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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어 보이] 저건 연기가 아니야~ 생활이지~ -.-;;; 어바웃 어 보이
happyend 2002-09-02 오전 10:18:52 1413   [5]
나이가 나이니 만큼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농담처럼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결혼? 돈 있고 능력 있으면 속편하게 혼자 살지 결혼 왜 하겠냐? 결혼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뭐 이러던데... 능력 없으니까 결혼하는 거지. 인생의 부담 줄이려고...” 처음에 이 얘기를 듣고 아무리 농담이라지만... 진짜로 그렇다면 너무 슬픈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누군가 관계를 맺어간다는 게 힘들고 고생스러운 일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 싶거든요? 물론 제 의견에 이 남자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그의 이름은 윌 프리먼. 그는 아버지가 남기신 히트곡인 캐롤송의 저작권료를 뜯어먹으며 사는 한량입니다. 아쉬울 거 하나 없는 그는 결혼하라는 주변의 권유를 동네 멍멍이 짖는 소리쯤으로 여기죠. 아이도 끔찍하게 싫거니와 왜 결혼이라는 굴레를 스스로 목에 걸고 여자와 아웅다웅 해야하는 건지 그 이유를 도저히 이해 못하겠거든요. 지금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즐거운데 말씀입니다. 그의 이런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급기야는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질 수 있는 이혼녀 공략에 나서게 되죠. 있지도 않는 가상의 아이까지 만들어서 유부남 행세를 하며 ‘혼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의 모임’에까지 진출합니다. 빙고~ 마침내 끝내주는 여자를 발견한 그는 작업에 돌입!!! 그런데...-_-; 그의 작업에 끼어든 그녀의 이웃집 아들인 12살짜리 마커스. 이 녀석이 왠지 만만치 않은데요?

윌에게 있어서 마커스는 평온하고 즐거운 인생에 날라 들어온 대형 짱돌입니다. 작업에 실패한 것도 열 받는데 웬 사이코 같은 지네 엄마와 연결시키려고 하질 않나. 윌의 집을 지네 집 안방처럼 여기니 정말 미칠 노릇이죠. 하지만 그는 서서히 깨닫게 됩니다. 마커스 속에 있던 자신의 모습을요. 마커스는 언제나 불안하기 짝이 없는 엄마 때문에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학교에서는 따돌림을 당합니다. 쿨한 척하지만 상처받을까 두려워 다가가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볼 거울을 만난 거죠. 누구보다 마커스를 이해하고 썩 좋은 방법은 아니었지만 도와주려고 한 것도 다 그런 이유였습니다. 자신이 경험자이니까요. 다만 틀린 게 있다면... 윌은 절대 인정 못하겠지만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지키려고 노력할 줄 아는 마커스가 그보다 백배는 더 낫다는 점이죠.

[아메리칸 파이]에서 육체에 비해 정신은 덜 자란 10대 남학생들의 성장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나갔던 웨이츠 형제는 여전히 그런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통과의례를 보여주는 데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메리칸 파이]에서 봤던 유머감각은 한층 더 깊이가 더해진 모습으로 [어바웃 어 보이]에서 절 웃겨주고 있었거든요. 자칫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에 윌이 느꼈을 압박감이 관객에게마저 전달되었다면 영화는 재미있기보다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었을 텐데 영화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을 터뜨리며 따라올 있도록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었거든요. 제가 이렇게 웃을 수 있었던 요인 중에 하나는 아마도 윌과 휴 그랜트를 동일시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보고나 “저건 연기가 아니야~~ 생활이야~ 생활~”라고 중얼거리면서 나왔거든요. 아마 그런 분 많으실 거 같은 데요~ ^^*

윌은 이제야 알았습니다. 자신이 그렇게나 싫어하던 아버지의 캐롤이 가진 의미를... 크리스마스 캐롤이 흥겨울 수 있는 이유는 그 캐롤을 같이 부르고 미소 지어줄 누군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캐롤이 가진 물질적 힘은 제한적이지만 함께 하는 행복함은 무한대라는 것을 겨우~ 겨우~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끔씩 인연의 고리에 얽혀 힘들어질 때면 다 끊어 버리고 고적한 삶을 살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윌처럼 돈도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이런 꿈을 꾸는 저에게 [어바웃 어 보이]는 “그래도 지금 그 자리가 제일 좋은 거야.”라고 충고를 하더군요. 이제 윌에게 혼자만의 크리스마스는 끝났습니다. 그러나 그의 거실은 더 큰 행복으로 가득 차 반짝이게 되겠군요. 모두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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