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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s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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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1 오후 4:13: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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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영화 제작에 인색했던 한국 영화계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아프리카에서 성경을 현지어로 번역하며 선교하고 있는 강명관 선교사의 이야기를 담은 “소명”(신현원, 2009)에 이어서 “회복”이 제작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장르라는 점에서, 그리고 비록 수익 배분을 겨냥하지 않고 순수한 선교헌금의 의미라 할지라도 교회가 영화제작의 투자자로서 참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기독교 영화 생산에 큰 귀감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게다가 제작사 측은 이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한 번도 시도한 적이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이 점에서도 ‘소명’과 ‘회복’은 한국 영화계에 기념비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두 영화의 제작을 기점으로 한국 기독교 영화 제작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회복’은 ‘이스라엘의 회복’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유대인의 나라 이스라엘 현지에서 메시아닉 쥬(유대인 크리스천)들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으로 인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한 선교적 관심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대인들의 무수한 방해와 테러, 그리고 위협에도 불구하고 결코 식지 않는 복음 전도에 대한 열정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성도들에게 단체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복음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별히 영화가 신앙의 맥락에서 첫 열매인 이스라엘의 회복을 다루고 있는 것 같아서, 필자는 더욱 큰 흥미를 갖고 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 영화를 통해, ‘위대한 침묵’에서와 같이, 근원에로의 회귀가 갖는 의미를 거듭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영화적인 경험에 있어서 ‘위대한 침묵’과 비교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주제와 관련해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 영화다.
영화는 일종의 탐색 과정으로 전개되는데, 전체적으로 몇 가지 질문들에 대답하는 형태로 구성되었다. 시작부터 흥분을 불러일으켰던 출발점은 과격파 유대교 청년단체에 의한 폭탄 테러사건이다. ‘아미 오르티즈’ 사건을 일컫는데, 목사님 가정에 선물로 위장되어 배달된 소포가 폭발하여 아들인 아미 오르티즈를 중태에 빠뜨렸던 사건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전도한다는 이유로 테러의 대상이 된 것이었는데, 희생자가 된 아미 오르티즈는 기적적으로 살아나 영화 시사회에서 건강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유대인 크리스천들이 핍박을 받고 테러를 당하게 된 이유를 탐색하며 거친 호흡으로 시작된 영화는 비교적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고자 노력하였다. 유대교인들의 예배 방해 행위나 유대인 크리스천들이 당하는 테러와 핍박만을 전해주지 않고, 유대랍비들이 전하는 중세부터 뿌리깊이 내려온 반유대주의 역사에도 귀를 기울이는 성의를 보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유대인들의 반기독교적인 정서와 그 이유를 알게 해주었다. 유대교인이라는 정체성 이외에 그들이 왜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하는지를 말해주는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사실 십자군 전쟁 당시 예루살렘을 점령한 십자군은 당시의 십자군 기사의 지도자였던 고트프리트 폰 보우일론의 인도 하에 유대인들의 개종을 강요했고,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방화와 학살을 서슴지 않았다. 영화가 다루지 않고 있지만 14세기부터 유대인은 게토 안에서 갇혀 끔찍스런 삶을 살아야만 했다. 유럽인들의 반유대주의적인 역사는 영화가 보여준 장면보다 훨씬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데, 홀로코스트는 반유대주의적인 정서의 절정을 이룬 사건이었다. 영화는 과거 반유대주의로 인한 유대인 탄압이 유대인들의 집단적인 피해의식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유대인들의 집단 피해의식은 성공적인 이스라엘 선교를 위해 기독교인들이 고민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그러한 집단 피해의식이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유대인 전체의 것인지, 아니면 유대인 크리스천의 선교행위를 방해하는 과격단체들만의 논리에 불과한 것인지,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없는지, 만일 있다면 누가 어떤 형태로 실행하고 있는지 하는 것들이 매우 궁금해졌다. 