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서 읽었던 대로 이 영화는 보는 내내 참으로 조용했다. 영화관 밖의 우리네 조용하지않은 삶에서 이 위대한 침묵에 적응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처음엔 그 침묵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어색하고 참기 어렵기도했지만 서서히 적응이 되면서부터는 나도 마음 편안하게 감독의 눈을 따라 그들의 삶을 관찰했다.
나는 왜 이 영화에 끌렸을까.. 그리고 왜 이 멀리까지 이 영화를 보러 왔는가..
수도원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던 나는 신문에서 이 영화에 대한 기사를 발견하고는 어느새 꼼꼼히 정독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자기 어깨에 직접 메고 수도원에 들어가 2년 간 수도 생활을 하며 그들의 삶을 경험해본 감독의 생각과 시선이 궁금했고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삶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무척이지 평화로울 것 같은..
영화를 보며 느낀 건 그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한 인간이라는 것. 하지만 무엇을 위해 저들이 저렇게 수도를 하고 있으며 카메라 앵글에 잡힌 그들은 도대체 계속 무슨 생각을 저리도 하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있을까 라는 질문들이 나의 머리 속 저편에서 울리고 있었다. 나의 이런 궁금함을 알아차린듯이 영화는 친절히 그 답을 해준다.
나도 신을 믿는 한 사람으로써 그 답과 이 영화를 다시한번 천천히 곱씹어보고싶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그래도 위대한 침묵과 함께 내 마음도 오래간만에 침묵 속에 잔잔했고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