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제자>의 발타자의 복장을 살펴보건대, 일단 다른 마법사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검은 가죽 코트와 손가락 부분이 없는 가죽 장갑, 주렁주렁 낀 반지와 뾰족한 모자가 패션을 완성한다. 이는 발타자를 연기한 니콜러스 케이지가 직접 고안한 아이디어. 존 터틀타웁 감독은 영화 속 그의 복장을 일컬어 “무섭고, 기이한데 약간 웃기고, 어느 정도는 섹시하다”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얼핏 그다지 특별해 보일 것 없는 그가 ‘구식 마법사’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신생 직업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등장하고 사라지는 이 마당에, 마법사라는 고리타분한 직업을 가지고 사는 발타자의 삶이 순탄할 리 없다. 그에겐 세상의 악을 함께 막아줄 든든한 후계자가 필요하다. 제자로 일찌감치 점찍어 둔 데이브(제이 바루첼)가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점도 의미심장한 설정. 과학은 마법과는 대척점에 놓여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