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은 멋있었다>를 보고 제일 먼저 한 것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조카에게 전화를 하는 일이다. 과연 요즘 아이들이 영화 속 아이들처럼 파격적인 행동과 사고방식을 가졌는가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확인을 해보았다.
마음속으로는 아니길 바랐다. 하지만 답변은 대다수는 아니지만 일부 아이들은 그런 행동들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현실을 고려하고 보면 꽤나 재미있게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워낙 ‘귀여니’의 소설 자체가 유치찬란하고 엽기적이고 작품성 보다는 흥미위주이지만 그것을 최대한 조절하고 소신 있는 감독의 재량으로 잘 다듬었다는 느낌이 든다. 귀여니는 아직 10대다. 그렇기에 어릴 적 꿈 많은 소녀가 한번쯤 생각해 보았을 것 같은 이야기를 요즘 인터넷 세대답게 엽기적으로 잘 풀어낸 것이다. 부족하지만 엽기적인 그녀의 귀여니 버전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영화는 귀여니 소설을 단순 가공하는데 주력을 했다. 감독이 유치한 부분이 많은 것을 이해해 달라는 이야기를 했듯이 말이다. 그럼에도 거부감이 적게 드는 것은 인물과 설정 자체가 다분히 만화 같은 표현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엉성한 CG는 어색하기보다 귀여운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약간의 과장되고 어색한 연기로 영화의 느낌을 살리는데 부족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항상 카리스마 넘치는 송승헌은 여전히 카리스마를 철철 넘치게 나오고 있으며 다른 배역들에 비해 너무 튀어 보인다. 소설에서 느꼈던 모습과는 다른 느낌으로 비중이 있는 조연들의 너무 약해지는 것이 너무나도 큰 손해이다. 특히 주인공인 지은성과 대립을 이루는 김한성에 대한 부분은 너무도 안타까운 부분 중 하나다. 더욱 멋지고 여성들에게 눈물샘을 자극하고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인데 지성에 비해 너무 축소 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영화의 스토리 진행에서도 너무 지성의 원맨쇼를 강요한 부분이 많아 거북하고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는 부분의 이야기는 따분하게 만들어 버린다.
과도한 욕설과 폭력, 선정적인 행동으로 <내 사랑 싸가지>나 <동갑내기 과외하기>식의 억지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귀여니 특유의 유치함이 가득하고 아이들 영화는 분명한데 아이들의 정서에도 크게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20대 중반 이상의 사람들이 즐길만한 자신의 추억도 아니다. 아이들의 전체적인 생활모습이 아닌 일부 청소년들의 일탈행위로 점철된 그 놈과 그 뇬의 엽기적인 사랑이야기는 가능성은 보여주나 아직은 미숙함이 보이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