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눈목]나는 이영화를 보고 울지 않는 당신을 사랑할 자신이...점점 없어집니다 연애소설
rose777 2002-09-02 오후 4:07:57 1606   [23]
30점을 예상했던 우울하기 짝이없는 시험에서 90점을 맞을 확률은 알다시피 매우 희박하다.
그 확률의 저조함 때문에 어쩌면 생각지 못한 90점이라는 결과는 보통을 뛰어넘는 엄청난 기쁨을 전해주는것일지도 모른다.
영화 연애소설은 30점의 가능성에서 90점을 훌쩍 넘어서는 성과를 얻어낸, 즉, 늪에 빠진 한국영화의 멜로붐에 가속엔진을 달아줄 칭찬받아 마땅할 수작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엄청난 반전을 숨기고 있다는 연애소설의 비밀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없었으며(써프라이즈의 실망감에 기인한 .) 가장 우려되었던, 반전에 모든 것을 기댄 전반부의 어설픈 장치들은 연애소설에서 등장하지 않는다는것은 진심으로 반가운 일이다.

나는 이번 연애소설의 리뷰에 스포일러를 넣지 않을 것이다. 이 영화의 애정어린 리뷰에 스포일러를 넣는다는 것은 관객들의 영화 볼 권리를 멋대로 침해하는 공중파 영화프로그램의, 말도안되는 권력남용과 한치도 다름이 없는 "오만"으로 이번 나의 리뷰에는 소문난 연애소설의 반전에 눈독들인 관객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무언가는 "역시"존재하지 않을것임을 밝힌다.

영화 연애소설을 보고 주저앉아 엉엉 울어버린 나는..내 눈물이 결코 자괴감에 빠진 혹은 자기만족을 위한 울음이 아니라는것에 우선 기뻤다. 머리로 계산하고 머리로 이해하려고 드는 관객들게 이영화가 어떤 방식으로 다가갈지 내가 감을 잡기 힘든것처럼 아마 가슴으로 이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 나의 퉁퉁부은 눈과 뜨거운 눈물은 어쩌면 매우 낯설은 것일수 있겠다.
그렇지만 확신하건데 연애소설을 본후 단한번도 가슴이 흔들리지 않았다거나, 혹은 단 한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고 떳떳하게 말하는 당신을 나는 사랑할 자신이 없다. 진심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진심을 이성적으로만 판단하려고 작정하고 달려든, 아주 오래전에 심장이 고장나서 멈춰버린 당신을 나는 사랑할 자신이 없다. 나의 사랑과 나의 진심을 당신이 이해할리 없고 나의 슬픔과 외로움을 당신에게 말한들 , 공감할 수 없으리라는 걸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연애소설은 연애에 대한 본격적이고 치열한 보고서이며 뜻하지 않은 상황에 직면한 청춘들이 잃어버린다는 것에 대해 익숙해지기 까지의 과정을 그린 심성착한 영화이다.
심성이 착하다는 표현은 이영화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의 사랑의 농도가 다른것과 아직 섞이기 전인(아시다 시피 그 다른것이라는 것은 "조건"을 의미한다.) 순도100%에 가까운 맑은 시기에 시작되는 것이기에 이영화와 적절하게 어울린다.
그러나 한편, 이영화는 결코 평범한 연애이야기를 다룬 잔잔한 멜로라고만 규정할 수는 없는 파격적인 요소들을 담아내고 있기에 신선하다는 표현 또한 반드시 덧붙여야만 하는 . 새로운 연애담임에 틀림이 없다.

