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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보이즈' 꽃다운 청춘들의 수중반란 쇼! 워터보이즈
datura 2002-08-20 오전 6:10:53 1467   [13]

'워터보이즈'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그럼에도 그 안에 10대 아이들의 건강한 욕구와 발랄한 열정이 잘 담겨있어 웃음을 연발하게 만든다.

고등학교 수영부가 해체위기에 몰린다.

부원은 늘 대회에서 최하위만 하는 스즈키 뿐이고 아무도 수영부에 관심이 없다.

미모의 여교사 사쿠마 선생이 수영부를 맡게 되자 갑자기 수영부에 학생들이 몰린다.

그런데 이 교사의 전공은 싱크로나이즈 스위밍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겁하고 달아나며 스즈키 등 다섯명만 남는다.

수중발레팀 워터보이즈를 만든 스즈키 등은 친구들의 놀림을 받으면서도 뭔가 보여주리라 마음먹는다.

학교 축제에서 수중발레쇼를 하겠다는 것.

'워터 보이즈'는 참신한 소재의 영화이며 동시에 일종의 '기록 영화'이기도 하다.

일본 사이타마현립 가와고 고등학교 수영부의 14년된 축제 전통을 모델로 탄생했기 때문.

9월 축제 때마다 가와고 고등학교 수영부 남학생들이 수중발레로 축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것이 감독, 야구치 시노부의 영감을 자극한 것.

물론 영화적 과장이 상당 부분 개입됐겠지만 역시 현실은 종종 상상을 뛰어넘는 모양이다.

일본 인디 영화계의 무서운 신예로 회자되는 야구치 시노부는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첫 막을 올린 '비밀의 화원'이나 '아드레날린 드라이브' 등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감독이다.

코미디에서 독자적인 기량을 발휘하는 그 답게 '워터 보이즈'에서도 시종일관 웃음의 코드를 놓지 않는다.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게 하겠다는 야구치 감독의 의도는 이번 영화에서도 성공적으로 관철되고 있다.

뭐니 뭐니해도 이 영화가 큰소리 땅땅치고 있는 수중 스펙타클이 0순위.

엄중한 수영복 심사(?)와 자멱질 테스트(증명불가)를 거친 후 합격한 소년들은 노련한 수중 테크놀러지외에도 청소년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귀여운 치기를 선보여 귀엽다.

남자들도 수중발레를 할 수 있다는 정치적 프로퍼갠더를 위해서가 아니라 '축제에서 한 번 튀어 그간의 설움을 만회하자'는 의도가 더 현실적이고 재미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다소 과장된 유머의 공식을 따르고 있지만 대상이 사춘기라는, 폐쇄적이고 자족적인 정서적 커뮤니티 안에 속한 아이들이라고 이해하면 되려 실제 남고 축제의 현장에 끼어든 듯한 상큼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코믹 만화의 설정과 전개 방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최상의 별미가 될 듯.

'워터 보이즈'는 사랑스런 영화다.

어쩌면 영화는 철저하게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재미가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는 논리적이고 정교한 서사보다는 속도감 있고 위트있는 장면에 의존하면서 관객에게 다가선다.

한편의 익살극인 셈이다.

여기에 섹슈얼리티에 관한 언급, 귀여운 사랑이야기가 가세하면서 영화는 일본 대중영화의 현주소, 다시 말해서 영화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극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워터 보이즈'의 아이들은 멍청해보이지만 극히 독립적이고 활발하며 영민하다.

여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이제껏 이상한 방식으로 자신을 지도했던 교사들 앞에서 남자 수중발레단 팀원들은 웃으면서 춤추고 근사한 수영솜씨를 과시한다.

이들의 시원한 반란은 영화를 보는 내내 미소짓게 만든다.

플래터즈의 '온리 유' 벤처스의 '파이프 라인' 등 귀에 익은 음악이 흥겨운 에피소드와 함께 어울리는 마지막 대목에 가서는 더욱 더 그렇다.

'워터 보이즈'를 만든 감독은 야구치 시노부. 일본 신세대 영화감독이다.

그는 영화 감독 뿐 아니라 만화 스토리 작가 등으로 일한 적 있는데 이 경력은 감독의 영화세계를 잘 요약한다.

