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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를 넘어 이해에 이를 수 있기를 드래곤 길들이기
christmasy 2010-06-03 오후 11:30:30 597   [0]

사랑니를 뽑은지 이틀이 되나서 긴 리뷰를 쓸 힘이 없다.

하지만, 꼭 리뷰를 남기고 싶은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의 짧고도 굵은 리뷰 시작.

 

내가 영화관에서 만족한 애니매이션은 오직 미야자키 하야오 시리즈 뿐이었다.

그러나 왠일인가. 서양색이 불씬한 바이킹 만화에서 이런 재미와 만족을 느낄 수 있다니, 놀랍다.

 

이 만족은 영화가 던져주는 메세지-역시 영화는 메세지가 생명이다-에 있다.

메시지의 핵심은 '길들이다'라는 개념에 있다.

길들임의 대상이 용이 아니라 우리가 늘 대하는 사람이란 존재라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태어나서 가족, 학교, 직장, 사회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우린 서로가 같지 않아 서로 부딪히곤 한다. 마치 서로에게 가시가 있는듯 가까워질수록 아프다.

그래서 바이킹이 용을 대하듯, 용이 바이킹을 대하듯 어렵지 않게 적대적 관계가 형성되곤 한다.

그러나 그 관계속에는 깊은 오해가 자리잡고 있다.

 

잠시 내 얘기를 하자면, 나의 아버지는 아주 오랜 기간동안 나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않으셨다.

늘 거칠고 상처가 되는 말들로 대하셨고 우리 부자 사이는 점점 멀어져 갔다.

아니 내 마음이 점점 그렇게 아버지에게서 멀어져 갔다. 그러나 좀 더 많은 시간이 흐른 후,

내가 깨달은 것은 아버지는 늘 나를 사랑하셨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표현만 않으신 것이다.

물론 아직 아버지와 나누지 못한 말들이 더 많고 함께 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고 아버지는 여전히 표현에 서투르시다. 이만큼 아버지를 이해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을 아파하며 힘들어했는지 모른다. 

나이를 먹고 직장에 와보니, 또 다른 사람들과 적대적 관계를 형성하곤 했다. 주관적 판단으로 나를 저울질 하고

필요 이상으로 질책하는 상사와의 관계로 적잖게 힘들어 했고, 처음보다 나아졌지만 요즘도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그러나 장담컨데, 그렇게 싫은 말들로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과 나와의 사이에는 크고 작은 오해가 존재한다. 오해로 인한 상처가 아프지만, 그보다 더 슬픈 것은 오해가 오해로 남는 것이리라. 서로에 이해할 수 있기까지 우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아픔을 감내해야 할까? 하지만 우리는 이해를 위한 작업을 계속 해나가야 할것이다. 가시와 같은 오해와 부딪혀 가면서. 그것이 서로에게 '길들여지다' 라는 뜻이 아닐까.

 

드래곤 길들이기는 길들여질 수 없는 존재들이 서로 길들여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소통'-자각하고 있든 않든 간에-을 이루고야 마는 희망을 담았기에

관객으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하는 영화다.

 

우리 삶에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한번쯤 상황을 넘어 멀찌감치서 그 사람을 바라보자..

어쩌면 따뜻한 사랑을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거나, 지금 그 사랑이 필요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이런 말을 한다해도 우리에겐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진정한 신뢰란 불신이란

터널을 지나야 만날 수 있듯 진정한 이해란 오해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오해 속에 있다는 것은 이해를 향한

길에 들어섰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린 이미 그렇게 가까이 있고, 서로에게 길들여지고 있는 과정에 있다.

 

우리가 이르러야 할 종착역은 지금 여기의 오해가 아니라 곧 맞이할 이해라는 것을 잊지말자.

이 영화에 고맙다, 오해속에 힘겨운 우리를 응원해줘서.

 

 

 

http://www.cyworld.com/Moviesymbolism/4066487


(총 1명 참여)
sookwak0710
드래곤 좋아요   
2010-06-06 16:57
pjk0315
보고갑니다.   
2010-06-05 13:54
vandal123
멋진 리뷰 잘 읽었습니다.   
2010-06-04 11:00
kooshu
드래곤   
2010-06-04 05:3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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