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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폴리스 스토리.... 뉴 폴리스 스토리
sunjjangill 2010-08-17 오전 10:15:02 1130   [0]
그랬다. 사실 그랬다. 성룡 형님이 저 멀리 태평양 건너 할리우드로 넘어가 서역인들과 의기투합해 내놓은 영화는, 여러 모로 우리의 마음을 허하게 만들며 애처로움을 안겨줬더랬다. 맨몸 하나로 때우는 그 옛날 용감무쌍한 수공업적 액션을 대신해 그닥 뽀다구도 나지 않는 CG로 스크린을 떡칠하시니 어찌 그런 애석함이 와 닿지 않겠는가?

허나, 유한한 삶 속에서 온갖 풍상을 다 겪어야만 하는 일개 피조물인 인간이 가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는 법, 이미 오십줄을 훌쩍 넘긴 형님 역시 세상의 이치를 거스르지 못하고 기력이 쇠할 수밖에 없음이다. 이것이 아크로바틱한 육체의 향연으로 장인의 반열에 오른 그의 숙명이자 비애다.

여튼, 할리우드가 아시아인의 영원한 형님 성룡의 다재다능한 재기를 완전 말아먹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하던 차에 여지없이 설에 맞춰 한국에 입성한 그의 <뉴폴리스 스토리>는 우리의 그러한 근심을 상당부분 덜어주는 기분 좋은 영화다.

5인조 은행강도 소탕작전에 나섰다가 놈들의 고도의 술수에 빠져들어 팀원을 모두 잃은 진국영 반장(성룡)은 깊은 절망에 빠져 술로 나날을 보내다가 신참 형사 정소봉(사정봉)의 끈질긴 도움으로 다시금 녀석들을 검거하기 위해 나선다. 이게 폴리스 스토리의 5번째 이야기이자 시리즈의 완결편인 당 영화의 줄거리다.

그러니까 기왕의 그의 영화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내용이 단출하고 선과 악의 이분법적 대결 구도가 뚜렷하다. 자신의 영화 속에서 줄곧 견지해온 가족의 화목과 끈끈한 동료애 등 사회 구성원들 간의 휴머니즘을 그 어느 영화보다 비중을 더 실어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쇠락해가는 육체의 성룡과 용수철처럼 제 몸의 움직임을 극대화시켜 놀이로 승화시킨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 것들을 은행 강도로 설정한 거 역시 나름의 시선을 끈다.

다만, 과도한 비장미를 덧씌우며 덜컥거리는 드라마 얼개 속에서 펼쳐냈기에 그 같은 노력은 영화적으로 결실을 맺지는 못한다. 특히, 나쁜 놈들에게 무릎을 꿇고, 뒷골목에서 토악질을 해대며 눈물까지 서슴없이 주르륵 흘리는, 나가도 너무 나간, 나약해빠진 성룡의 처량한 모습은 극의 흐름을 흩뜨리며 꽤나 낯설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의 영화에서 이러한 흠집은 늘 그렇듯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간만에 홍콩으로 돌아와 제작한 <뉴 폴리스 스토리>의 경우는 지난날 성룡식 액션을 고스란히 박력 있게 환기시키기에 더더욱 그렇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대형 이층버스 위에서 위험천만한 스턴트를 감행하는 장면은 20여 년 전 <폴리스 스토리2>를 연상시키고, 항구로 곤두박질 친 오리인형을 실은 트럭은 고가 밑으로 추락하는 오렌지 가득 얹은 <쾌찬차>의 대형차를 아득한 기억 속에서 다시금 끄집어낸다. 줄 하나에 몸을 의탁한 채 빌딩을 수직 하강하는 아찔한 순간과 홍콩 컨벤션 센터 지붕에서 극적인 동선을 유지하며 스펙터클한 현기증을 안겨 주는 신은 왕년의 그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또한, 혈기방장한 5인조 은행강도 중 한 놈과 두 번에 걸쳐 일대일 맞장을 뜨는 격투신과 그 안에서 시연되는 알콩달콩 치고받기 액션 설계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긴 했지만, 오래 전 그의 권격영화에서부터 시작해 현대 액션물까지 꾸준히 과시된 그의 장기에 다름 아니다.

이렇듯 <뉴 폴리스 스토리>는 대단한 걸작은 아니지만 지나간 세월 속에 유영하고 있는 성룡 형님에 대한 아스라한 향수를 만끽하기엔 더 없이 딱!인 살맛나는 영화다.

그러니 성룡 형님이여!
우리도 더 이상 20여 년 동안 명절을 책임져 오신 형님에게 “왜 540도 돌려차기 안 하냐?” “왜 전처럼 높디높은 놀이기구에서 휘리릭 떨어지지 않냐” 등 지 나이 먹는 건 생각 안 하고 남 사정 모른 채 요구하는 망발성 프로포즈는 자제할 테니....
부디 형님도 할리우드 애들의 꼼수 따위에 넘어가지 말고 육체의 나이듦을 슬기롭게 상쇄하거나 융화시킬 수 있는 활로를 찾아 배우로서의 또 다른 전기를 마련하시길 부탁드린다. 뭐, 알아서 잘하고 계시지만 말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의 영화를 싫어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의 성룡 형님....
무지하게 착하기 때문이다.

(총 0명 참여)
qhrtnddk93
잘봣어요   
2010-08-20 15:47
k87kmkyr
코믹하나요   
2010-08-18 15:59
leeym9186
너무 잼잇게본거임,ㅋ   
2010-08-17 14:0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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