철저하게 황당하고 만화적인 영화인 것이다.

'워터 보이즈'는 야구치 시노부 영화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다.

쉽고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그리고 웃으면서 볼수 있는 흔치 않은 영화다.

'워터 보이즈'가 지닌 매력은 상식 뒤집기에 있다.

남자 고등학생이 수중발레단을 구성한다는 뼈대부터 그렇다.

게다가 속살도 '전복의 미학'으로 일관한다.

남학생보다 더 우람하고 당찬 여고생이 등장하고, 여성이 되기를 갈망하는 남성들이 모인 게이 바도 나온다.

수중발레를 가르치는 교사가 수족관의 돌고래 조련사라는 점도 허를 찌른다.

학생들은 멋진 수영장 대신 수족관과 바다, 그리고 전자오락실에서 춤을 익힌다.

'워터 보이즈'는 낯익은 일본식 코미디 어법에서 한 발 더 발돋움한다.

다양한 에피소드에 유쾌한 웃음이 있으면서도 흐뭇한 감동이 있으며 동시에 신나는 음악과 수중발레의 스펙타클이 있다.

물 속에 비닐로 포장한 카세트 플레이를 넣고 음악을 틀다가 풀장에서 헤엄치는 돌고래를 감전시킨다든가,
사토의 부시시한 펑크 머리가 불에 타는 장면 등 관객의 기대를 유쾌하게 뒤집는 대목이 적지 않다.

감독이 만화 스토리 작가 출신인 때문인지 가볍다 못해 만화의 즐거움까지 훌쩍 뛰어넘는 영화다.

남고생 영화답게, 극중 우스꽝스런 상황은 미모의 여교사 때문에 촉발된다.

5명이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정면에서 찍은 컷이나, 가장 우스꽝스런 순간 순간 마다 배우들 연기를 잠시 정지시켜 더 웃게 만드는 컷들을 보고 있으면, 스크린으로 일본 만화책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수영팬티만 입은 남학생들 쇼를 여학생들이 구경하는 마지막 장면은, 남성적 시각으로 그려진 기존 영화들에 대한 '귀여운 반란'이다.

관점에 따라 '워터 보이즈'는 장난기가 지나치게 많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유치해 보이지 않는 건 야구치 감독의 경쾌하면서도 육중한 연출력 덕분일 것이다.

예컨대 흘러간 팝 명곡 '온리 유(Only You)'의 멜로디에 맞춰 물 속에서 팔과 발을 움직이는 남자 고교생들을 보라.

몸은 어른스럽게 성숙했지만 속은 아직 여물지 않은 고교 3학년생이 대학입시라는 장벽을 앞두고도 수중발레를 배우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앙증맞고 귀엽다는 표현으로는 모자랄 정도다.

영화의 웃음은 배우들 연기에서 비롯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일본 청춘스타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

남자주인공 스즈키 역의 쓰마부키 사토시는 3백만 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스타오디션 선발대회'에서 1등으로 입상 연예계에 데뷔한 일본의 아이들 스타.

몇편의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한 후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스즈키의 여자친구 시즈코 역으로 나오는 히라야마 아야는 올해 18살인 일본의 차세대 인기스타다.

지난해 초 우리 나라에서도 개봉됐던 '행복한 가족계획' 이후 '워터보이즈'가 두 번째 영화다.

다케나카 나오토가 조련사 역을 연기하고 있으며 그는 일본영화 '쉘 위 댄스'와 '으랏차차 스모부' 등을 통해 국내에 얼굴을 알린 적 있다.

수중발레리나 워너비들을 아무 생각없이 부려먹으려고만 하다가 애들의 학구열이 장난 아님을 깨닫고 물심양면 후원해 주는 그는 '셸 위 댄스' '으랏차차 스노부' 등에서 다각적인 연기를 펼친 최고 감초 배우다.

호스트 바의 마마로 스즈키 들이 핍박받는 초기부터 온 몸 바쳐(?) 도와주는 역할의 에모토 아키라가의 경우는 가히 충격적이다.

'간장 선생'의 과묵하고 휴먼한 아나키스트 의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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