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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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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오후 3:46: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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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인 <하녀>(감독 임상수)는 영화사의 걸작으로 꼽히는 김기영 감독의 동명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던 이혼녀 은이(전도연)는 최고 상류층 가정의 하녀가 된다. 다정한 주인 남자 훈(이정재), 쌍둥이를 임신한 그의 아내 해라(서우), 그들의 딸 나미(안서현)가 이 행운의 가정의 구성원이고, 오랜 가사를 총괄해온 늙은 하녀 병식(윤여정)이 뒤에 있다. 은이는 주인집 가족의 여행에 따라갔다가 훈의 유혹에 몸을 섞는다. 은이와 훈은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수시로 관계를 맺고, 병식은 둘의 사이를 눈치챈다. 급기야 은이는 임신을 하고, 병식은 해라의 어머니(박지영)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해라와 그의 어머니는 자신들의 지위가 불안해질까봐 전전긍긍하면서 음모를 꾸민다.
훈의 가정은 통상의 관객이 상상하는 한계를 넘을 만큼 부유하다. 그 부유함의 표현 방식이 지나친 나머지 영화는 사회적 맥락에서 일탈한 우화처럼 보인다. 몸, 재산, 여자, 자식까지 자신의 소유를 아낌없이 누리는 훈은 성수를 뿌리듯 은이에게 와인을 나누어주고 그녀의 육체를 갖는다. 그 결과 아무 것도 없던 은이도 뱃속의 작은 생명 하나를 갖게 되나, 부자들은 이마저도 허락하지 않는다. 병식은 유행어처럼 “아더메치!”라고 외친다. “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껍고 치사해서…”란 뜻이다.
전도연이 한국에서 연기를 제일 잘하는 주연급 여배우란 점은 감상이 아니라 사실에 가깝다. 연기란 어찌 보면 얼굴 근육의 단순한 움직임일 뿐이지만, 전도연은 호기심, 불안, 동경, 질투가 섞인 묘한 감정을 한 번에 전한다. 더 놀라운 건 60대 중반에 이른 윤여정의 연기다. 그는 대저택의 대소사를 장악하다 못해 영화의 분위기까지 움직인다. 나란히 칸 경쟁 부문에 오른 <시>의 윤정희, <하녀>의 윤여정이 보여준 연기는 한국영화계가 이 노련한 여우들에게 적절한 역을 마련해 주지 않음으로써 인력자원을 낭비하고 직무를 유기해 왔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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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 (디지털 리마스터링)(1960, The Housemaid)
배급사 : (주)미로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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