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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스스로도 최고라 생각하는가? 골든 슬럼버
sh0528p 2010-08-07 오전 12:28:28 561   [0]

색다른 재미를 안겨 준 영화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광고지에 가득한 내용이 다 사실일까?

 

"총리 암살범이란 누명을 쓰고 시작된 도주 그리고 끝없는 추격의 시작"

 

총리의 카퍼레이드 도중 폭발사고로 총리가 사망하자  유력한 용의자로 2년 전 아이돌 스타를 구해 준 어리바리 택배직원 아오야기가 지목된다. 하지만 카메라는 오랜만에 만난 아오야기와 모리타가 차안에서 주고받는 알 수 없는 말을 들려주며 그것이 음모임을 알려준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증언해 줄 결정적 인물인 모리타가 차와 함께 폭발해버리자 아오야기는 꼼짝없이 누명을 쓰고 달아날 수 밖에 없게 된다. 억울함을 말해도 들어주는 사람도, 믿어 주는 사람도 없는 상황은 이어지고 경찰청은 의외로 빠른 대응을 보이며 아오야기를 잡기위한 포위망을 서서히 좁혀 간다.

 

 

절체 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아오야기를 도와주는 사람들을 만나 그의 도망은 계속된다. 가장 큰 조력자는 한때 사랑했던 연인 히구치를 비롯한 대학교 동아리 친구들이다. 이들은 모진 고통을 당하고 삼엄한 감시 속에서도 아오야기의 무죄를 믿고 그가 결백을 밝힐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처럼 예전 함께 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한 조력자가 아닌 또 다른 인물들도 그를 돕는다.  '묻지마 살인범'인 후드남은 그를 죽이지않고 오히려 비밀에 조금씩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효도카야 노인은 휠체어의 몸(?)으로 하수로의 비밀을 이용해 무죄를 밝힐 결정적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조금씩 드러나는 거대 권력에 맞서 힘없는 소시민들의 노력이 과연 무죄임을 밝히고 그들이 미리 짜 놓은 음모를 밝힐 수 있을까가 이번 작품의 핵심 스토리 라인이다.

 

" 도주와 추격 이면에 깔린 인간적 신뢰의 힘"


<골든 슬럼버>는 총리 암살범으로 몰려 쫒기는 남자와 비밀을 감추기 위해 추격이라는 명분으로 그를 죽이려하는 거대 집단과의 추격전이 핵심이다. 그러나 <도망자>처럼 억울한 생자가 추격자들의 손아귀를 피해 비리를 밝히고 무죄를 입증하는 과정에 집중하기 보다는 도망자와 주변인물들과의 관계를 근간으로 자신과 관련된 인물들과의 인간적 교류를 회복하는 과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 점은 영화 초반 모리타가 아오야기에게 묻는 질문 (인간 최대의 무기가 무엇인가?)과 대답( 습관과 신뢰)을 통해 앞으로의 전개 방향을 미리 알려주기도 한다.

 

 

이후 '신뢰'라는 단어는 대화나 인물들끼리의 관계에서 많이 등장하며 이번 작품이 단지 도망과 추격이라는 소재를 오락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평범하게 지냈던 아오야기가 오래전 함께 지냈던 친구들과 다시 신뢰를 쌓아가며 지난 날을 추억하고 그 때를 추억하며 그리워하는 모습들이 과거 회상을 통해 많이 보여지는 것도 그런 주제의식과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니지만 다른 누군가에 조작된 정보와 압력에 의해 스스로의 믿음이 혼란을 겪고 방황하지만 그런 혼란에도 불구하고 신뢰의 힘에 의해 믿음을 회복해 가며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는 일련의 전개는 추격이 주는 재미와는 색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스릴러와 휴머니즘의 부조화"


