려 말하자면, 세 작품 중 가장 품위 있고 제목에 맞는 성애가 간절한 것은 바로 왕가위의 손길에서 나왔다. 풋내기 숫총각이 물 오른 여자의 '손길'을 잊지 못해 사랑의 열병에 빠진다. 오랜 훗날 여자는 병들고 시든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에게 식지 않은 애욕을 품는다. 영화는 견습생 재단사 장(장첸 분)과 고급 콜걸 후아(공리 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성애스토리를 그렸다. 여기엔 왕가위 모든 작품대로 남자가 있고 여자가 있고, 둘 사이 사랑이 신파적인 스토리 안에 품격있게 담겨져 있다. 향수 어린 홍콩의 과거이미지를 매력적으로 담은 이 영화는 마치 <화양연화>와 <2046>의 모티브작 또는 외전을 보는 느낌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대타로 참여한 스티븐 소더버그의 <꿈속의 여인>(Equilibrium)은 앞선 <그녀의 손길>과 반대로 유머러스하고 밝다. 소더버그답게(<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를 기억한다면!) 정신분석의가 등장하고 에로틱한 꿈을 다루고 있다. 화면 또한 폼 나는 흑백. 앞서 공리와 장첸의 콤비 플레이가 끔찍하게도 완벽했던 것처럼 앨런 아킨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농밀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세 번째 <위험한 관계>는 가장 이해하기 힘든 작품이다. 낯선 여인과의 정사, 증발, 뜻밖의 인연을 다룬 영화는 안토니오니답게 은유적이고 관음주의적인 시선으로 응시케 하는데 다소 현학적으로 읽힌다. 감독의 철학이 그대로 투사되었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수는 아니더라도 <위험한 관계>의 세계를 경험했던 소수에게는, 그리고 읽어내려 하기보다 잡히는 대로 느낀다면 진정 에로스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선배와 후배 감독의 만남, 동양과 서양의 만남을 주선한 <에로스>는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라고 말할 만한 대중성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세 감독의 뚜렷한 방점이 찍힌 곱씹을 만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값진 작품이다.


(총 0명 참여)
k87kmkyr
볼만하겟어요   
2010-05-15 11:54
man4497
감사   
2010-05-10 13:38
kkmkyr
잘복과갑니다   
2010-05-09 17:17
boksh2
감사   
2010-05-09 17:1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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