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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지 빌리지
sunjjangill 2010-08-24 오후 8:45:21 858   [0]
공포영화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은 대체로 두 가지가 아닐까. 흉악한 몰골이 극대화된 인물이나 괴물, 아니면 얄궂게도 카메라 위치에 서서 자신의 먹이감을 노려보는 정체불명의 무언가에 말이다. 그가운데 제어불능의 사이코, 퇴치 힘겨운 초자연적인 존재 등이 흥미롭게 등장하고, 퍽퍽 튀는 피와 살들에 관객들은 놀라거나 싱거워한다.

공포 혹은 스릴러 영화에 그렇게 ‘놀라거나’, ‘싱거워한다고’ 가정했을때 <빌리지>는 아쉽지만 후자에 가까운 작품이다. 때는 1897년, 어느 마을. 얼핏 아무런 문제가 없는 평화로운 마을처럼 비쳐지지만, 이내 심상치 않은 ‘위험’에 노출된 장소임이 드러난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한 탁자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있고, 저 멀리 불길한 기운을 품고 있는 숲이 보인다.

바로 그 숲에 사는 정체불명의 생명체들에게 이 마을은 위협을 받고 있던 것.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들을 도발하지 않는 한,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누구도 숲으로 들어가 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거니와, 애초 마을 규정에 의해 그 자체도 엄격히 금지돼 있다.

‘도대체 한번 싸워보지도 않고 잔뜩 겁먹고 있는 저 사람들은 뭐야’ 싶게 공포에 한없이 작아있는 마을 사람들. 숲속 생명체들을 자극하는 ‘나쁜’ 색으로 주입돼 있기에 그들은 빨강 계열의 꽃이나 잡초 등은 발견되는 즉시, 땅을 파헤쳐 꾹꾹 숨겨놓기 바쁘다.

이에 음험함이 묻어나는 분위기있는 화면톤, 또 우울한 매력남 애드리언 브로디가 정신병을 살짝 앓고 있는 인물로 나와 상당히 기분나쁜 미소를 흩뿌리니, 관객들은 숲속 생명체들의 정체를 빨리 알고싶다는 궁금증이 피어나게 된다. 더욱이 ‘숲’과 ‘마을’사이에 일종의 묵시적인 정전상태가 깨져, 눈에 보이지 않던 위험이 하나둘 가시적인 위험으로 변형되는 장면들이 펼쳐지면 강도는 더해진다.

‘그래서 대체 뭐야, 얼른 보여줘’라는 관객들의 궁금증을 요리하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연출력은 1/3 지점까진 그럭저럭 감칠맛나게 작용한다. <식스센스>만큼의 ‘깜짝’은 아니지만, 보일 듯 말듯 ‘숲속 생명체들’의 존재를 밝히는 카메라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정도 기대감이 유발되는 것.

하지만 <빌리지>가 주는 간헐적인 긴장은 어느 순간 그 탄력을 완전히 잃고 만다. 더 큰 반전을 위해 작은 반전을 마련해 놓고 있는 영화들이 그렇듯, <빌리지>에도 관객들의 뒷통수를 치고 싶은 반전 퍼레이드가 기다린다. 이런 반전들이 쇠사슬처럼 단단하게 꼬리를 물어 감탄사 나는 결말로 이어지면 좋으련만, 왠일인지 맥빠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떤 식으로든 뭔가 터뜨릴 듯 예상됐던 애드리언 브로디는 차치하고라도, 인물의 대사나 플래시백에 의해 다소 쉽게쉽게 전모를 드러내는 샤말란의 성근 연출은 관객들의 높은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힘들다. 샤말란 감독이 처음으로 담았다는 비운의 삼각관계, 즉 로맨스 요소는 마을이 감추고 있는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지는 계기를 촉발하고, 영화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자리잡지만 심정적인 동화까지 일으키는덴 실패한다.

삼각관계에 놓인 호아킨 피닉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등 세 인물들은 따로따로 봤을땐 그 작지않은 매력이 강렬하게 느껴지다가도, 멜로의 축으로 이래저래 조합시키면 어딘가 불안하게 버석거리는 것.

그럼에도 <빌리지>가 마지막으로 비축한 커다란 깜짝 ‘반전’은 관객들이 이 영화에서 의미있는 메시지를 도출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내부적 공포와 외부의 공포가 한 공동체사회의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내부와 외부의 경계에 놓인 인물들을 대상으로 신선하게 이끌어내고 있는 <빌리지>.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이 영화의 음미할 만한 메시지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이나 촘촘하고 지적인 구성과 효과적으로 맞물리지 못한 채, 마치 딱딱한 폭로처럼 남겨진다. 그래도 인트로에 밝힌 공포의 대상이 <빌리지>에선 어떤 존재인지, 또 그나마 누릴 수 있는 작은 재미마저 강탈할 수 있기에 절대 밝힐 수 없는 이 영화의 깜짝 반전이 궁금하다면, 이 비밀에 가득찬 ‘마을’을 한번 방문해 보시길...

(총 0명 참여)
kkmkyr
공포네여   
2010-09-08 21:07
stonknight
잘봤습니다.   
2010-08-25 00:2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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