하지만 <골든 슬럼버>는 인간적인 휴머니즘이 강조되는 만큼 스릴러가 줘야 하는 기본적인 재미에는 아쉬움을 남긴다. 아오야기가 도주하는 상황 중 거대 권력기관에서 사전에 짜놓은 음모가 조금 언급되고 비밀을 막기위해 체포가 아닌 사살을 하려는 점, 사전에 그와 닮은 사람을 성형시켜 영상을 조작한 점등 잠깐 잠깐 밝혀지긴 하지만 결국 아오야기는 그런 증거를 확보하지도 누구에게도 증거를 제시하여 자신의 무죄를 밝히지 못한다. 게다가 총리를 살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했던 여자에 대한 추격은 전혀 등장하지 않고 오로지 대중에게 자신의 무죄를 밝히려는 상황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 지나치게 비중을 둔다.

 

 

총리를 살해한 중죄인이라 그를 살해한다는 표면적인 경찰청의 이유는 그를 검거해 배후를 밝혀야 하는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그리고 묻지마 살해범이 아오야마를 그렇게까지 도와주는 이유도 명확하지 않다. 후드남은 <골든 슬럼버>에서 시민들은 죽이지 않고 공권력에만 칼을 휘두른다는 점에서도 애초 인물 성격과는 다른 모습이다. 자식의 무죄를 믿기 때문에 카메라에 말하는 모습은  아오야마가 무죄임을 알기 때문에 이해가 되지만 그런 사실을 모르는 일반 대중에게는 보모의 말이 뻔뻔스럽기 그지없게만 보일 것이다. 아무리 인간적인 부분에 무게를 두고 도망과 추격의 이야기를 풀어가기로 했다고 해도 좀 더 배후를 밝히거나 음모를 폭로하는 이야기를 보강해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책의 무한 상상력과 영화의 한정된 장르가 주는 차이"


<골든 슬럼버>는 이사코 코타로의 베스트 셀러가 원작이다. 책은 읽으면서 많은 상상을 하고 그 상상력은 또 다른 상상의 세계로 이어져 한계를 갖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는 상영 시간을 비롯해 장면에서 보여 줄 수 있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 차이가 책에서 받은 감동이 영화에서 제대로 느낄 수 없는 차이가 되기도 한다. <골든 슬럼버>도 그런 예가 아닐까... 가령 영화 첫 장면인 엘리베이터 장면이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보이며 그가 그럴 수 밖에 없었음을 보이고 가슴 찡한 여운을 안겨 주기까지 영화가 달려가는 길은 무척이나 길다.  한때 사랑했던 여인이고 절망의 함정에서 헤어날 수 없었을 때 목숨을 걸고 도와준 그녀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었기에 나설 수 없는 애잔함이 포스터에서 흘리는 남자의 회한에 눈물임을 알게되는 감동의 파도도 광고만큼 크지는 않다. 

 

 

비틀즈의 명곡 <골든 슬럼버>를 알고 있었다면 그들이 읖조리는 노래가락에 공감이 더했을 것이고 돌아갈 길이 있었던 옛날과 달리 이제 나이가 들어버린 지금,  돌아갈 수도 없어져버린 우리가 지금 돌이켜보는 인생의 황금시절을 꿈처럼 느끼는 노래가사는 가슴에 좀더 와닿았을 것이다.  감동을 느끼며 인생을 돌이켜보게 만드는 영화이지만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코믹스러움이 강해 영화가 그토록 '최고'라고 말하는 점에는 의문이 남는다. 색다른 재미와 따듯한 감동은 있지만 '반전', '최고', '통쾌'... 라는 미사여구에 지나친 기대감을 갖게 하기 보다는 이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잔잔한 여운과 색다른 재미를 광고의 단어로 인용하는 것이 <골든 슬럼버>를 더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요소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총 1명 참여)
qhrtnddk93
잘봣어요   
2010-08-14 14:38
khj1205
전 언제쯤 이렇게 리뷰를 잘쓸수 있을까요 ㅠㅠ 잘 읽고 갑니다   
2010-08-07 15:5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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