지환,수인,경희 세사람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다. 그건 비겁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바라보는 사람과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이 동일인물일수 없기에. 즉 자신의 사랑만큼 자신에게 다가오
는 사랑또한 결코 가볍지 않은 무거운 것이기에 그런 것다. 내 사랑이 진실한 만큼 나에게 오는 사랑또한 진실하다. 그래서 그들은 섣불리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다.
영화의 표현은 매우 완곡하다. 그들의 진심은 결코 직설적인 대사로 관객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그들의 진심은 빛자랜 사진한장 곱게 접혀지는 풀은 지 한 장. 일포스티노의 대사 한마디. 들국화의 내가찾는 아이의 노래로 "접혀서" 우리에게 날아든다. 그렇기 때문에 보는이의 마음이 심하게 아프기 시작한다. 그것은 판타지가 아닌 리얼리스틱한 현재다.
지나간 시절의 사랑과 만남 그리고 잃어버린 그 혹은 그녀에 대한 추억을 할즈음 우리들은 우리들의 부족했던 표현법에 대한 안타까움을 떠올리고 아쉬워 한다. 그 아쉬움은 고통이며 슬픔이다. 조금만 더 말할수 있었더라면 조금만 더 다가서서 그를 혹은 그녀를 잡을수 있었더라면...지환과 수인 그리고 경희 세사람의 삼각구도는 그렇게 관객의 마음을 조용히 동요시키기 시작한다. 그들은 지나간 나고 지나간 우리다. 세사람의 이상하고 낯설은 구조는 영화속에서만이 아닌 현실에서도 낯설다.
한남자와 두여자의 이야기라는 표면적인 구도와는 달리 영화속 실제 구조는 두여자와 한남자의 구도다. 그것은 이영화를 읽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즉 한남자를 둘러싼 두여자의 암투(?)를 그린 삼각관계에 대한 진부한 "썰"이 아닌 한여자와 다른 여자 두여자의 관계속에 뛰어든 새로운 사랑의 시작의 시발점이 되는 한남자와의 "관계"에 대한 이색적인 이야기이다.
차마 말하지 못한 사실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고야 마는 세사람의 태도는 20대 초반의 우리들의 모습보다 훨씬 진지하고 성숙되어 있다는 것은 이영화를 읽는 또다른 중요한 키워드이다.
과거속의 그들은 얼핏보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철없는 젊은 청춘. 이성보다 감정에만 충실한 젊은이들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은 관계에 대한 대단히 진지하고 성숙된 자세들을 갖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들은 표현을 아끼고 있다.덜성숙 되고 덜 진지한 사람이 표현을 아낄리 없다. 그들에게 표현은 일상이고 자유다. 아낀다는것과 말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비겁함일 것이다.

그러나 지환,수인,경희 세사람은 이미 관계라는 구조속에서 성숙해져 있다. 관계가 파기된다는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사람을 잃어버린다는것에 대한 두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그것은 이미 영화에 충분히 표현되어 있다.) 그들은 표현을 아끼는 것이다. 나의 침묵과 나의 고통이 그들의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는 힘이라면 나는 충분히 그 고통을 감수할만큼의 인내를 가질수 있는 것이다. 그
건...내가 그들에게 해줄수 있는 유일한 사랑이다. 그것은 비겁함과 다른 사랑의 무게감을 가슴언저리에 아주 오랫동안 아프도록 얹고 있는 사람만이 알수 있는 진지하고 깊이 있는 나의 진심이다.
영화속에서 처럼 5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해질만큼 역시, 그들의 사랑은 지속되고 있지 않은가.
시간이라는 것이 모든 것들을 변화시켜 놓을수 있는 힘을 가진것처럼 그들의 사랑과 진심은 그 변화를 아무렇지 않게 물리칠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다.

연애소설은 두 번보고 세 번볼때의 뉘앙스가 다르게 전해질수 있는, 이면에 숨겨진 속내마저 두텁게 보강되어진 단단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 힘있는 영화이다. 차태현의 전작 "엽기적인 그녀"가 힘을 잃어버린 표현할수 있는 사랑에만 충실했던 연애담이었다면 "연애소설"은 성숙되고 진실한 사랑의 힘의 크기가 얼마까지 커질 수 있는가에 대한 확고한 답을 가진 힘있는 연애담이다.
관계라는 것을 유지하기 위한 힘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참아내는 세사람의 연애이야기는 적나라하기 보다는 생략되어 있기에 훨씬 보기 좋다. 관객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서 혹은 설득하기 위해서 분주하지 않고 나름대로 표현을 아끼면서도 과감하게 생략할줄 아는 그러면서도 진심을 너무나도 완곡하고 자연스럽게 전해주기 때문에 세사람의 슬픔을 관객은 감독이 기대하는 그 이상의 만큼까지 이해될 수 있다.
또한,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미덕인 스크린상의 공감을 뛰어넘어 관객들의 과거사로까지 확장되어져 갈수 있는 연애소설의 슬픔은 고장났던 심장마저 흔들릴 만큼의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

