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이번 영화는 이전 영화보다더 더 난해해진 것 같다.
경기도 소도시에서 이혼한 딸의 손자와 함께 살고 있는 서민 할머니 윤정희는 이제껏 꿈꾸듯 살아온 사람이다.
돈이 없어 중풍걸린 노인을 수발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소녀다운 감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저기서 불행을 목격하지만 어디까지나 방관자인 것이다.
감독이 주인공을 철없는 할머니로 삼은 이유는 따로 있겠지만 어쨌든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어찌되었든 할머니는 외로운 삶을 아름답게 치장하고자 시를 배우려 하지만 주변의 현실은 고통스럽고 치욕스럽기만 한다.
시를 완성하는 마지막 즈음엔 역시나 현실은 할머니의 희망과 바램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죽은 소녀의 음성으로 시가 낭송된다.
만일 윤정희의 60년대 스타일의 과장된 연기가 감독의 의도였다면 동의하기 힘들다.
만일 일상 그대로의 장면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길 원했다면 그역시 동의하기 힘들다.
만일 삶은 슬프고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역설하려는 것이었다면 동감하기 힘들다.
그걸 이제 알았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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