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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사나이'를 보고,,,(스포) 파괴된 사나이
rapahella 2010-07-13 오후 9:29:21 934   [1]

목사였던 주영수,,

그는 사랑하는 딸을 유괴범에게 빼앗기고 만다.

신실한 믿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기도하던 그는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혼란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너희 원수를 사랑할 지어라~"를 외치던 그는 더이상 인간으로서의 고뇌를

이기지 못하고 목사라는 굴레를 벗어 던져 버린다.

 

 

 

 

Pergolesi의 Stabat Mater 중 1번곡인 Stabat mater dolorosa는 

이 영화의 OST중 한 곡이다.

'비탄의 성모',,,

죽어가는 아들 예수를 십자가 발 아래에서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어머니의 비통함과 미칠듯한 고통을 표현한 이 음악은

마치 주영수의 슬픔과 괴로움의 표현한 듯 들린다.

이러한 슬픔과 고통, 괴로움들을 담은 음악에서 

나체인 채로 온몸으로 희열을 느끼는 최병철의 미소.

같은 음악을 두고 느끼는,, 참으로 아이러닉한 심리구도가 아닐 수 없다.

그들에게는(유괴를 당한 아이들의 부모)마음이 찢어져 나가는 이 고통스런 탄식이

최병철에게는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로 느끼는 환희이며 희열인 것이다.  

 

 

 

 

주영수는 점점 세속에 물들어가며 거친 세월의 풍파에 휩쓸려

자신을 놓아버리게 된다.

의료기 사업가로 살아가고 있는 그는,,

더이상 "너희 원수를 사랑하라!"고 외치는 목자도 아니었고

아이가 살아 있을 거란 믿음을 버리지 못하는 모성애마저도

"평생 기도해 보세요. 죽은 애가 살아 돌아오나."라며 조롱해 버리는 

비정하고 비뚤어진 사고를 지니게 되어 버린다.

아이가 죽었다고 포기 해 버리면서 이미 주영수는

가슴에 모든 것을 가둬버려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주영수는 신앙을 버린 것이 아니라 아버지로서 아무 것도 더 이상 할 수 없는

무력한 자기 자신을 던져 버린 것이다.

"내가 사람으로 보이냐,, 개로 보이냐?"

주영수는 현재의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기 자신 속에 가둬 버린 신을 저버린 주영수와 무능력한 아버지 주영수를

그렇게라도 잊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무표정한 채로 자신의 욕구를 채워가는 주영수의 이런 자조적인 질문은

타락해 버린 자신의 모습이 진짜가 아님을 씁쓸하게 확인하는 것이리라. 

 

 

 

어느날 우연히 마주치게 된 주영수와 최병철은

질기고도 끔찍한 인연을 다시 시작하게 되고, 

그저 세상에 묻혀 살아가던 주영수는 8년간 유괴범과 딸이 함께 살고 있었음을

알고는 가슴 깊이 가둬 놓았던 슬픔과 분노를 폭발시키며 

유괴범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관객들은 처음부터 유괴범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대부분의 유괴영화가 그러하듯 범인을 쫓다가 반전의 효과를 보여주며 

유괴범의 정체가 드러나는 그런 구도가 아닌 것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범인이 누구임을 염두에 두게 하여,,

뻔할 수 있는 스토리라인의 전개를 억제함으로써

최병철의 광기와 주영수의 감정선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관객들을 이끌어 스릴러적 요소도 놓치지 않고 있다. 

 

 

 

8년이란 세월도 포기시킬 수 없었던 모정의 절절함은

비록 한 순간의 사고로 가슴 한 편을 도려내듯 그렇게 끝나버리고 말았지만,

주영수로 하여금 더욱 더 딸을 찾아야겠다는 절박함을 이끌어 내며 희생하게 된다. 

 

 

 

 

 

 

8년을 함께한 최병철과 주영수의 딸 주혜린.

최병철은 처음엔 혜린이를 다른 아이들과 달리 반항하지 않아서

살려 두었다가 점점 다른 아이를 유괴하는 도구로 쓰게 된다.

유괴한 아이의 부모에게 돈을 받고도 아이를 죽이는 최병철의 모습,

죄책감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최병철의 모습을 보고 자라온

혜린이는 그저 두려운 눈으로 침묵을 지켜야 했다.

선반 위의 설탕통 속에 가득 들어 있는 미아방지 표식들과 지하실 벽의 낙서는 

희생된 아이들의 두려움과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가슴 아프게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주영수는 결국 딸을 찾게 되었고 또한 죄값을 치루게 된다.

면회실에 마주 앉은 아버지와 딸.

혜린은 자신이 기억하는 가장 달콤한 맛인 설탕을 잔뜩 넣은

설탕김밥을 만들어 와서는 아빠에게 준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두 사람이 감정적으로 조금씩 소통 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암시가 보이는 부분이다.

 

8년 동안 자길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는지,,,계속 찾았냐는 딸의 질문에

슬프게 대답하는 아버지 주영수의 눈을 보았는가?

미안함과 회한, 고통과 슬픔들이 혼재된 눈빛..

주영수의 눈빛을 가슴에 담고 그렇게 영화는 끝나게 된다.

 

 

 

파괴된 사나이,,

이젠 미아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관심도,,

적어도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조금은 틀려질 듯 하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를 그냥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의식도 한층 더 높아지길 바래본다..


(총 1명 참여)
ooyyrr1004
네에 영화 자체에선 지나가듯 스쳐가는 장면이지만 미아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들의 무관심이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 동감합니다.   
2010-07-23 15:36
hushdmz
음 ... ㅋ 일단 잘 읽었습니다 ! ㅋ   
2010-07-15 15:2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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