사진으로 이어지는 과거와 현재의 넘나듬은 군더더기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그것은 역시 작위적이고 인위적이지 않아서 영화를 빛나게 한다. 이한감독은 데뷔작인 연애소설을 통해 자신이 가진 역량의 기대치를 더욱 높아지게 만들고 있다. 청춘을 대변할만큼의 인지도를 가진 차태현 손예진 이은주라는 세명의 젊은 배우들의 이미지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그들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데 혹은 단점을 폐기화 시키는데 이한감독은 충분히 성공했다고 보여진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느껴진 TV뉘앙스적인 들떠있는 차태현의 연기는 연에소설에서 안착되어 있으며 취화선에서 너무나도 낯설게 느껴진 손예진의 두터운 화장은 연애소설에서 클렌징크림으로 깨끗하게 닦여져 있어서 더욱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이은주? 아...물론 이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연기는 단연코 이은주의 연기다. 그녀에게 가장 어울리는 혹은 가장 자연스럽게 변화될수 있는 범주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는 배우라는 확신이 더욱 커진 그녀의 연애소설의 연기는 오!수정의 수정에서 조금 멀어져 가고 있으며 번지점프를 하다의 태희에 조금더 가까워지고 있으면서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여배우 이은주가 아닌 배우 이은주가 한국영화속에서 가장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젊은 배우중의 한명이라는 확신은 연애소설 이후 더욱 확고해질 것이다.

연애소설은 슬픔의 정서를 정확하게 알고 또 표현할줄 아는 이한감독의 뛰어난 시선에 의해 성공적으로 완성되어졌다. 상류에서 걸러진 더러운 물이 모인 개천으로 향하고 있는 한국영화시장의 상투적인 화법과 동떨어져 있는 신예 이한감독의 화법은 단연 새롭고 뛰어나다.
인위적인 감동과 눈물이라는 것은 이미 아주 오랜 예전에 던져버린 이한감독의 과감하고 순수한 화법은 마음에 든다. 이런 멜로를 만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연애소설의 탄생은 소중하고 반갑다. 비오는 날, 전철에서 잃어버린 우산보다 더 나은 우산을 전철역 출구에서 이름모를 행인에게 선물 받은 갑작스러움처럼, 영화 연애소설의 출현은 차마, 기대하지 못했던 것이라 더욱 신선하고...감사하다.

www.onreview.co.kr

(총 0명 참여)
1


연애소설(2002, Lover's Concerto)
제작사 : (주)팝콘필름 / 배급사 : 코리아 픽쳐스 (주)
공식홈페이지 : http://www.romanceguy.co.kr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8568 [연애소설] [★ⓞⓠ★ ]사랑하는 내친구야... oqjjang 02.09.05 724 3
8567 [연애소설] 넘 슬프구도 아름다운 영화(하느리) my-7827 02.09.05 708 1
8566 [연애소설] (연애소설) 글쎄...기대를 넘 많이 했나보다... genie31 02.09.05 848 3
8565 [연애소설] (파란나무)연애소설-맑은 순정만화를 꿈꾸다 leejangwon 02.09.05 912 0
8563 [연애소설] 아직까지도 슬픈 여운이... lksking 02.09.05 831 1
8562 [연애소설] [연애소설]이쁜 영화..(grimi) grimi 02.09.05 814 0
8560 [연애소설] <하늘대화>연애소설 시사회후기 skylaza 02.09.05 842 0
8559 [연애소설] 투명수채화 같은 연애소설에서의 텁텁함..그것은? cutybaby83 02.09.05 773 0
8556 [연애소설] [연애소설] 느낌이 있는 영화... hyukmany 02.09.04 855 1
8554 [연애소설] [연애소설] 손예진~~ 이뿌게 나오내요... chamch 02.09.04 839 1
8551 [연애소설] 우리들의 연애이야기.. hgirl 02.09.04 997 5
8545 [연애소설] 차태현 이번에도 대박영화입니다. durlee 02.09.04 710 0
8540 [연애소설] [연애소설] 사랑으로 채색된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들... (1) lchaerim 02.09.03 1065 6
8537 [연애소설] 연애하고싶다.. myjang80 02.09.03 1032 3
8536 [연애소설] [썬] 이것이 연애일까.. 331women 02.09.03 1102 4
8535 [연애소설] *연애소설* 작은 사랑 purelee 02.09.03 1068 3
8526 [연애소설] [연애소설]그들은 셋이 함께했을때 가장 행복했어요... (1) jy203 02.09.03 1298 7
8525 [연애소설] 사랑과 우정이 있는 연애소설~ punkdive 02.09.03 868 0
8519 [연애소설] [연애소설] 되돌릴수 없기에 너무나 값진 그 순간들.. asura78 02.09.02 1121 5
현재 [연애소설] [눈목]나는 이영화를 보고 울지 않는 당신을 사랑할 자신이...점점 없어집니다 rose777 02.09.02 1606 23
8436 [연애소설] 언페이스풀에서 tuzii 02.08.27 1169 2
8435 [연애소설] 연애소설을 봤슴다.ㅠ ㅠ nan28yh 02.08.27 2001 13

1 | 2 | 3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