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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목]컨셉영화의 비참한 최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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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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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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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1 오전 2:37: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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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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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개봉된 수편의 한국영화에 분노하고 실망해왔지만 적어도, 패밀리를 보고 난 후의 절망감 같은 건 아니었다. 아니 전혀 이건, 분명, 다른 느낌이다. 이 영화는 대단히 심각한 우려를 일으키게 만드는 문제작이다. 패밀리는 그 시작부터 끝(그건 과연 끝난 걸까?)에 이르는 모든 줄거리와 그 안에 파묻혀 있는 에피소드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황신혜의 걸출한 연기는 제외한)까지, 모두, 한국영화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컨셉기획"에 의존한 안일한 제작진들의 마인드까지 들먹이게 만드는 할말을 잃게 만드는 문제작이다. 한국영화시장은 이번 패밀리를 보아서 알겠지만. 사실 과장되고 부풀어져 있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미완성의 시나리오들이 여전히. 배우들의 명성에만 의존하여 최소한의 관객들의 쌈짓돈을 노리고 만드는, 의식 없는 제작진들의 손에 "장사"나 한번 폼~나게 해보자는 마인드로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우울하고 불쾌한 현실임에 틀림없다.
관객이 극장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 재미 혹은 감동 아니면 색다른 간접 경험 혹은 위안 그나마도 되지 않는다면 킬링타임용의 소일거리가 될만한 영화라도 찾기 위해 스크린 앞에 앉는다. 그러나 패밀리는 너무나 황당하게도 위에 언급한 어떤 부분도 전혀 충족시키고 있지 못하다. 각본과 감독을 맡은 잘나갔던 방송작가 출신 감독 최진원은 무엇을 기대하고 만들었던 것일까? 그저 친한 김민종 윤다훈 이경영 이 세남자의 우정을 기리기 위한 혹은 이경영의 재판마무리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비적 영화인가?
나는 패밀리가 조폭영화의 끝의 방점을 찍을만한... 남는 것을 찾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재미만은 줬기를 간절히 바랬다. 배우진들역시 깊고 깊은 유대관계를 자랑하는 이들이 모였다 길래 정말이지 자연스러운 그간 보아오지 못했던 그들의 숨겨뒀던 끼들을 마음껏 펼쳐 보여줄 수 있는 신선한 기회가 됐기를 간절히 바랬다. 시트콤과 드라마로 날리던 감독 최진원의 데뷔작이었기에 탄탄한 시나리오가 바탕이 됬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러나... 이 모든 나의 기대를 패밀리는 무참히 짓밟았다. 비평만을 위한 리뷰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영화를 다시 한번 정리해보며 칭찬할만한 장점들을 찾아내기 위하여 용트림했다. 그러나 ... 황신혜의 안정된 연기변신이 주는 만족감 외에 나는 정말로, 단 한가지의 장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건 이 영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항이나 반대의사가 아니며 최대한의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려고 했던 본인의 각고의 노력 끝에 얻어진 공정한 심사결과이다. 그러면, 그 결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첨부해 볼까 한다.
첫 번째 단점. 연기에 대한 문제제기. 윤다훈의 연기. 이건 정말 큰 문제다. 이 영화에서 노리는 코믹요소는 언뜻 보더라도 유일한 윤다훈의 개인기에 의존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시나리오 상에서 오는 재미나 웃음은 전혀 찾아볼 수 없기에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윤다훈의 코믹한 요소만이 이 영화를 지탱해줄수 있는 힘인데...아쉽게도 그건 성공하지 못했다. 윤다훈의 억지스러운 영어유머는 2002년이라는 시간적 공간을 망각한 시대착오적인 억지설정이며 윤다훈의 얼굴근육을 잡아당기는 코믹연기는 조금도 코믹스럽지 않고 시종일관 불편할 뿐이다. 감독과 윤다훈 모두 잘못 알고 있는 것은. 관객이 웃는 시점에 대한 잘못된 시간계산이다. 정확하고 치밀해야 하는 시나리오나 연기상의 계산이 이 영화에서는 너무나 이상하게도 철저하게 빠져있다. 웃음이 터져나오려면 그전에 충분한 상황설정이나 기발한 생략과 함축이 존재해야 하는데 패밀리에서 관객에게 억지웃음을 요구하는 부분은 거의 90%이상이 오직, 윤다훈의 표정 행동연기이다. 아직도 영화적인 흐름을 객관적으로 잃어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한국영화 시장의 관객수준을 초등학생도 아닌 유치원생의 수준으로 잘못 계산한 패밀리 제작진의 전적인 책임이다. 이건.
