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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넨버그식 프랑켄슈타인 이야기... 스플라이스
shin424 2010-06-29 오전 2:27:32 1579   [0]

 

<쓰다 보니 약간의 스포일러 들어갔습니다... 참고 하시기를...>

 

 

 이 정도까지 시간이 지났으면 이제 어느 정도는 기괴한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 할 때가 되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 무렵에 본 영화였는데, 정말 대단하거나 경이로운 수준의 작품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정말 좋았던 영화였습니다. 더럽고 징그럽고 이걸 어떻게 풀어내야 할 지 전혀 감도 잡기 힘든 이야기를 정말 깔끔하고, 논리적으로, 그리고 약간은 비정상적이고 도발적으로 풀어나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만, 이런 영화만큼은 호불호가 정말 확실하게 나뉠 만한 영화라는 건 정말 분명한 사실처럼 보입니다. 이런 영화를 볼 적에 머리를 굴려야 하는 영화, 철학적이고 도발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시라면 한도 끝도 없이 좋아라 하실 것이고, 성적으로 불건전하거나, (무섭지는 않지만...) 불친절하고 더러운 장면들이 많은 영화, 약간은 극한적으로 밀고 나가는 듯한 영화를 싫어하신다면 이 영화 역시 보고 나서 적극적으로 싫어하시면서 에잇! 이러실 것 같습니다.

 

 

 능력있는 유전공학자인 클라이드와 엘사는 인간의 유전병을 치료하기 위한 단백질 연구를 하던 중 조류, 파충류, 어류, 갑각류,포유류의 DNA를 합성하여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냅니다. 그들은 윤리 의식을 가지고 갈등하지만, 결국 연구를 더 진행시키기 위해, 제약회사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그 DN를 가지고 유전자 생체 실험을 하여 드렌이라는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냅니다. 처음에 클라이드는 윤리 의식을 내세워서 반대하지만, 결국 아빠와 엄마로서, 그 생명체를 기르게 되고 어디까지 갈 것인지 그 끝을 보기로 작정을 합니다.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위험이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만든 첫 생명체인 진저와 프레드의 처참한 실패로 인해 연구원들이 그들의 비밀 실험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하고, 양서류의 폐와 날개와 독침까지 지닌 드렌은 시간이 지날 수록 인지, 지각 능력은 물론이고, 인간의 감정까지 느끼게 되는 상태에 다다르고, 그 수준을 넘어서서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해갑니다.(그러면서 정말 노골적이고 충격적인 성적 유혹 장면이 나온다는...) 그들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선 이 실험의 결과로서 만들어진 (프랑켄슈타인하고 비슷한) 드렌을 결국 죽이기로 하고 창조자와 피조물은 예견된 파멸을 맞게 됩니다.

 

 

 

 

 자꾸만 영화를 보면서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님이 캐나다에서 만들었던 그 예전의 기괴한 B급 정서를 가지고 만든 인간의 본성에 어두운 내면에 대해 해부하는, 정말 기괴하기 그지 없는 영화들이 연상되더군요.(이런 류의 영화 중에.. 교통사고를 통해 인간에게서 분출되는 성적 욕망을 탐구하는 영화도 있죠... 이 영화 역시 정말 기괴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뉘앙스가 영화 속에서 느껴지다보니 그 기괴하고 약간은 더럽다고 느껴질 수 있는 결말이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복선과 암시를 하도 많이 깔아주고 계셔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말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그래도 여전히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유전자 조작이라는 우리 시대의 도덕적 이슈가 되는 문제를 담고 가는 이 영화에는 과학적으로,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의 기준이 무엇인지. 인간 복제, 유전자 조작에 대해서 지켜야 할 선은 무엇인가. 한 생명체에 대해서 우리는 어디까지 그들을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경계는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생각 거리를 던져줍니다.  그러나 그런 주제에 다가서기 앞서서 이 영화는 욕심, 욕망으로 인해 삐뚤어진 인간에 대해 집요하게 파헤치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드렌을 만든 창조자 클라이드와 엘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이들이 드렌을 만들어내면서 어떻게 변화되어가는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씁니다. 드렌은 창조자의 새로운 피조물로 보기 이전에 그것을 가둬놓고 삐까리(?)로 만들어버린 인간의 삐뚤어진 욕망의 희생양에 더 가까운, 어떻게 보면 정말 불쌍한 존재입니다. 아마 드렌은 그들에 대해서 증오감을 품었겠지만, 그래도 그들에 대해 애정과 진실된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 겁니다.(엘사가 그린 사진을 보면 알죠.) 그런데 그런 드렌에 대해서 엘사는 어떻게 합니까? 어렸을 때 부모님으로부터 억압받았던 엘사가 자신의 DNA를 합성시켜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아이를 기르려고 하다가 드렌이 비인간적으로 변해버리고 결국 자기 멋대로 안 되니까 독침을 잘라버리고 그걸로 연구를 마무리 지어버리자나요. 그런 지독한 인간의 모습이 더 크게 보여졌던 영화였습니다.

 

 

 

 

P.S 1. 그러다보니 이 영화의 후반부는 막장 드라마의 강국(?)인 한국에선 나오기 힘든, 근친상간적인 요소가 엄청나게 들어있는 삼각 관계 막장 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2. 제목처럼 이 영화는 프랑켄슈타인을 많이 떠오르게 합니다. 주인공의 이름이 클라이드와 엘사도 프랑켄슈타인 시리즈의 주인공 이름도 따 왔고, 드렌이라는 피조물의 성격 자체가 마구잡이로 합성한 프랑켄슈타인과 다를 바가 거의 없더군요. 다만 프랑켄슈타인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프랑켄슈타인에서는 아버지로서의 박사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면, 여기에서는 어머니로서의 박사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는 거, 그리고 이 영화가 훨씬 더 비인간적이라는 것 정도고 이것 말고는 없습니다.

 

 

3. 근래에 나왔던 어떠한 블록버스터보다 더 소박하고 근사한 CG, 그리고 거기에 부합하는 드렌 역을 맡으신 배우분의 열연과 황홀하고 비인간적인 드렌의 움직임의 조합은 정말 대단합니다. 특히 줄거리만으로 무섭도록 아름답다라는 말에 대해서 전혀 감이 안 잡히시는 분들도 저 조합이 나오는 장면들을 보신다면 무섭도록 아름답다라는 말이 수긍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몇몇 장면들은 황홀하고 아찔하기 그지 없습니다..)

 


(총 1명 참여)
ekduds92
잘봤습니다.   
2010-07-08 20:47
wjswoghd
잘 새겨야 해요   
2010-07-05 20:32
kkmkyr
볼만해네요   
2010-07-04 18:59
kajin
완전 기대되요!!   
2010-07-01 00:29
boksh2
감사   
2010-06-29 18:0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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