그런데 감독은 이 부분의 중요성을 인정은 하면서도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고, 카메라를 선교를 향한 뜨거운 열정으로 달구는 일에만 전념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면 다소간의 긴 호흡으로 주목하기에는 감독의 열정이 너무 뜨거웠던 것은 아니었는지.... 다시 말해서 오직 유대인 크리스천들이 당하는 핍박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식을 줄 모르는 그들의 선교 노력과 간증, 그리고 성공적인 선교인 이스라엘 회복을 위한 전 세계인의 기도를 촉구하는 내용에 주로 집중했다. 선교의 문제에 성급하게 다가감으로 인해서 효과적인 선교를 위한 진지한 고민을 뛰어 넘었다고 볼 수 있다. 감독이 보여준 뜨거운 열정은 빠른 영상편집과 영상에 삽입된 열정적인 음악들을 통해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포괄적인 의미에서 선교기도에 다 포함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러나 이스라엘의 회복을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면, 선교의 현실만이 아니라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문제들도 다뤄야 하지 않았을까? 감독의 의도가 다른 곳에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솔직히 이런 질문이 제기되는 이유가 없지 않다. 과거 우리는 아시아와 남미, 그리고 아프리카 지역에서 정치 사회 심리적인 문제 해결을 등한시하고, 교회가 오직 복음전도와 교회건립에만 열을 올렸을 때 어떤 결과를 경험하게 되었는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라는 땅에서의 회복이 과연 어떤 의미에서 회복이어야 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었을까? 만일 이스라엘 선교에서도 단지 교회를 세우고 확장하는 일에만 전념한다면, 그래서-유대인들이 비난하듯이- 도움이 필요하고, 삶의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교인으로 등록시키는 일에만 열을 올린다면, 과거 선교의 역사에서 보인 잘못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선교를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로 이해하는 입장에서 볼 때, 이스라엘의 회복은 유대교와 기독교의 갈등 관계를 직시하고 좀 더 긴 호흡을 갖고 치유와 화해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독교 영상미학의 발전을 위해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영화에서 음악의 역할과 음악 사용의 적절함에 대한 것이다. 영화에서 음악사용의 가치는 특히 영화 음악가 한스 에이슬러에 의해서 강조되었는데, 그는 영화에서 음악은 일종의 영상의 해독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영상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준다고 보았다. 영상의 배경에 흐르는 음악을 통해 영화는 관객들에게 여러 가지 감정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는 서로 독립된 이미지들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위대한 침묵’이 돋보이는 것은 이런 기대효과를 과감하게 배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생명력 있는 영상미학을 구현해 내었기 때문이다. 침묵을 통해 고요함, 만물의 평화, 곧 하나님의 뜻으로 근원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열망을 표현해 내었다. 이에 비해 ‘회복’은 신앙의 장자로 선택된 이스라엘이 다시금 처음으로 회귀함으로써, 특히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으로 돌아감으로써 이스라엘이 온전히 회복되기를 원하는 마음을 담았지만, ‘위대한 침묵’과 비교해볼 때 방법은 전혀 달랐다. 배경 음악은 영화 상영 내내 들을 수 있었는데, 심지어 인터뷰가 진행하고 있을 때에도 계속되었다. 영상을 해석하거나 돋보이게 하는 효과로 사용되어야 할 음악이 오히려 영상에 집중하기 쉽지 않게 만들었다. 영상과 대화할 수 있는 여유를 전혀 가질 수 없었다.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듣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한국교회의 일방적인 설교형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이런 식의 전개가 더 적합하다는 말이 없지 않지만, 적어도 영상미학적인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볼 때 음악의 사용은 영상에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지나쳤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회복’은 이스라엘 선교를 향한 영화의 열정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 관람을 통해 교인들은 이스라엘 선교의 현실을 알게 되고, 또 우리가 왜 이스라엘 선교를 해야 하는지, 유대인 크리스천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한 번쯤 묵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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