두 번째 단점. 시나리오에 대한 문제제기. 아~정말 이건 할말이 많다. 감독 최진원은 이 영화의 시발점을 실제 인천에서 일어났던 조폭들과 룸싸롱사이의 알력다툼 기사에서 얻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기발하지 못한 낡은 발상속에서 관객에게 감독이 주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식상한 소재를 버무리기 위해서는 색다른 시선이 필요하다. 같은 소재라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영화의 내용은 180도 다르게 표현될 수 있다. 그러나 패밀리는 조금도 다르지 않은 한국영화가 작년부터 밟아 왔던 조폭영화의 수순을 그대로 밟아오고 있다. 다만, 조금 다른 점은, 그간 흥행했던 조폭영화들이 가졌던 장점. 장르의 컨벤션조차 단 한군데도 제대로 따오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두형제가 인천에 상륙하여 룸싸롱을 차지하게 되는 사건을 둘러싼 에피소드들은 천방지축 멋대로 펼쳐져 있으며 사건과 사건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는 찾아볼래야 찾아 볼 수가 없다. 뜽금없는 주인공들의 로맨스가 관객의 머리를 텅~비게 만들며 형제간의 우애라는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조폭패밀리의 신뢰나 의리가 표현된 것도 아니며 룸싸롱 호스티스들의 애환(?)을 그린것도 아니다. 에피소드들은 걸레처럼 너덜너덜하게 단 한군데도 맞물리지 못하고 널려있으며 이야기의 기승전결의 전개 감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상황전개 또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세기 힘들 정도로 많다. (아니 대부분이다.) 날고 기던 김민종이 황신혜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경찰서 장면에서는 극장을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할만큼 개연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압권이었던 부분은 죽었던 자가 환생하는 춤추는대수사선을 연상케 하는... 분노마저 느껴지는 형의 환생장면이다. 패밀리의 시나리오는 도대체 그 근간이 있었을까에 대한 질문마저 드는 ... 씌여 졌다기 보다는 마치 소재만 잡힌 상태에서, 현장에서 패밀리군단(김민종 이경영 윤다훈)이 기분내키는대로 연기하고 감독또한 즉석에서 찍어낸, 원맨쇼. 딱 그 느낌뿐이다.
세 번째, 단점. 기획에 대한 문제제기. 리뷰의 문두에서 지적한 컨셉영화에 대한 안일한 기획은 이제 한국영화에서 다시는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한국영화시장을 갉아먹는 제살 깎기의 지름길이며 대한민국의 모든 관객들이 한국영화를 외면하게 만드는 언젠가의 최악의 상황까지 우려하게 만드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조폭영화가 된다 싶으면 그전에 기획했던 모든 영화들의 제작을 딜레이 시키고 계획에도 없었던 조폭영화들을 서둘러 기획하고 연기경험조차 없는 배우들을 서배해서 서너 달만에 급조하여 찍어내고, 개봉하여 최소한의 손익분기점만을 넘어보려 애쓰는 이 안일한 기획은. 영화를 보는 사람이나 만드는 사람이나 모두를 부끄럽게 만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한국영화시장의 가장 큰 독버섯이다.
영화는 대중예술이다. 금전적인 이익이나 흥행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다음작품의 유기적인 지원의 근본적인 힘이 되어 줄 수 있으며 한국영화시장의 근간을 튼튼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관객들의 관심을 극장으로 모이게 하는 시장의 원동력이 되어 줄 수 있다.이에 못지 않게 작품의 완성도는 흥행과 함께, 여전히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순간의 예상 흥행성적에 미치지 못한 작품이라 할지라도 그 작품의 완성도에 따라 감독과 배우들의 차기 작을 향한 튼튼한 밑거름이 되어 줄 수 있으며 뒤늦게 작품을 발견한 관객들의 아쉬움을 불러일으켜 제작사와 배우 그리고 감독에게 또다른 희망을 안겨줄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전히 완성도 높은 한국영화시장의 질적 양산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시도하고 있는 수많은 이들의 제작지원도를 강화시켜 줄수 있는 자구책을 길러줄수 있기 때문에 작품 의 완성도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시장의 핵심이다.패밀리는 그러나, 이 두가지의 중요한 사실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패밀리의 리뷰를 쓴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리뷰라는 것은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보다 자세한 영화의 이해를 돕는데 일조해야 하는 다소의 책임을 가지는 것일텐데 이번 리뷰는 그 목적에 조금도 도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유는 아직 이영화를 보지 못한 관객의 이해를 도울 일이라는 것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 영화가 이해가 되지 않는 관객이 있다면 그것은 영화에 대한 실망감에서 오는 솟구쳐 오르는 분노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리뷰를 쓴 목적은, 다시는 그들이 잘못계산한 이 엄청난 계산착오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하는 염원때문이다.
덧붙이는 말 :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것은 황신혜라는 배우의 색다른 연기 변신이다. 그녀의 변신은 한 작품 한 작품이 더해갈수록 깊이 있어지고 있다., 깊이에서 오는 변신이기에 물론, 자연스러움은 말할 것도 없고 그에 더해져 신선함까지 가세되고 있다. 그녀의 행보가 젊은 여배우들 못지 않게 더 다양해지기를 . 그리고 더 이상 그녀의 깊이 있는 연기력이 소비성 문화속에서 의미없이 낭비되지 않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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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2002, Family)
제작사 : 배우마을 / 배급사 : 시나브로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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