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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의 로맨스 내 남자의 로맨스
sunjjangill 2010-08-16 오후 1:05:20 1126   [0]

7년 차 커플’, 결혼만 안 했지 주위에서 사실 ‘부부’라고 인정하는 사이. 두 사람 사이에 이제 남은 건, 혹은 필요한 건, ‘프로포즈’와 국가에서 인정하는 ‘결혼 증명서’ 딸랑 한 장뿐 인 사이.

필자 실제로 오래 묵은 선배커플이랑 호형호제하면서 가까이 지낸 적이 있다. 그 두 사람은 이제 결혼만 하면 되는구나 생각했는데, 막상 받아 본 청첩장에 적힌 신랑신부의 이름 중 하나는 낯선 사람 것이었다. 선배커플은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사랑’보다 ‘정’이 깊어졌고, ‘낭만’대신 서로의 카드 값 돌려막기 해주기 바쁜 ‘현실’을 지내왔다.

7년이라는 시간은 20대의 싱싱함을 30대의 속물근성으로 변이 시켰다. 상대방을 위한 ‘배려’는 7년 동안 나태를 핑계로 삼아 ‘무관심’으로 변한 지 오래다.
그렇다. 현실 속에서 7년 동안 한 사람만 만난다는 이야기는 참으로 재미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자료 일 뿐이다.

그러나 <내 남자의 로맨스>는 이런 된장커플에게, 우리가 현실에서 잊고 있었던, ‘로맨스’를 되돌려준다.

29살 생일을 며칠 앞둔 현정(김정은)은 별 볼일 없는 역무원이다. 그녀의 연인 소훈(김상경)은 ‘홈(home)’을 지키는 해충회사의 나름대로 유능한 직원이다. 건망증이 좀 심해서 그렇지 소훈은 현정에게 다정다감한 연인이다. 만난 지 7주년 기념식 날, 현정은 프로포즈로 2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기를 원한다. 하지만 ‘안정빵’이라고 믿었던 소훈에게 ‘배우’ 은다영(오승현)이 아닌 ‘여자’ 은다영으로 봐달라면서 접근하는 연예계 빅스타가 나타나게 된다.

<내 남자의 로맨스>는 미디어시대에 관객이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연적(스타)을 등장시킴으로써 드라마에 탄력성을 얻는다. 평범한 커플 앞에 TV만 키면 나오는 멋진 스타가 접근한다는 상상은 생각 자체만으로도 짜릿한 자극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로맨틱코미디)영화는 현실을 ‘마법’으로 바꿀 수 있도록 허용된 대표적 미디어 상품이 된다.

“로맨틱 코미디”장르 영화는 아예 현실성을 무시한 ‘판타지’이거나, 실생활의 잔재미를 엮어 논 ‘픽션’이다. 또는 두 가지를 믹스 한 스타일로 만들어진다.
<내 남자의 로맨스>도 믹스스타일 영화로 주변에서 본 듯한 된장커플을 주인공으로 삼아 공감대를 형성하고 거기에 스타를 등장시켜 영화적 재미를 동시에 안겨주려 한다.
범인(凡人) 현정이 여우(女優) 은다영으로부터 ‘내 남자’를 지키기 위해 일으키는 사건들은 신선하진 않지만, 우리도 그녀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기에 코끝이 시큰거리면서 그런 대로 웃긴다.

작은 ‘소동극’일 경우가 많은 로맨틱코미디 영화들은 결말부의 안정성 때문에 명랑하게 울고 웃을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이 미치지 않는 한 주인공의 로맨스는 언제나 해피엔‘ING’이다.

 

은다영이 아무리 인간적으로 나와도 주인공 현정의 사랑은 뺏어갈 수 없다. 그건 “로맨틱코미디”를 표방하는 영화들과 관객 사이의 암묵적인 ‘약속’이기 때문이다.
<내 남자의 로맨스>도 딱 여기에서 멈춘다. 현정의 친구들이 아무리 시끄럽게 떠들어도 드라마는 소재만 있을 뿐 주제는 없는 전례를 따라갈 뿐이다. 굳이 주제를 추수하자면 로맨틱코미디 영화들의 영원한 테마 ‘진실한 사랑' 일 것이다. 그래도 상투적인 주제가 관객에게는 시쳇말로 먹히기에 <내 남자의 로맨스>같은 영화가 때마다 나오는지 모른다.

그러나 말을 바꿔 말하면 ‘상투적인 주제’는 볼거리가 없다는 말이다. 거기다 직업상 ‘홈(home)'을 지키는 소훈이 현정에게 선물한 그림 같은 집(가정)은 저울질 당한 사랑의 대가로 보여 불쾌하기까지 하다. 현정과 다영은 일반 남성들의 상상으로 묘사되어진 인형 같은 인물들이다. 보기에는 외모차이 별반 없는 예쁜 두 여인네가 평범한 남자 소훈에게 보내는 순정은 여자들의 환상이기보다 남성들의 ‘임금 콤플렉스’에 나온 진정한 ‘판타지’에 가깝다.

소훈 자체는 평범하지만 그가 두 여자 중 어느 한쪽을 ‘간택’할 수 있는 권리가 쥐어지면서 잘난 두 여자보다 성적우위에 있게 된다. 때문에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행복하게 아이 셋 낳고 웃고 있는 현정의 가정은 임금이 내려준 하사품에 다름 아니다.

간택 받지 못한 은다영에게 소훈이 건네 위로는 정말 최절정의 비웃음을 치게 만든다. “스크린 안에 있는 당신을 사랑하고 싶어요”.....남 주기에는 아까워서 영원히 배우로 자기 앞에 얼씬거리기를 바라는 저 마음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진짜 상대를 아낀다면 “나 같은 온달 말고 진짜 잘난 임금 같은 남자 만나 행복하세요”하는 게 정상 아닌가 말이다.

<내 남자의 로맨스>는 한국 로맨틱코미디 영화의 고질적 문제를 하나도 해결하지 못한 채, 식상하지만 안전한 상업적 틀 안에서 ‘7년 째’ 프로포즈 못 받은 현정(김정은)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총 1명 참여)
qhrtnddk93
재밋겟어요   
2010-08-20 15:57
mini01
잘읽었습니다. ^^   
2010-08-17 09:51
k87kmkyr
못봣어요   
2010-08-16 18:5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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