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촘촘한 연기스타일, 감독과 겹쳐지는 '아담 랭'의 모습
이름도 나오지않는 '유령작가'역를 맡은 '이완 맥그리거'는 영국의 수상이었던 '아담 랭(피어스 브로스넌)'의 자서전을 대필하게 되면서, 숨겨진 음모를 파헤쳐가는 인물을 맡았는데 간만의 그의 정통파적인 연기를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동안 다양한 연기변신을 하느라 정신없었던 그의 영국인 본연으로써의 연기를 보면서, 관객들은 마치 '유령작가'가 된듯이 숨겨진 이야기와 음모를 파악하느라 정신없이 불철주야 2시간을 뛰어다니게 된다.
현재 스위스에서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가택연금'중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마치 영화 속 '아담 랭'처럼 곤경에 빠진 인물로 흡사 겹쳐지기도 한다. 외딴 섬에 머무르면서 본인의 처우에 대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모습이 왠지 똑같애...하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아무튼 그런 자신을 그린 것인지는 몰라도 그의 클래식컬하고 정통파적인 스릴러를 다루는 솜씨는, 21세기를 맞아도 장인의 솜씨가 여전함을 견고하게 알리고 있었다.
등장인물 모두가 '유령'같아 의심스러운 존재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유령작가'를 제외하곤 모두 의심스럽고 어딘가 미심쩍게 행동을 한다. 아담 랭부터 그의 부인 루스, 그들과는 상관없다던 폴 에멧, 심지어 아담 집의 가정부까지... 영화를 다 보고 난 지금도, 이 영화 등장인들의 행동들은 마치 '유령'과도 같았다는 생각이다. 어느 하나 명확한 사건해결에 도움을 준듯한 행동들이 아닌, 여전히 그들 모두가 이 사건에 가담한 주동자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한마디로 믿을 수 없는 사람들...
일반적인 할리우드 영화처럼 명쾌하게 '누가 이렇게해서 이런 일을 벌였다.'라고 할만큼의 시원한 기분을 안겨주진 않는다. 물론 영화의 결말부분에서 그 부분이 밝혀지긴 하지만, 되돌아보면 그래도 여전히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그 등장인물의 행동은 왜 그랬지, 가정부는 왜 이렇게 수상하게 행동하는거야, 도대체 누구의 말을 믿어야하지? 하는 것처럼 말이다.
로버트 해리스의 원작 'The Ghost'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원작에서는 얼마나 영화하고 비슷하게 혹은 다르게 그려냈을지 궁금해지기도. 이 세상의 모든 인물들이 자신을 조종하고 뒤흔드는 'The Ghost'와 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비단 정치계뿐만이 아니라 가까운 인간관계에서마저도 두렵게 느껴진다. 세상에 숨겨진 음모와 그 뒤에 숨은 인물들...
장인솜씨를 펼쳐보인 '로만 폴란스키'의 클래식컬한 스릴러영화!
<유령작가>는 요즘 감독들이 으례 사용하는 잔재주적인 스릴러 기법과 긴장을 조율하는 음향효과등을 사용하지않고, 오로지 배우들의 촘촘한 연기와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짜여진 스토리만으로 관객들을 2시간동안 붙잡아두는 영화다. 짧은 순간에 밀어치는듯한 긴장감은 덜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게하는 스토리적인 Long한 긴장감을 가진 고전스타일의 스릴러영화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21세기 현란한 영화들 사이에서 그 묵직한 존재감을 스스로 발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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